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9일 실시된 이스라엘 총선에서 우파 정당들이 과반 달성에 성공하면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5선이 확실시되고 있습니다. 유럽연합(EU) 정상들이 영국의 탈퇴 시한 연기 여부를 논의하는 소식,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또다시 하향 조정하면서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소식,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이스라엘 총선 소식부터 살펴볼까요?
기자) 네, 이스라엘에서 9일 총선이 실시됐는데요. 10일 현재, 97%, 개표가 거의 완료된 가운데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집권 리쿠드당을 비롯한 우파 정당들이 총 120석 의석 중 65석을 얻어 과반 달성에 성공했습니다. 이로써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5선도 사실상 확실시되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동 평화에 좋은 기회를 줄 것”이라고 다음 날(10일) 선거 결과를 평가했는데요. 네타냐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축하 전화를 받았다고 이날 ‘트위터’에 적었습니다.
진행자) 각 정당들의 득표 상황,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볼까요?
기자)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리쿠드당은 약 29% 득표로 35석을 확보했고요. 강력한 경쟁상대였던 베니 간츠 전 군 참모총장이 대표를 맡은 중도정당연합 '청백당'도 약 29% 득표에 성공하면서 35석을 확보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동률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유대주의를 표방하는 보수정당인 '토라유대주의당(UTJ)'과 '샤스당(Shas)'이 각각 8석을 얻었고요. 다른 우파 정당들도 선전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와 리쿠드당은 이들 우파 정당들을 규합해 연립정부를 구성할 전망입니다.
진행자) 청백당 쪽의 사정은 어떻습니까?
기자) 청백당은 집권 리쿠드당을 상대로 팽팽히 맞서 단일 정당 기준으로는 리쿠드당과 함께 공동 1위에 올랐는데요. 하지만 연정 대상이었던 좌파 노동당이 겨우 5% 득표에 그쳤고, 아랍계인 발라드당도 3% 득표로 부진을 면치 못했습니다. 또 다른 아랍계 하다시당도 5% 득표에 그치면서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했습니다. 현지 언론은 이들 야권 의석을 다 합쳐도 55석에 그칠 것이라고 전하고 있습니다. 특히 노동당은 이번 총선을 치루면서 의석수가 무려 13석이나 줄었는데요. 간츠 청백당 후보가 결국, 10일 패배를 인정했습니다.
진행자) 그렇게 되면 네타냐후 총리가 또다시 총리로 지명될 가능성이 높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스라엘 법에 따르면 대통령은 정당대표들과 협의를 거쳐, 연정 구성 가능성이 높은 당수를 총리 후보로 지명하고, 연정 구성권을 주는데요. 레우벤 리블린 이스라엘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를 총리 후보로 지명할 전망이라고 현지 언론들이 전하고 있어, 네타냐후 총리의 5선은 거의 확실시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네타냐후 총리, 그럼 이스라엘 역사상 최장수 총리가 되는 것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1996년부터 1999년까지 총리를 지냈고, 2009년 두 번째 총리직에 오른 후 3연임에 성공하며 계속 집권해왔습니다. 만일 5선이 확정된다면, 네타냐후 총리는 데이비드 벤구리온 이스라엘 초대 총리를 제치고 이스라엘 역사상 최장수 총리로 기록될 전망입니다. 대통령이 총리 후보로 지명하면, 42일 안에 연정을 구성해야 하는데요. 만일 연정에 실패하면, 대통령은 다른 정당 대표를 총리 후보로 다시 지명하게 됩니다. 하지만 앞서 우파 정당들은 이미 네타냐후 총리를 차기 정부 총리로 추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바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네타냐후 총리의 승리를 장담하기 좀 어려운 상황 아니었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총선을 얼마 남겨두지 않고, 큰 악재를 만났는데요. 지난 2월 말, 이스라엘 검찰은 네타냐후 총리가 호주 사업가와 유명 영화 제작자 등으로부터 고가의 선물을 받았다며 뇌물수수와 배임 등의 혐의로 기소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여기에 우호적인 기사를 실어주는 대가로 다른 일간지의 발행 부수를 줄이려 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도덕성에 큰 타격을 받았는데요. 하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검찰의 발표 시기를 들어 자신의 5선을 방해하기 위한 정치적 의도가 있다며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악조건 속에도 네타냐후 총리와 우파 연합이 선전한 이유는 뭘까요?
