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민주당 대선 후보들 가운데 선두 주자인 버니 샌더스 연방 상원의원이 단일 건강보험 제도 ‘메디케어포올(Medicare for All)’ 수정안을 공개했습니다. 미국 경제는 통화 정책적 측면에서 견실하다고 연준 고위 관리가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환경 운동가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가스와 석유 개발 사업을 촉진하기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버니 샌더스 연방 상원의원이 ‘메디케어포올(Medicare for All)’안을 수정해서 공개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샌더스 의원이 10일 연방 의회 의사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메디케어포올’ 수정안을 공개했습니다. 샌더스 의원은 미국인들이 단일 보험 제도인 ‘메디케어포올’를 원하고 있다며 이런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말했는데요. 그러면서 의료서비스 제공자들과 보험업계의 “탐욕과 부당하게 이익을 취하는 행위”에 맞서 싸우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메디케어포올’이 뭡니까?
기자) ‘메디케어포올’은 ‘모든 사람을 위한 메디케어’란 뜻인데요. ‘메디케어’는 65살 이상 노인을 위해 연방 정부가 제공하는 건강보험 제도입니다. 그러니까 노인들을 위한 건강보험 제도를 모든 미국인을 대상으로 확대해서, 누구나 건강보험 혜택을 누릴 수 있게 하겠다는 건데요. 필수, 예방 조처에 대해서는 연방 정부가 전국적으로 유일한 건강보험 제공자가 된다는 의미입니다.
진행자) 현재 미국인들은 대부분 민간 보험회사가 제공하는 건강보험을 이용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보험이 없는 사람도 많은데요. 보험료가 비싸서 감당하지 못하는 겁니다. 샌더스 의원은 주요 국가들 가운데 건강보험을 국민의 권리로 보장하지 않는 나라는 미국이 유일하다면서 이런 부끄러운 상황을 끝낼 때가 됐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전임 오바마 행정부 때 도입된 ‘오바마케어’와 샌더스 의원의 안은 어떻게 다른 겁니까?
기자) 전국민 건강보험 제도인 ‘오바마케어’는 연방 정부가 직접 건강보험을 제공하는 게 아닙니다. 정부가 일종의 창구 기능을 할 뿐, 민간 보험 회사에 가입하는 것이죠. 다만 모든 미국인이 건강보험에 가입할 것을 의무화하고, 이를 어기는 사람은 벌금을 내도록 했는데요. 이 조항은 트럼프 행정부 들어 철폐됐고요. 이에 따라 오바마케어 위헌 소송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앞서 수정안이라고 말씀 드렸습니다만, 샌더스 의원이 ‘메디케어포올’을 추진하고 나선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죠?
기자) 그렇습니다. 2016년 대선 때부터 비슷한 얘기를 했고요, 지난 2017년에 처음 법안을 내놓았습니다. 사실 지난 대선 때만 해도 매우 급진적인 안으로 여겨졌는데요. 민주당 내에서도 지지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을 정도인데, 지금은 많이 달라졌습니다. 민주당 대선 후보 가운데 한 사람인 커스틴 질리브랜드 상원의원도 단일 건강보험 제도를 지지하는데요. 질리브랜드 의원은 건강보험은 특권이 아니라 권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어떤 경우에도 누릴 수 있는 사회적 안전망이 돼야 한다는 겁니다. 질리브랜드 의원 외에 엘리자베스 워런, 카말라 해리스, 코리 부커 상원의원 등 다른 민주당 대선 후보들도 ‘메디케어포올’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샌더스 의원의 안이 법으로 제정되려면, 연방 의회를 통과해야 하는데요. 전망이 어떻습니까?
