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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멕시코·캐나다, 새 무역협정 수정안 합의...러 외무장관 방미


10일 멕시코시티에서 크리스티아 프릴랜드 캐나다 외무장관과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멕시코 대통령, 헤수스 세아데 멕시코 무역협상대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가 새 무역협정 수정안에 합의안에 서명했다.
10일 멕시코시티에서 크리스티아 프릴랜드 캐나다 외무장관과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멕시코 대통령, 헤수스 세아데 멕시코 무역협상대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가 새 무역협정 수정안에 합의안에 서명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김현숙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과 멕시코, 캐나다 3국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대체할 새 무역협정인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수정안에 합의했습니다. 워싱턴을 방문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10일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과 회담하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도 만났습니다.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 자문이 국제사법재판소(ICJ)에서 자국 정부의 로힝야 집단학살 혐의를 부인했는데요. 관련 내용 차례로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미국과 멕시코, 캐나다 3국이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수정안에 합의했군요?

기자) 네, 북미 3국 대표단이 10일 새 무역협정인 USMCA 수정안에 서명했습니다. 미국의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헤수스 세아데 멕시코 외교차관, 크리스티아 프릴랜드 캐나다 부총리가 이날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의 대통령궁에 모여 수정안에 서명했는데요. 이 자리에는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과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도 함께했습니다.

진행자) USMCA가 기존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대체하게 되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나프타는 지난 1993년,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 3국이 맺은 자유무역협정인데요.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2017년, 나프타는 미국이 맺은 협정 가운데 최악이라며 재협상을 요구했습니다. 결국 3국은 20년간 발효됐던 나프타를 사장하고, 지난해 새 협정인 USMCA를 체결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왜 지금까지 발효되지 못했던 겁니까?

기자) 정상들이 서명한 협정은 각 나라 의회가 비준해야 발효되는데요. 1년이 넘도록 미국과 캐나다 의회의 비준을 받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하원 다수당인 민주당은 노동과 환경 기준이 부족하다며 USMCA에 반대했고요. 캐나다 역시 비준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3국 가운데 멕시코만 지난 6월 의회의 압도적인 지지로 비준을 받아냈습니다.

진행자) 그래서 수정안 작업에 들어간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그래서 지난 수 주간의 토의를 거쳐 민주당의 요구사항을 반영한 USMCA 수정안을 마련했고요. 이미 원안을 통과시킨 멕시코 상원도 이를 열람한 뒤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수정안에는 어떤 내용이 포함돼 있습니까?

기자) 수정안에는 나프타에는 없던 노동 기준과 이행 강제 방안이 포함됐습니다. 또 USMCA 원안보다도 노동 기준이 강화됐는데요. 자동차 제조와 관련해서는 북미산 부품의 비준을 나프타가 규정한 62.5%에서 75%로 늘리고, 2023년까지 자동차 제조 노동자들 가운데 시간당 평균 임금이 최소한 16달러인 노동자의 비중이 40~45%에 달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또 바이오 신약의 복제를 10년간 제한하는 규정도 원안에서 빠졌는데요. 이에 따라 저렴한 복제약이 시장에 빨리 나올 수 있게 됐습니다. 또한, 멕시코시티에 환경 보호구역을 설치하는 등 환경 규제도 엄격해졌습니다.

진행자) 수정안에 대한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낸시 펠로시 미 하원 의장은 환영의 뜻을 나타냈습니다. 펠로시 의장은 10일 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 무역협정이 NAFTA보다 훨씬 낫다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고, 처음 정부가 제안한 안보다도 대단히 좋다고 밝혔습니다. 펠로시 의장은 그러면서 새 협정은 미국 노동자들의 승리라고 강조했는데요. 미국 최대 노동단체인 미국노동총연맹산업별조합회의(AFL-CIO) 역시 마침내 시행 가능한 노동 기준이 마련됐다고 환영했습니다.

진해자) 트럼프 대통령은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인터넷 트위터에 USMCA가 민주당의 아주 좋은 지지를 받는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이 한 가장 훌륭하고 중요한 무역협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이번 새 협정은 농민과 제조업체, 노동조합 등 모두에게 좋다며, 중요한 건, 미국 역사상 최악의 무역 협상인 나프타를 끝내게 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다른 합의 당사국들의 반응도 살펴볼까요?

기자) 다른 나라 정상들도 환영의 뜻을 밝혔는데요.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USMCA가 무역을 강화하고 더 많은 일자리와 기회를 창출할 것이라고 밝혔고요.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 역시 대표단의 서명에 앞서 미국과 캐나다 정상과 전화 통화를 했다며 USMCA 수정안을 승인할 수 있도록 지원해준 미국과 캐나다 정부에 감사의 뜻을 나타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 수정안도 발효되기 위해선 의회에 비준을 받아야 하는 거죠?

