올해 북한과 외부 세계를 잇는 주요 교통편인 항공기와 선박의 운항이 지난해 보다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근 북한과 중국이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지만, 아직 제재의 여파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항공기의 위치정보를 기록하는 ‘플라이트레이더24(FR24)’에 따르면 2019년 한 해 동안 북한 고려항공의 운항 횟수는 892회입니다.
각 항공기가 목적지에 갔다가 다시 돌아온 점을 감안하면 하루 평균 1.2대의 항공기가 해외노선 운항에 투입된 셈입니다.
이는 2018년 전체 운항 횟수인 964회보다는 약 70회, 하루 평균 대수 1.3대와 비교할 때 약 0.1대 가량 낮은 수치로, 고려항공의 전체적인 운항이 줄어들었음을 의미합니다.
고려항공은 올 들어 다롄과 마카오, 지난 등 중국 내 새로운 취항지로 향하는 모습이 관측됐었습니다.
또 지난해 8월부터 올해 8월까지 운항 횟수를 놓고 볼 때, 전년도에 비해 약 2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었습니다.
그러나 다롄과 지난 노선이 사실상 8월을 끝으로 중단됐고, 기존에 활발했던 셴양 노선도 중단되면서 전체적인 운항 횟수 감소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됩니다.
항공기 기종 별로는 특별히 좌석이 많은 항공기의 운항이 더 많았다는 점도 특징적입니다.
현재 고려항공은 140~150석 규모의 TU-204와 70~80석의 AN-148을 주로 해외노선에 투입하고 있습니다.
VOA가 확인한 결과 이 중 북한이 보유한 TU-204 기종 2대의 올해 운항 횟수는 680여 회로, 지난해 770여 회보다 약 90회 적었습니다.
반면 좌석 수가 적은 AN-148은 오히려 지난해 보다 약 20회 많이 운영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좌석수가 많은 항공기의 운항이 줄어든 건 전체 이용객 숫자가 감소했을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고려항공은 국제사회의 제재와 압박이 본격화되기 이전만 해도 최대 6개 나라 10개 안팎의 도시를 취항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베이징과 상하이, 마카오, 그리고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만 취항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 선박의 운항 횟수도 예년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VOA가 선박의 안전검사를 실시하는 아태지역 항만국통제위원회(도쿄 MOU)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안전검사를 받은 북한 선적 선박은 중복검사를 제외하고 50척이었습니다.
선박이 해외 항구에서 검사를 받은 점을 토대로 본다면, 올해 운항률은 약 35% 감소한 겁니다.
아태지역 항만국통제위원회는 전 세계 선박을 무작위로 선정해 안전검사를 실시하는 만큼 모든 선박의 입항 횟수를 다 반영하진 않습니다.
그러나 안전검사를 받은 선박이 줄어든 건 해외 항구로 운항한 북한 선박의 전체 숫자도 줄어들었다는 추정이 가능합니다.
앞서 북한 선박들은 국제사회의 제재가 본격화되기 이전인 2015년과 2016년까지만 해도 해외 항구에서 검사를 받은 횟수가 240~270여 회에 달했습니다.
특히 당시에는 다른 나라 깃발을 달고 운항하는 ‘편의치적’ 선박이 많았기 때문에, 실제 해외 항구를 드나들던 북한 선박은 이보다 더 많았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한편 올해 북한 선박에 검사를 실시한 나라는 중국과 러시아 단 2곳에 불과했습니다.
이 중 러시아에서 29차례의 검사가 이뤄져, 21차례의 중국보다 더 많았습니다.
제재 이전까지만 해도 상 북한 선박은 중국에서 검사를 받는 비율이 훨씬 더 높았지만, 중국으로 향하던 물품 상당수가 금수품목으로 지정되면서 ‘러시아 비중’이 더 커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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