기자) 주요 매체들은 네타냐후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든든한 지원을 받으며 막판에 보수층을 결집한 전략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총선이 한 달도 채 안남은 지난달 25일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는데요. 이 때 트럼프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가 지켜보는 가운데, 골란고원에 대한 이스라엘의 주권을 공식 인정하는 포고문에 서명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 여세를 몰아 지난 6일, 이번 총선에서 승리하면 요르단강 서안 이스라엘 정착촌을 합병하겠다고 전격 선언하면서, 보수층 결집에 총력을 쏟았습니다.
진행자) 네타냐후 총리의 5선이 유력시되면서 벌써부터 앞으로 중동 지역 정세가 더 격화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요.
기자) 네타냐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하에 팔레스타인 분쟁이나 대이란 문제에서 한층 강경한 입장을 취할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여기에 더불어, 네탸냐후 총리가 약속한대로, 요르단강 서안 유대인 정착촌 합병을 밀어부칠 경우, 팔레스타인과의 유혈 분쟁은 물론 가뜩이나 불안한 중동 정세가 더 악화할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유럽연합(EU) 정상들이 한자리에 모였다고요?
기자) 네. 영국과 다른 27개국 유럽연합(EU) 정상들이 10일 벨기에 브뤼셀에 집결했습니다. 오는 12일, 이틀 앞으로 다가온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브렉시트(Brexit)’ 시한 때문인데요. 이걸 더 연장해줄지, 연장한다면 얼마나 더 해줄지가 핵심 의제입니다.
진행자) 브렉시트 시한 연장을 논의하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영국 정부가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EU 측에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6월 30일로 시한을 미뤄달라고, 지난주 EU 측에 공식 서한을 보냈는데요. 작년에 타결한 ‘브렉시트’ 합의문이 지금까지 영국 의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시한 연장 요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닌데요. 원래 3월 29일이었다가, 오는 12일로 한차례 연기된 겁니다.
진행자) 과연 또 한 차례 연기가 될지, 회의 결과는 어떻게 나왔습니까?
기자) 아직 회의가 진중입니다.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는 회의장 도착 직후 “최대한 부드럽고 질서 있게 EU를 떠나는 것”이 목표라며, 다른 회원국들의 협조를 당부했는데요. 회의에 앞서 주요국 지도자들을 개별적으로 만나, 브렉시트 시한 연기 필요성과 그 이유를 설득했습니다.
진행자) 메이 총리가 누구를 만나서 설득했나요?
기자) EU 정상회의에 하루 앞선 9일,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을 방문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회담했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의 의중에 관심이 쏠렸는데요. 프랑스는 영국이 빠진 EU 체제를, 독일과 함께 주도하는 나라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마크롱 대통령은 메이 총리와 만난 뒤에도,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는데요. 브렉시트 연기에 대해 “지금 단계에서 어떤 것도 결정하지 않았다”고 10일 브뤼셀 도착 직후 말했습니다.
진행자) EU를 주도하는 다른 한 나라, 독일의 입장은 어떤가요?
