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리아 북부 주둔 미군 철수를 지시한 가운데 쿠르드족 민병대가 시리아 정부군과 연합해 터키군과 맞서고 있습니다. 중국이 벌써 미국산 농산물을 많이 사들이고 있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했습니다.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Brexit) 예정 시한이 불과 보름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영국 정부가 '여왕 연설'을 통해 새 회기 입법 계획을 밝혔는데요. 이 소식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시리아 북부 지역에 주둔 중인 미군들이 철수한다고요.
기자) 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리아 북부 지역에 주둔 중인 미군들의 철수를 지시했습니다.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13일, 미국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전날(12일) 밤, 트럼프 대통령과 국가안보팀이 함께 논의한 끝에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가 이런 결정을 하게 된 구체적인 이유가 뭔가요?
기자) 미군이 두 적대 세력 사이에 끼어버려 안전에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에스퍼 장관은 터키군이 예상보다 깊게 시리아로 진군하고 있고, '시리아민주군(SDF)'이 터키의 공격을 막기 위해 시리아 정부, 러시아와 협상에 나섰다고 배경을 설명했는데요. 그러면서 이같은 '방어할 수 없는 상황'에 따라 이런 조처를 취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시리아 북부 지역에는 지금 미군이 얼마나 주둔 중입니까?
기자) 약 1천 명의 미군이 주둔 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미국 정부는 앞서 터키군의 공세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 인근의 특수부대원 50명은 이미 이동시켰습니다.
진행자) 그럼 시리아에서 미군이 완전 철수하는 것입니까?
기자) 그건 아닙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그럴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입니다. 일부 언론은 소식통을 인용해, 남부 지역에 약 300명의 병사만 남겨두고 철수할 계획인 것으로 전하고 있는데요.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북부 지역 미군 철수는 빠르면 며칠, 늦어도 2주 안에는 철수가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시리아민주군이 시리아 정부군과 손을 잡았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시리아민주군(SDF)'은 사실 시리아 정부에 맞선 반군들로 이뤄져 있습니다. 하지만 터키군이 지난 6일, 시리아민주군의 거점인 시리아 북동부 지역에 대해 대대적인 군사작전을 단행해 궁지에 몰렸는데요. 이에 시리아민주군이 시리아 정부와 협상을 벌여 결국 연합 작전으로 지금 터키군과 맞서고 있습니다. 시리아 국영 사나(SANA) 통신은 14일, 시리아 정부군이 시리아 북동부와 터키 국경 지역으로 진입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터키와 시리아 국경, 시리아 북동부 지역은 사실상 쿠르드족이 자치하고 있는 상황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시리아 정부는 지난 2011년 내전이 발발하자 수도 다마스쿠스를 방어하느라 북동부 지역은 거의 손을 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는데요. 이런 가운데 미국을 도와 이슬람 수니파 무장세력 IS 격퇴전에 함께 참여해온 시리아민주군이 이 지역을 장악하고 사실상 자치를 해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왜 터키가 이 지역을 공격하는 겁니까?
기자) 터키는 시리아민주군의 주축인 쿠르드족 민병대인 인민수비대(YPG)가 자국 내 분리독립을 꾀하는 쿠르드노동자당(PKK)과 연계된 조직으로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시리아 정부군이 개입하면서 상황이 더 확전되는 모양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터키의 시리아 쿠르드족 공격이 시리아 정부군과의 전투로 확전되면서 중동의 긴장이 더욱 고조되고 있습니다. 지난 6일 터키군의 공격이 시작된 이래, 터키는 대규모 화력을 갖추고 거의 일방적인 공세를 펼쳤는데요. 하지만 시리아 정부가 쿠르드족을 지원하면서 전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가늠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지금 전세는 어떻게 되고 있습니까?
기자) 터키군은 14일 현재 시리아 북동부 지역 도시들인 탈 아브야드와 라스 알아인을 점령하고 공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터키 관영 아나돌루 통신은 "작전 개시 이후 시리아 북부에서 42개 마을이 해방됐다"고 전했는데요. 영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 내전 감시단체인 '시리아인권관측소'도 터키군이 최소한 41개 마을을 장악했다고 확인했습니다.