기자) 맞습니다. 미국의 경우 백악관이 비준 동의안을 하원에 제출하면, 90일 내에 의결하게 되는데요. 하원 측은 다음 주에 표결에 부친다는 입장입니다.

진행자) 그럼 올해 안에 비준이 가능한 겁니까?

기자) 그건 힘들 것 같습니다. 미국 의회가 현재 대통령 탄핵 정국인데, 올해 회기가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인데요. 미치 매코넬 상원 공화당 대표는 10일 기자들에게, 내년 1월 탄핵 재판이 끝난 직후에 비준 동의안을 상원 표결에 부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마이크 폼페오 미국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10일 워싱턴 국무부에서 공동기자회견을 했다.
마이크 폼페오 미국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10일 워싱턴 국무부에서 공동기자회견을 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워싱턴을 찾은 러시아 외무장관을 만났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10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을 만났습니다. 백악관은 이번 회동에서 러시아의 미국 선거 개입과 군축 문제 등이 논의됐다고 설명했는데요. 백악관은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가 미국 선거에 개입하는 것에 대해 경고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러시아의 미국 선거 개입이라면 지난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 당시 논란을 말하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라브로프 장관이 미국을 방문한 것은 지난 2017년 5월 이후 처음인데요. 그러니까 로버트 뮬러 특검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가 마무리된 뒤 처음 만나는 겁니다. 뮬러 특검은 약 2년에 걸친 수사 끝에 올해 3월 보고서를 내고 러시아가 지난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 광범위하게 개입했다고 결론 내린 바 있습니다.

진행자) 라브로프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기에 앞서 미 국무장관도 만났다고요?

기자) 네,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10일) 미 국무부에서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과 회담을 갖고 공동 회견을 열었는데요. 폼페오 장관도 회견에서 미국 선거에 어떤 외국의 개입도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국내 문제에 대한 개입에 대해선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하겠다는 겁니다. 폼페오 장관은 그러면서 러시아나 그 누구라도 미국의 민주적 절차 즉 선거를 훼손하려 한다면 이에 대응해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라브로프 장관은 이 문제에 대해 뭐라고 말했습니까?

기자) 라브로프 장관은 러시아가 미국의 대선에 개입한 적이 없다는 러시아 정부 측의 주장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라프로프 장관은 러시아가 미국의 국내 절차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한 모든 추측은 근거가 없다며, 존재하지 않는 일이라고 반박했습니다. 한편, 라브로프 장관은 백악관을 방문한 후 러시아 대사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트럼프 대통령과 실제로 선거에 관해 이야기 하지 않았다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진행자) 선거 개입 문제 외에 또 어떤 사안들에 대한 논의가 있었습니까?

기자) 네, 폼페오 장관은 크림반도를 우크라이나의 영토로 간주한다고 밝혔습니다. 러시아는 지난 2014년 우크라이나 영토였던 크림반도를 강제병합했는데요. 이후 우크라이나 동부에선 우크라이나 정부군 간의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반군의 내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에 대해 직접적인 생각을 밝히는 대신, “우리는 전략적 안정성과 군축 협상에 대해 논의했고, 솔직하고 사무적으로 이야기했다”며, "서로 대화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현재 양국 관계에 어려움이 있다"고 에둘러 말했습니다.

진행자) 감축 협정과 관련해서는 어떤 대화가 오갔을까요?

기자) 라브로프 장관은 신전략무기감축협정, ‘뉴스타트(NEW START)’의 연장을 제안했다고 밝혔습니다. 뉴스타트는 지난 2010년 바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서명하고 이듬해 발효시킨 양국 간 핵전력 감축 협정인데요. 이 협정이 오는 2021년 2월에 만료됩니다. 푸틴 대통령은 최근 뉴스타트 협정을 계속 유지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는데요. 라브로프 장관도 같은 입장을 전한 겁니다. 하지만 미국은 양자 협정이 아니라 중국이나 다른 주요 핵보유국이 동참하는 새로운 협정이 필요하다면서 협정을 연장하는 데 회의적인 입장입니다.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자문역이 11일 네덜란드 헤이그 국제형사법정에서 열린 로힝야족 학살 사건 심리에서 증언했다.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자문역이 11일 네덜란드 헤이그 국제형사법정에서 열린 로힝야족 학살 사건 심리에서 증언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 자문이 유엔 최고법정에 섰군요?

