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비영리단체인 ‘공산주의 희생자 추모재단’이 탈북민 지성호 씨를 대표적인 공산주의 희생자 가운데 한 명으로 꼽았습니다. 지 씨는 공산주의는 모두가 평등한 사회라고 주장했지만 실제로는 특권층만 부를 누리는 곳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탈북민 지성호 씨는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공산주의 희생자 추모재단’이 최근 제작해 공개한 동영상에서, 북한의 공산주의 정권 아래서 경험한 인권 유린 실태를 증언했습니다.

지 씨는 14살이던 1996년 3월, 가난으로 굶주리다 석탄을 훔쳐 식량과 바꾸려고 달리는 기차에 올라탔다가 철로로 떨어지면서 왼쪽 다리와 왼손의 세 손가락이 절단됐는데, 제대로 된 수술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지성호 / 탈북민, 북한인권단체 나우 대표
“공산주의 사회는 모두가 평등하다고 이야기했지만 평등하지 않았기 때문에 저는 마취제를 맞고 수술을 받지 못했죠. 수술로 인한 고통이 지금도 제게는 트라우마로 남아 있습니다.”

결국 장애를 갖게 된 지 씨는 당국의 갖은 학대 속에 탈북을 결심하고 2006년 봄 동생과 함께 두만강을 넘어 중국으로 건넜습니다.

목발 하나에 의지한 지 씨는 3개월 동안 라오스와 미얀마, 태국 등 1만km를 거쳐 마침내 한국에 갈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공항에 도착했을 때, 장애인인 자신을 위해 휠체어까지 준비해준 환대는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일이었습니다.

지성호 / 탈북민, 북한인권단체 나우 대표
“날 보고 여기 앉으시라고. 그래서 앉으려고 그랬는데 못 앉겠는 거예요. 왜냐하면 한 번도 그런 것을 받아보지 못해서. 휠체어를 타보지도 못했고 휠체어에 앉아서 누군가 밀어준다는 것이…”

지 씨는 한국의 이런 모습을 보면서 북한이 인권이 보장된 완전히 행복한 나라라는 북한 정부의 주장은 허구임을 깨닫게 됐다면서 공산주의는 주민들을 현혹하는 나쁜 사상이라고 말했습니다.

지성호 / 탈북민, 북한인권단체 나우 대표
“평등을 앞세워서 함께 사는 행복을 이야기하지만, 그 안에서는 실질적으로 착취해서 먹고사는 특권계층들이 부를 누리고 있는 그런 곳이 저는 공산당이라고 생각합니다.”

지 씨는 한국에 정착한 후 북한인권단체 ‘나우’를 결성해 탈북민 지원과 구출 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월 국정연설 도중 지 씨를 자세히 소개하면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