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은 그동안 줄곧 미-북 비핵화 협상과의 긴밀한 연관 속에 열렸습니다. 지난 1년여 간 김정은-시진핑 정상회담의 경과를 박승혁 기자가 짚어봅니다.
김정은 위원장과 시진핑 주석의 첫 정상회담은 2018년 3월 26일부터 28일까지 중국 베이징에서 열렸습니다.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은 집권 후 첫 해외 방문이자, 2011년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방중 후 북한 지도자로는 7년 만이었습니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 만남을 통해 북한은 한 달 후로 예정된 남북정상회담과 석 달 후 열릴 미-북 정상회담에 앞서 오랜 우방인 중국의 후원을 확인한 것으로 관측됐습니다.
첫 북-중 정상회담이 끝나고 바로 다음날인 29일 열린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는 4.27 남북정상회담 일정을 확정했습니다.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의 두 번째 정상회담은 지난해 5월 8일 중국 다롄에서 열렸습니다.
이 회담에서 김 위원장은 시 주석에게 단계적, 동시적 비핵화 조치를 강조하며, 미국이 요구하는 ‘선 비핵화, 후 보상’에 대해 반대 입장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는 당시 임박했던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의 방북과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의 입장과 중국의 지지를 재확인하는 차원으로 풀이됐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시진핑 주석과 두 번째 만난 뒤에 태도가 좀 변했다”는 말을 했고, 결국 며칠 후 (5월 22일) 트럼프 대통령이 미-북 정상회담을 취소했다가 번복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김정은 위원장과 시 주석의 세 번째 정상회담은 6월 19-20일 베이징에서 열렸습니다. 앞서 12-13일 싱가포르에서 역사적인 첫 미-북 정상회담이 열린 지 일주일만에 두 정상이 다시 만난 것입니다.
이 회담에서 김 위원장은 비핵화 조치와 관련한 중국의 지지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폼페오 국무장관이 7월 6-7일 평양을 방문해 미국 측의 비핵화 방안을 제시했지만 북한은 폼페오 장관이 떠나자 마자 곧바로 외무성 담화를 통해 미국이 “강도적 비핵화 요구”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의 네 번째 정상회담은 미-북 비핵화 협상이 교착 국면에 빠졌던 올해 1월 7일-10일 열렸습니다.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2차 미-북 정상회담 날짜 확정을 위해 워싱턴을 방문하기 일주일 전이었습니다.
워싱턴의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2차 미-북 정상회담 개최에 대한 확신을 갖고 중국을 방문해, 시 주석의 변함없는 지지를 확보한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실제로 네 번째 북-중 정상회담 후 김영철 부위원장이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갖고 백악관을 방문해 2월 말 2차 미-북 정상회담 개최를 확정했습니다.
미국과 북한의 비핵화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열리는 김정은 위원장과 시 주석의 다섯 번째 정상회담은 시 주석이 중국 국가원수로는 14년 만에 평양을 방문해 이뤄집니다.
두 정상의 평양 회담이 미-북 비핵화 협상에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VOA 뉴스 박승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