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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당 전원회의, 향후 북한 새로운 길 가늠 지표”


지난 4월 평양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4차 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지난 4월 평양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4차 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달 하순 개최할 예정인 당 중앙위 전원회의를 통해 발표할 메시지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향후 어떤 행동을 취할지 가늠할 수 있는 지표라는 설명입니다. 김동현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북한이 이달 말 개최를 예고한 당 중앙위 전원회의는 김정은 정권의 대내외 정책 노선을 채택하는 역할을 해왔습니다.

김 위원장 집권 이후 네 차례 열린 이 회의에서 북한은 2013년 핵과 경제개발을 병행하는 병진 노선, 2018년에는 핵 개발을 포기하고 경제건설에 집중한다는 새로운 전략을 채택했습니다.

미국의 안보 전문가들은 `연말 시한’이 다가오면서 북한이 도발 수위를 높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번 회의를 전후해 북한이 발신하는 메시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20일 VOA에, 김정은 위원장과 당 조직지도부가 북한의 내년 대내외 노선을 이미 결정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전원회의라는 형식을 빌려 정책의 당위성을 공고히 하려는 성격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 “When he comes to the party meeting he can’t go in and say ‘hey guys what do you think’ because if he does, he looks like he is not powerful... So he has got to bring in his plan to the party meeting and seek their ratification which is he is trying to co-opt them and make sure that they are a part of what he is planning to do. So he is not asking them for permission.”

김정은 위원장은 전원회의에서 대외 노선과 관련해 의견을 묻기 보다는, 자신이 이미 결정한 내용에 대한 형식상의 추인을 얻을 목적으로 회의를 소집했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전원회의의 만장일치 형식을 빌려 예상치 못한 정책 실패에 대한 최고지도자의 무오류성을 확보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특히 현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크게 신경쓰는 세 종류의 청중이 있다며, 일체성을 바라는 북한 내부, 압박을 통해 셈법을 바꾸려는 미국, 그리고 동맹 간 분열을 노린 한국이 대상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 “He has got 3 different audiences. He has his internal audience where he wants consensus. He has got his US audience where he is trying to put pressure on President Trump and he has got his South Korean audience where he is trying to look like he is ‘Mr. reasonable’ and the problem is with the U.S... So what he does in this meeting to set that particular tone will be really interesting to see.”

이번 회의는 이 세 종류 청중에 대한 정책의 강약을 조율하기 위한 사전무대 성격이 짙다는 설명입니다.

한미연합사 작전참모 출신인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도 북한의 `크리스마스 선물’은 장거리 미사일 발사로 예상된다며, 비슷한 시기에 열리는 이번 전원회의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핵 무력 완성’ 선전에 따른 북한 내부의 기대가 수 년 간 높아진 상태에서 미국과의 협상에서 뚜렷한 성과를 얻어내지 못한 만큼 대내적 지지 재결집을 위해 소집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 데이비드 맥스웰 선임연구원] “One of the things I think it could be happening is because of the internal pressure that he is under his failure to get sanctions relief. He may need to hold this plenum to enhance his legitimacy and then to demonstrate the support of the entire Worker’s Party of Korea.”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부차관보는 이번 회의를 통해 북한이 그동안 공언해 온 `새로운 길’의 내용이 좀더 구체화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녹취: 에반스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 “So Anything that we say is likely to be highly speculative but the North Koreans have been hinting about this so called ‘New Direction’ that they are intending to take and so one might speculate that some of the more concrete elements of this new direction, this new policy direction that North Korea will take would be perhaps on the agenda for approval by senior members of the party… The critical word here is speculation. And I think you need to be very very careful about speculating what and how and when North Korea will act. But we also need to be very attentive to what they have actually said.”

북한은 그동안 `연말 시한’을 제시하면서 미국의 셈법 변화가 없으면 `새로운 길’을 가겠다고 여러 차례 밝힌 만큼 이에 대한 보다 구체화된 요소들이 의제로 올라 채택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입니다.

미 중앙정보국 CIA 분석관 출신인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지난해 4월 북한이 당 전원회의에서 핵 동결 노선을 채택한 뒤 올해 1월 신년사에서 핵 동결 완료를 선언한 점을 주목했습니다.

그러면서, 최근 북한의 강경 대외 발언을 감안할 때 이번 회의를 통해 미국과 협상하려는 의지가 소멸했고, 이에 따라 핵무기 동결 약속을 전면 취소한다는 내용을 노선으로 채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 “So the expectations are that he may rescind his April Plenum pledge for a moratorium on nuclear and missile test. He may say that North Korean willingness, that dialogue with the US is over. So it could be a quite striking message as many North Korean officials have released recently. Or Kim may say that but still leave the door open for some kind of negotiation making any kind of threat or decision of the moratorium conditional if the US is willing to abandon its hostile policy.”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미국과의 협상의 여지는 열어 두면서 미국의 적대정책의 철회를 요구하는 `조건부 핵 동결 철회’를 노선으로 채택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VOA뉴스 김동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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