기자) 네, 미얀마의 사실상 최고 지도자인 아웅산 수치 국가 자문역 겸 외교 장관이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국제사법재판소(ICJ)에서 시작된 '로힝야 집단학살' 재판에서 참석했습니다. 재판은 10일 시작됐는데요. 이튿날인 11일, 수치 자문은 미얀마 정부 대리인 자격으로 법정에 서서 정부의 학살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진행자) 수치 자문이 뭐라고 하면서 자국 정부를 변호했습니까?

기자) 2017년 로힝야족이 거주하는 라카인주에서 발생한 폭력 사태는 미얀마군이 로힝야 반군의 공격에 대응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무력 충돌이 발생해 수십만 명의 무슬림, 즉 로힝야족이 탈출한 것이라고 수치 자문은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라카인주에서 어떤 일이 있었던 겁니까?

기자) 불교 국가인 미얀마에서 이슬람교를 믿는 로힝야족은 방글라데시에서 온 불법 입국자들로 간주해 국내 소수민족으로도 인정 받지 못했습니다. 그러던 중 지난 2017년 8월, 미얀마 서부 라카인주에서 로힝야족 일부가 경찰초소를 공격하는 일이 발생하자 미얀마 정부가 대대적인 로힝야족 토벌 작전에 나섰는데요. 이 과정에서 학살과 성폭행, 방화가 일어났고요. 70여만 명의 로힝야족이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로 피난해, 현재 난민촌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유엔(UN)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미얀마 정부가 집단 학살 의도를 갖고 군사 공격을 단행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요. 미얀마 정부는 집단 학살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습니다.

기자) 그런데 이 문제가 어떻게 국제사법재판소(ICJ)에까지 올라간 거죠?

기자) 지난달 11일 서아프리카의 나라 감비아가 이슬람협력기구(OIC)의 57개 회원국을 대신해 미얀마 정부를 ICJ에 제소했습니다. 재판 첫날인 10일, 원고 측인 감비아 정부는 미얀마 정부가 로힝야족을 대상으로 끔찍한 사건을 저질렀다며 자세히 설명했는데요. 아부바카르 탐바두 감비아 법무장관은 재판부가 미얀마 정부에 종족 말살을 중단할 것을 명령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그리고 다음 날 수치 자문이 법정에 선 거죠?

기자) 네, 전날 변호인단과 함께 피고석에 앉아 혐의 내용을 들은 수치 자문은 11일, 감비아 정부의 의혹은 부정확하고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수치 자문은 미얀마군이 국제인도법을 무시한 채 부적절한 힘을 사용한 경우가 있고, 반군 요원과 민간인을 명확히 구분하지 않은 건 잘못이라고 일부 시인했습니다. 하지만 인종학살은 없었다며, 미얀마는 라카인주든 어디서든 인권유린 행위를 용납하지 않는다며, 로힝야 사태는 반군으로부터 시작된 국내 문제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수치 자문은 미얀마 군부 정권에 맞선 미얀마 민주화의 상징이었는데, 지금은 미얀마 군부 정권을 대변하는 자리에 서게 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수치 자문은 미얀마 민주화 운동에 앞장서다 15년간 가택 연금을 당했고요. 1991년에 노벨 평화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국가의 최고 실권자가 된 현재, 로힝야족 문제를 방관하고 군부 정권을 두둔한다며 국제 사회의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미얀마 국민은 여전히 수치 자문을 지지하고 있는데요. 수치 자문이 법정에 선 11일에도 법정 밖에선 ‘우리는 수치 자문과 함께한다는’ 푯말을 든 사람들이 지지 시위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재판이 언제쯤 마무리될까요?

기자) 대량 학살에 관한 재판은 최종 판결까지 수년이 걸리기도 합니다. 따라서 탐바두 감비아 법무장관은 ICJ가 최종 판결을 내리기 전에 로힝야족을 미얀마 정부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잠정적 조처를 먼저 내려줄 것을 바란다고 밝혔는데요. ICJ는 앞으로 몇 주 안에 잠정적 조처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로힝야족 문제를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기자) 유엔, 또 다른 서방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미얀마 군부에 책임이 있다는 입장입니다. 미국 정부는 10일, 로힝야족 학살과 관련해 민 아웅 흘라잉 총사령관 등 미얀마 군부 4명에 대한 제재를 강화했는데요. 스티믄 므누신 재무장관은 이날 성명에서 "미국은 무고한 사람들을 상대로 한 고문과 납치, 성폭행, 살인 또는 잔혹 행위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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