진행자) 사상자도 속출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터키 국방부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시리아 북부에서 대테러 작전을 시작한 이후 테러리스트 550명을 무력화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시리아민주군은 터키군 8명, 그리고 지금 터키군을 도와 쿠르드 공격에 가담하고 있는 시리아 반군 조직원 81명을 사살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그동안 시리아민주군이 구금하고 있던 IS 동조 세력 약 800명이 탈주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요.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트위터에, 쿠르드족이 일부 풀어주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터키나 유럽국가들에 의해 쉽게 다시 잡히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양측의 교전으로 목숨을 잃은 민간인도 나오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정확한 집계는 어렵지만, 시리아인권관측소는 적어도 38명 이상의 쿠르드 민간인이 사망했다고 전했습니다. 또 시리아민주군의 반격으로 숨진 터키 민간인도 10명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이런 사태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기자) 터키에 제재를 단행할 예정입니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지난 11일, 트럼프 대통령이 터키에 대한 중대한 제재 입안을 승인했다고 발표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오전 트위터에, 터키에 큰 제재가 가해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를 결정해 터키의 공격을 용인했다는 국내외 비판을 받고 있는데요. 이날(14일) 자신의 결정을 거듭 옹호하면서 "정말 사람들은 우리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인 터키와 전쟁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면서 "이 끝없는 전쟁은 끝이 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1년 넘게 첨예한 갈등을 빚었던 미국과 중국 간 무역갈등이 일단 한 고비는 넘겼는데요. 중국이 이미 미국 농산물을 대거 구입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네요?
기자) 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3일 자신의 트위터에, 중국이 이미 미국산 농산물을 사들이기 시작했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의 거래는 3~4주 후 합의문에 서명할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중국이 즉각 매우 엄청난 양의 미국산 농산물을 사들이는 것"이라고 적었는데요. 그러면서 "중국이 이미 우리의 위대한 애국자들인 농부들과 축산업자들로부터 농산물을 구매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중국, 일단 제한적인 범위에서 협상을 매듭지었다고요.
기자) 네, 제13차 미국과 중국 간 고위급 무역 협상이 지난 10일과 11일 이틀 일정으로 워싱턴에서 열렸는데요. 양측은 협상을 마치고 제한적인 범위에서 합의를 도출해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무역 협상에서 실질적인 1단계 합의에 이르렀다"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양측의 합의 사항을 좀 살펴볼까요?
기자) 미국은 2천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현행 25%에서 30%로 올리려던 계획을 철회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당초 15일 관세 인상을 단행하려고 했었습니다. 이에 대해 중국은 400억에서 5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농산물을 구매하기로 했는데요. 아직은 구두 합의로, 정식 합의문은 오는 11월 16일부터 이틀간 칠레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두 정상이 서명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그러면 지식재산권 보호 같은 다른 주요 쟁점들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은 지식재산권과 위안화 환율 문제 등도 다뤘다고 밝혔습니다. "강제 기술 이전을 포함해 지식재산권에 관한 일부 조항도 합의에 포함됐고, 미국 은행과 금융기업이 중국 시장에 더 많이 진출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도 포함됐다”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앞으로 계속 단계별 협상을 거쳐나가겠다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1단계 합의가 성사됨과 동시에 2단계 합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2단계에서 모든 합의가 끝날 수도 있고, 3단계로 넘어갈 수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도 “핵심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합의는 이뤄졌지만 상당한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합의에 대한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미국 언론들이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회의적인 목소리가 우세합니다. 미국이 핵심 요구사항을 나중에 해결할 과제로 남겨두고, 관세 인상만 먼저 철회했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중국이 미국산 농축산물을 대거 수입하기로 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 점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일례로 세계 최대 돼지고기 소비국인 중국에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창궐해, 미국산 육류를 수입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면서 이는 중국의 필요에 의한 것일 뿐이라는 지적입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최대 지지기반인 중서부 농민들의 표심을 의식해 서둘러 협상을 매듭지으려 한 것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 측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중국 관영 매체들이 무역 협상이 진전을 이뤘다면서 일제히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12일 "미·중 고위급 무역 협상이 실질적인 진전을 이뤘다"면서 "앞으로 공동의 이익을 위해 최대 공약수를 찾아야만 양국의 무역 문제를 최종적으로 풀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영국 여왕이 의회에서 연설했군요.