기자) 사실 의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별로 없습니다. 일단 상원은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어서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고요. 하원에서도 민주당 지도부의 반응이 별로 좋지 않습니다. 막대한 비용이 문제로 지적되는데요.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은 30조 달러에 달하는 비용이 들 것으로 보인다며, 어떻게 비용을 감당할 것인지, 또 미국인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혜택을 받게 되는지 알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행정부는 오히려 민간 보험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입장인데요. 전임 오바마 행정부 때 도입된 ‘오바마케어’, 전국민 건강보험 제도 역시 폐지하려 하고 있지 않습니까? 백악관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새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이 10일 성명을 발표했는데요. 연장자들에게 피해를 주고, 1천800만 미국인들이 가입해 있는 민간 건강보험을 없애는 조처라며 비판했습니다. 또 미국 경제가 휘청거리고 후손들이 막대한 빚더미에 앉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이번에는 경제 관련 소식 볼까요? 미국 경제 성장이 둔화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데, 아직 괜찮다는 의견이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한 말인데요. 윌리엄스 총재는 11일 뉴욕에서 열린 주택 개발 관련 회의에서 순전히 통화 정책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미국 경제는 견실하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좀 더 많은 사람이 그 혜택을 누릴 수 있게 하려면 정책 입안자들이 더욱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윌리엄스 총재는 어떤 근거에서 미국 경제가 견실하다고 봤습니까?
기자) 미국 경제가 계속 성장하면서 최장 기간 기록에 다가가고 있고, 실업률 역시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겁니다. 윌리엄스 총재는 물가인상률 역시 연방준비제도가 목표로 하는 2%에 근접하다고 설명했는데요. 연방준비제도는 미국의 중앙은행 역할을 하는 기관이고요. 산하에 지역별로 12개 은행이 있습니다.
진행자) 사실 지난달 고용 통계가 꽤 잘 나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5일, 미국 노동통계국이 발표한 데 따르면, 3월 한 달 동안 비농업 부문 일자리 19만6천 개가 추가됐는데요. 전문가들이 예상한 것보다 2만 개 정도 더 많았습니다. 이 기간 실업률은 전달과 마찬가지로 3.8%를 유지했습니다. 실업률 3.8%라면 완전 고용 수준인데요. 일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 마음만 먹으면 취업할 수 있는 상태를 완전 고용이라고 합니다.
진행자) 이번에 주간 실업 수당 청구 보고서는 어떻게 나왔습니까?
기자) 거의 50년 만의 최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노동부는 11일 지난주에 새로 실업 수당을 청구한 경우가 19만6천 건으로 전주보다 8천 건 줄었다고 발표했는데요. 지난 1969년 10월 이후 가장 적었다는 겁니다. 이런 수치 역시 미국 고용 시장이 여전히 탄탄하다는 증거가 되겠습니다.
진행자) 경제가 견실하다는 건 통화 정책 입안자들이 일을 잘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 텐데, 모두 그렇게 생각하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기자) 네, 사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연준 정책을 여러 차례 비판했습니다. 지난해 연준이 기준 금리를 여러 차례 올리자 경제 성장에 장애물이 된다며 불만을 표시했고요. 금리를 올리지 말라고 공개적으로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연준은 지난해 말 미국 경제가 둔화할 조짐을 보이자, 속도 조절에 나섰는데요. 지난 3월 회의에서 기준 금리를 동결했고, 원래 계획과는 달리 올해 금리를 올리지 않겠다는 뜻을 나타냈습니다.
진행자) 마침 연준의 통화 정책 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3월 회의 녹취록이 10일 공개됐는데요.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연준 이사 대부분이 올해 기준금리를 현행 수준인 2.25~2.5%로 유지하겠다는 뜻을 보였는데요. 세계 경제 둔화에 대한 우려 때문입니다.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도 11일 금리 인상과 관련해 인내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는데요. 고용 시장에는 긍정적인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본다며, 올해 미국 경제 성장률을 약 2%로 예상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 이사 2명을 새로 지명했는데요. 좀 논란이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민주당 쪽에서 항의가 나오고 있는데요. 척 슈머 상원 민주당 대표는 지난 9일, 지명자들이 연준 이사를 맡을 만한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연준 임무는 정치적 정책이 아니라, 통화 정책을 결정하는 곳인데 두 사람은 자격이 없다는 겁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이길래 그렇죠?
