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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에서 중국의 조직적 탈북 루트 단속 우려 커져


지난 2012년 중국 공안이 중국의 북한 접경지역 마을에서 울타리를 설치하고 있다.
지난 2012년 중국 공안이 중국의 북한 접경지역 마을에서 울타리를 설치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초근 들어 매우 조직적으로 탈북 난민과 중개망을 단속하고 있다고 유엔과 인권단체들이 밝혔습니다. 중국 외교부는 그러나 탈북민은 불법 입국자들로 국내·국제법과 인도적 원칙에 따라 다루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토마스 오헤아 퀸타나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은 지난 21일 서울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이례적으로 중국 정부를 여러 번 언급하며 탈북민 단속 문제를 강하게 제기했습니다.

[녹취: 퀸타나 보고관] “Information suggests China may have recently strengthened the search for North Korean escapees in collaboration with the government of North Korea.”

정보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최근 북한 정부와 공조해 탈북민 수색을 강화하고 있다는 겁니다.

퀸타나 보고관은 특히 중국 선양의 구금 시설에 어린이를 포함한 탈북민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있다며, 박해 위험이 있는 곳으로 돌려보내서는 안 된다는 국제 강제송환 금지의 원칙을 중국이 준수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탈북민을 돕는 민간단체들과 국제 인권단체들은 중국 당국이 실제로 매우 조직적으로 탈북 중개망을 단속하고 있다고 VOA에 전했습니다.

한국의 탈북민 구출 기독교단체인 갈렙선교회 김성은 목사입니다.

[녹취: 김성은 목사] “9살짜리 아이를 포함한 일가족 7명, 그 일이 있고 조금 있다가 9명, 또 2명이 추가로 붙잡혔어요. 이런 게 전부 한국의 브로커 한 분의 라인이었어요. 완전히 탈북자가 가는 주요 통로에서 전부 한꺼번에 붙잡혔습니다. 우연이 아니라 정부가 조직적으로 추적하고 있었다는 겁니다.”
김 목사는 적어도 20~30명의 탈북민에 이어 각 지역의 점조직 관계자 5~6명이 최근 한꺼번에 체포됐다며,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탈북민 구출에 관여했던 한국인도 체포돼 조사를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복수의 다른 소식통도 VOA에, 중국 당국이 오랫동안 점조직으로 활동하던 탈북 중개단체를 거의 와해시켰다고 말했습니다.

뉴욕에 본부를 둔 국제 인권단체인 휴먼 라이츠 워치의 필 로버트슨 아시아 담당 부국장은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중국 정부의 조직적인 탈북민 체포와 북송에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로버트슨 부국장] “China should end its complicity with North Korean rights violations by ending the practice of forcing back fleeing North Koreans.”

중국은 탈북민 강제북송을 중단해 북한 인권 침해에 대한 공조를 끝내야 한다는 겁니다.

탈북민을 강제북송 하는 중국 당국의 처사는 지난 20일 세계 난민의 날을 맞아 국제사회에서 더욱 주목을 받았습니다.

미국의 북한인권 단체인 ‘LiNK’는 성명과 동영상을 통해 탈북민이 중국 공안에 끌려가는 모습을 공개하고, 탈북 난민이 위험에 빠져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동영상 배경음] “For North Korean refugees, risking the 3,000-mile journey to freedom is growing more dangerous. The Chinese government is expanding its surveillance and cracking down on refugees.”

자유를 향한 탈북 난민들의 3천 마일 여정에 위험이 커지고 있고, 중국 정부가 탈북민 감시와 단속을 강화하고 있어 구출을 위한 도움의 손길이 간절하다는 겁니다.

세계 난민의 날을 맞아 영국에서 열린 ‘난민 주간’ 축제에는 탈북 난민 박지현 씨가 북한을 대표해 조명을 받았습니다.

박 씨는 ‘허핑턴 포스트’ 신문 영국판에 “나는 북한을 탈출하기 전까지 절대 행복하지 않았다”는 제목의 특별기고를 통해, 북한뿐 아니라 중국 공안이 무자비하게 자신을 북송해 박해를 받게 했던 경험을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영국 ‘로이터’ 통신도 난민 주간을 맞아 중국 정부가 최근 탈북민을 조직적으로 단속하는 실태를 한국 내 단체 대표들과 탈북민 인터뷰를 통해 자세히 보도했습니다.

미 ‘CNN’ 방송도 지난 20일 “중국 정부가 탈북민들의 안전 가옥을 강력히 단속하고 있다’는 제목으로 현지 상황을 자세히 전했습니다.

갈렙선교회 김성은 목사는 중국 당국의 조직적인 단속이 지속되면 탈북민 구출에 여러 어려움이 발생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성은 목사] "다른 브로커 라인들이 이번 계기를 통해 움츠려 드는 거죠. 왜냐하면 한 번 잡히면 모든 게 털린다는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탈북자 구출이 어려워지고, 얼마가 될지 모르지만, 비용 상승이 되고 도와주는 분들도 돕기가 어려워지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유엔과 국제 인권단체들은 중국 정부가 국제난민협약과 의정서를 비준한 만큼, 국제 의무에 따라 탈북 난민을 보호할 것을 촉구해 왔습니다.

그러나 중국 외교부 대변인실은 최근 체포된 탈북민들의 상황과 강제북송 문제에 대한 ‘로이터’와 ‘CNN’의 질문에 “그런 상황에 대해 모른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탈북민들은 불법 경로를 통해 중국에 입국해 중국법을 훼손하고 있다며, 중국은 이런 불법 입국자들을 국내법과 국제법, 인도주의 원칙에 따라 다루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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