기자) 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14일, 찰스 왕세자와 함께 웨스트민스터 의사당을 찾았습니다. 여왕은 이날, 영국 상·하 의원들, 보리스 존슨 총리 등 정부 주요 관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이른바 '여왕 연설'을 했습니다.
진행자) '여왕 연설'이라는 게 뭔가요?
기자) 입헌군주제 국가인 영국은 의회의 새 회기가 시작될 때마다 국왕이 직접 의회에 나와, 정부가 향후 추진할 주요 입법 계획을 발표하는 전통이 있습니다. 현재 영국은 유럽연합 탈퇴, 이른바 브렉시트(Brexit) 마감 시한을 불과 보름여 앞둔 상황인데요. 이런 가운데 보리스 존슨 총리 정부가 여왕의 연설을 통해 어떤 정책 입안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렸습니다.
진행자) 존슨 총리 정부가 여왕의 연설을 통해 제시한 법안들, 어떤 것들입니까?
기자) 존슨 총리 정부는 이날 20개가 넘는 법안을 제출했는데요. 브렉시트이후의 이민 제도를 포함해 사법제도 개혁, 보건, 환경 등 국내 정책과 관련해 정부가 다음 몇 년간 추진할 정책을 각각 담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중에서 특히 가장 시급한 게 브렉시트 관련 법안이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이날 연설에서 "나의 정부의 최우선 과제는 언제나, 오는 10월 31일, 영국이 유럽연합(EU)에서 안전하게 떠나는 것이다"고 밝혔습니다. 여왕은 또 "나의 정부는 자유로운 교역과 우호적 관계를 기반으로, 유럽연합 새 지도부와 협력을 모색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존슨 총리는 여왕이 발표하는 동안 미소 띤 모습으로 지켜봤습니다.
진행자) 야당 쪽의 분위기는 어땠습니까?
기자) 존슨 총리가 정치적으로 중립적인 여왕의 위치를 악용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원래 여왕의 연설이란 내각이 작성해 준 정부의 정책 입안을 소개하는 건데요. 지금 영국이 브렉시트를 둘러싸고 최악의 혼돈 상황을 맞고 있는 가운데, 여왕이 정부의 정책을 발표하게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입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보리스 존슨 총리는 10월 31일 예정대로 유럽연합에서 탈퇴하겠다는 입장인가요?
기자) 네, 존슨 총리가 이날 제시한 브렉시트 관련 법안들은 브렉시트 이후의 구체적인 이행 방안에 대한 내용인데요. 존슨 총리는 현재 유럽연합(EU)과 새로운 합의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달 초에는 수정한 내용을 담은 서한을 EU 측에 발송했는데요. 하지만 유럽연합 측은 새로운 내용이 없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유럽연합은 이번 주 17일과 18일 이틀간 브뤼셀에서 정상회의를 열고 이 문제를 논의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지금 영국 의회는 존슨 총리 정부가 아무런 합의 없이 브렉시트를 강행하지 못하도록 반대하는 상황이죠?
기자) 네, 영국 의회는 지난달 이른바 '브렉시트방지법'을 통과시켰는데요. 존슨 총리에게 이번 주, 유럽연합과 브렉시트에 대한 합의를 도출하든지, 아니면 3개월 더 브렉시트 시한을 연장할 것을 주문하고 있습니다. 존슨 총리는 유럽연합에 자신이 제시한 새로운 합의를 설득하겠다는 입장인데요. 하지만 합의가 안 되면 10월 31일 예정대로 아무런 합의 없이 유럽연합을 떠나는 이른바 '노딜브렉시트(No deal Brexit)'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진행자) 여왕의 연설을 통해 발표한 존슨 총리의 법안들, 앞으로 어떤 절차를 밟게 됩니까?
기자) 영국 하원은 앞으로 5일간 이에 대한 토론을 벌인 후에 표결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집권 보수당의 의석이 지금 과반이 되지 않는데다가 노동당 등 주요 야당들이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어, 존슨 총리로서는 쉽지 않은 싸움이 될 전망입니다. 존슨 총리는 지난달 영국 하원에서 실시된 주요 표결에서도 연거푸 패배했는데요. 이번에도 표결에서 지면, 사퇴 압박이 더 커질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