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열린 북-러 정상회담 이후 비핵화를 위한 다자협상 추진 여부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북한 비핵화 협상에 참여했던 미국의 전직 외교 당국자들은 이미 복잡하게 얽힌 미-북 협상이 다자 체제로 전환된다면 합의 도출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현재로선 6자회담 등을 모색하는 것보다 미-북 실무협상을 재개하는 게 급선무라는 지적입니다. 안소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로버트 갈루치 전 국무부 북 핵 특사는 현 시점에서 북한과의 다자회담 논의 가능성을 언급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갈루치전 특사] “There is nobody who can make the deals that the North Koreans want and need other than the USA. So, the US has to be the central part to this.”
갈루치 전 특사는 16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미국 외에 북한이 원하고 필요로 하는 거래를 할 수 있는 당사자는 아무도 없다면서 미국이 북 핵 협상의 주축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무려 1백 여명이 테이블에 앉는 6자회담장에서는 실질적 결과물을 도출하기 어렵다며, 북한과의 협상에서 진전을 보려면 양자회담을 통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토마스 컨트리맨 전 국무부 차관 대행은 비핵화 협상이 다자간 대화를 통해 효과를 보는 시기가 따로 있다며, 지금은 시기상조라고 전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복잡한 미-북 간 협상 국면에 중국과 러시아 등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주변국까지 참여할 경우 상황을 더욱 어렵게 할 것이라는 진단입니다.
[녹취: 컨트리맨 전 대행] “And Japanese have a particular interests tie to Prime Minister Abe’s long time focus on resolving the issue of abducted citizens. I know it’s an important issue politically in Japan, but it is not the central issue in the negotiations with the US. And I don’t see that it can be resolved until there’s more progress between the US and North Korea.”
그러면서 일본은 아베 총리의 오랜 숙원인 일본인 납북자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하고, 이 사안이 일본에게 정치적으로 중요하다는 것은 알지만 비핵화 협상에서의 주요 쟁점은 아니라는 예를 들었습니다.
다만, 미-북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한국이 일정 부분 역할을 할 수는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녹취: 컨트리맨 전 대행] “South Korea should be involved, either in a trilateral format with the US and North Korea, or continuing as talking to both sides, and trying to bridge the gap between them.”
한국이 미국, 북한과 함께 ‘3자’ 형식의 회담에 참여하거나 미-북 사이를 계속 오가며 간극을 메우는 노력을 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은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과 동일한 목표를 갖고 있을 때 비로소 비핵화 관련 다자회담을 열 가치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현 단계에서 6자회담 형태의 다자 대화가 재개될 경우 북한에 각국 간 틈을 벌릴 기회만 제공할 것이라고 일축했습니다.
[녹취: 와일더 전 보좌관] “I still think that what is needed at the moment is the direct negotiations between Mr. Bigun and his counterparts on the North Korean side. And if out of those talks, and if they can see the reason for six party talks then I will not oppose to it. “
와일더 전 보좌관은 현재 필요한 것은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북한 측 대화 상대자 간의 직접 협상이라며, 그런 자리에서 6자회담을 재개할 이유를 찾는다면 반대하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전직 관리들은 현 단계에서 중요한 것은 3차 정상회담이나 다자회담이 아니라 미-북 실무협상을 재개하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