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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8년 간 방북 이력자, 무비자 미국 방문 제외”


서울 종로구 주한미국대사관.
서울 종로구 주한미국대사관.

최근 8년 사이 북한을 다녀온 한국 국민은 무비자로 미국을 방문할 수 없게 됐습니다. 북한 방문 이력자는 앞으로 미국 비자를 발급 받기 위해 미국대사관을 직접 찾아가 영어로 인터뷰를 해야 합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한국 외교부는 최근 북한을 방문한 이력이 있는 한국인에 대해 전자여행 허가제(ESTA)를 통한 무비자 입국을 제한한다는 미국 측 통보가 있었다고 6일 밝혔습니다.

2011년 3월 이후 북한을 방문했거나 체류한 적이 있다면 따로 비자를 받아야 미국에 갈 수 있다는 겁니다.

전자여행 허가제(ESTA)는 비자면제 프로그램에 가입한 한국 등 38개 나라 국민에게 관광, 상용 목적의 경우 비자 없이 미국을 최대 90일 간 방문할 수 있도록 한 제도입니다.

별도의 심사와 대면인터뷰 없이 온라인으로 개인정보와 여행정보 등을 입력하고 미국 정부의 승인을 받는 식으로 입국 절차를 간소화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북한을 다녀온 사람은 미국 비자 발급을 위해 온라인으로 관련 서류를 제출하고 미국대사관을 직접 찾아 영어로 인터뷰도 해야 합니다.

현재 이란과 이라크, 수단, 시리아, 리비아, 예멘, 소말리아 등 7개 국가를 방문했다면 미국 정부의 전자여행 허가제(ESTA) 발급이 불가능한 데, 여기에 북한이 추가된 겁니다.

한국 외교부 김인철 대변인의 6일 기자설명회 내용입니다.

[녹취: 김인철 대변인] “이 사안이 발표될 예정이라는 것이 파악이 된 때로부터 미측과 여러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는 사안들을 협의해왔고 앞으로도 미측과 긴밀히 협조해서 국민 불편 최소화를 위해서 최대한 노력해나갈 예정입니다.”

김 대변인은 다만 북한을 다녀온 기록이 여권에 남지 않는 만큼 자발적으로 신고하는 체계를 따를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조치에 대해 한국 정부에 대한 미국의 메시지라고 평가했습니다.

북한 문제를 예의주시하고 있으니 교류, 접촉 등 일방통행으로 가지 말라는 경고라는 겁니다.

아산정책연구원 최강 부원장입니다.

[녹취: 최강 부원장] “한국에 대한 메시지가 강하다고 생각해요. 북한과 다양한 접촉을 통해 활로를 뚫으려는 데 대한 불편함을 전달하는 것 아니겠는가 생각이 들어요. 이란 다녀온 사람들 미국 들어가려면 페이퍼 비자 받아야 하는 것과 똑같다는 거죠. 남북 교류협력 이런 것을 조심해서 해라, 제재를 잘 지켜라 라는 의미로 해석이 되는 거죠.”

국립외교원장을 지낸 윤덕민 한국외대 석좌교수는 미국이 북한을 이란, 시리아 등과 같은 범주에 포함시킨 만큼 대북 압박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과의 교류, 거래 등을 불편하게 만들 수 있는 조치라는 해석입니다.

[녹취: 윤덕민 교수] “지금 미국이 이란, 시리아 그런 나라에 갔을 때 비자에 대한 제한들이 있었는데 북한도 거기에 적용되는 대상이 됐다는 게 미국에서 일정 부분 북한에 대한 제재를 강화했다고 볼 수는 없지만 북한과의 거래를 불편하게 만든 거 아니겠습니까? 또 지금 남북 사이에 여러 움직임이 있어 왔는데 그에 대해 일정 부분 비지니스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불편함으로 다가올 수 있는 조치가 되니까요.”

앞서 북한은 지난 2008년 미국의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제외됐지만 북한에 억류됐다 숨진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 사건 이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됐습니다.

이번 미국 측 조치의 대상이 되는 한국 국민은 3만 7천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외교부는 미국과의 긴밀한 협조 아래 방북 이력자가 긴급히 미국을 방문해야 한다면 신속한 비자 발급이 가능하도록 주한 미국대사관 측과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한상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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