기자) 네, 허먼 케인 씨와 스티븐 무어 씨, 두 사람인데요. 케인 씨는 피자 업체 최고경영자(CEO) 출신으로 2012년에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 도전한 경력이 있습니다. 또 1990년대에는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이사와 이사장을 맡은 일이 있습니다. 또 다른 지명자인 무어 씨는 보수파 경제학자이자 논평가로 트럼프 선거 캠프 경제 자문을 지냈는데요. 케인 씨는 본인은 부인하지만 성추행 혐의를 받은 일이 있고, 무어 씨는 또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아서 논란이 된 바 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두 사람 다 경제를 아주 모르는 사람은 아닌 것 같은데, 왜 자질 부족 얘기가 나오는 겁니까?
기자) 네, 케인 지명자 같은 경우 캔자스시티 연은 관리를 지냈지만, 미국 전체 통화 정책이나 세계 금융 시장에 영향을 미칠 만한 정책을 다룬 경험이 없습니다. 또 두 사람 모두 금리 인상에 반대하는 시각을 갖고 있는데요. 따라서 연준의 금리 인상에 계속 불만을 나타내 온 트럼프 대통령이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을 연준 이사로 지명했다는 비판이 나온 겁니다. 연준의 독립성을 훼손한다는 겁니다.
진행자) 백악관은 이런 비판에 어떤 반응입니까?
기자)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이 최근 CNN 방송 인터뷰에서 두 사람을 옹호했습니다. 케인 지명자와 무어 지명자가 모두 “매우 똑똑한 사람들”이고, 트럼프 대통령은 원하는 사람, 같은 철학을 가진 사람을 연준 이사회에 앉힐 권리가 있다는 겁니다.
진행자) 연준 이사는 상원 지명을 받아야 하죠? 전망이 어떻습니까?
기자) 케인 지명자의 경우, 매우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밋 롬니 상원의원 등 공화당 소속 의원 4명이 반대 의사를 밝혔기 때문인데요. 이대로라면 인준안이 부결됩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케인 지명자가 훌륭한 사람이라면서도 상원 인준 과정을 그대로 밟을지는 본인에게 달렸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운 행정명령에 서명했군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이 10일 송유관과 가스관 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했습니다. 각 주 정부가 환경 보호를 이유로 송유관 사업을 막기 힘들게 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진행자) 왜 이런 행정명령이 나온 겁니까?
기자) 지난 몇 년 동안 뉴욕주와 워싱턴주 정부가 새로운 송유관 사업을 중단시킨 일이 있었는데요. 그러자 화석연료 업계가 반발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필요한 에너지 관련 기간시설 사업이 특수 이익단체와 급진적인 환경보호 운동가들, 관료주의 때문에 저지된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뉴욕과 워싱턴 주 정부가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을 중단시켰습니까?
기자) 2017년에 워싱턴주 정부가 공해와 철도 안전, 교통체증 등을 이유로 석탄 부두 건설을 가로막았습니다. 뉴욕주에서는 하천과 습지대 보호를 이유로 가스관 사업을 중단시켰습니다. 뉴욕주 사업은 연방 정부가 이미 지난 2014년에 승인한 것이었는데, 주 정부가 가로막은 겁니다.
진행자) 뉴욕과 워싱턴은 모두 민주당 소속 주지사가 이끄는 곳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뉴욕주를 꼭 집어서 비판했는데요. 뉴욕주 정부의 방해 행위가 국가에 해를 끼친다고 말했습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는 이번 행정명령에 대해 연방 정부의 권한 남용이고, 환경보호를 위협하는 조처라고 규탄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행정명령이 두 개라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네, 첫 번째는 환경보호청(EPA)이 수질오염방지법을 위한 새로운 규정을 만들기 전에 주 정부, 원주민 인디언 부족과 만나 논의하라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또 허가 받은 수송 열차를 통해 액화천연가스를 운반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규정을 만들 것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두 번째 행정명령은요?
기자) 국경 너머 에너지 개발 사업을 활성화하는 내용인데요. 이런 사업의 경우, 현재는 국무장관이 권한을 갖고 있는데요. 이번 행정명령은 최종 승인 권한을 대통령에게 줍니다. 석유·가스 산업계는 이런 조처에 따라 더 많은 미국인이 천연가스를 이용하게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서 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