기자) 독일은 상대적으로 호의적입니다. 메이 영국 총리가 10일 브뤼셀행에 앞서, 독일 베를린에서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오찬 회담을 했는데요. 메르켈 총리는 영국의 요청보다 시간을 길게 줄 수 있다고, 의회에서 밝혔습니다. “나와 독일 정부의 의견은, 영국 의회가 질서 있는 브렉시트에 뜻을 모으도록 충분한 시간을 주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는데요. “2주마다 한 번씩 브렉시트 연장을 논의하지 않아도 되도록” 장기적인 여유를 만들어 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장기 연장을 이야기하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다음달 말에 EU에서 중요한 정치 행사가 있기 때문입니다. 유럽의회 선거를 치르는데요. 영국이 요청한 대로 6월 30일까지 브렉시트를 연기할 경우, 영국이 선거에 참가해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문제가 생깁니다. 영국은 유럽의회 선거 관련 의무와 책임을 다하겠다고 했지만, 선거 한 달 뒤에 EU에서 이탈한다면 효율성이 의문이 붙는데요. 따라서, 아예 장기적으로 브렉시트를 미루는 방안이 떠오른 겁니다.
진행자) 장기 연장이 될 경우, 어느 정도 브렉시트를 미뤄주는 겁니까?
기자) 올 연말 내지, 내년 3월 말로 유럽 언론은 내다보고 있습니다. 이렇게 1년 가까운 시간을 확보하면, 브렉시트를 둘러싼 영국 의회 주변의 혼란을 정리할 여유를 벌어줄 수 있고, 유럽의회 선거 이후 영국이 책임을 다하게 할 수도 있다는 계산입니다.
진행자) 브렉시트, 앞으로 일정은 어떻게 됩니까?
기자) 우선, 이번 정상회의에서 시한 연장이 안 될 경우를 봐야겠는데요. ‘영국이 시간만 끌고 있다’는 비판이 EU 내부에서 만만찮기 때문입니다. EU 측의 미셸 바르니에 브렉시트 협상 대표는 지난 4일 “이제는 영국이 결단을 내릴 때”라고 압박했는데요. EU 정상들이 이런 강경 입장을 받아들여 연기를 불허하면, 영국 의회가 12일까지 합의문을 추인하지 않는 한, ‘노딜(no deal) 브렉시트’가 됩니다.
진행자) ‘노딜 브렉시트’가 뭔가요?
기자) 탈퇴 조건을 아무것도 결정하지 못하고 영국이 EU에서 그냥 나가는 겁니다. 이렇게 되면, 영국 정부가 다른 EU 회원국들과 일일이 경제·사회 협정을 교섭하고 타결해야 되는데요. 다양한 혼란과 난관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노딜 브렉시트’는 영국과 EU 주변뿐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가장 우려하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시한 연장이 승인되면요?
기자) 장기 연장을 승인하면, 영국 입장에선 시간을 많이 벌게 됩니다. 당장의 혼란을 피할 수 있는 건데요. 독일이 장기 연장에 찬성하고 있기 때문에, 결국 프랑스의 입장에 달렸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장기 연장이 안 되더라도 영국 측은, 공식 서한으로 요구한 오는 6월 30일까지는 미룰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이런 상황을 어떻게 봅니까?
기자) 미국은 다양한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브렉시트 관련 상황을 면밀하게 모니터링(점검)하고 있다”고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9일 하원에서 증언했는데요. “시장과 무역에 관한 영향에 대비하기 위해 관계 당국과 협력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특히, 영국과 EU가 완전히 관계를 단절하는 ‘하드(hard) 브렉시트’ 가능성을 높게 봐서 준비 중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세계 경제 전망을 발표했군요.
기자) 네,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또다시 내려 잡으면서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국제통화기금은 9일 발표한 '세계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3.3%로 수정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지난번 전망했던 것보다 떨어졌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IMF는 지난 1월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5%로 잡았는데요. 0.2%P 낮춘 겁니다. IMF가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건 지난해 10월 이래 이번이 세 번째입니다. 그만큼 세계 경제 하락 위험이 크다는 분석인데요. IMF는 하지만 2020년에는 세계 경제가 3.6%로 확장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IMF가 올해 세계 경제 전망치를 또다시 하향 조정한 이유가 뭘까요?
기자) 세계 제2의 경제 대국인 중국의 경기 둔화, 또 미국과 중국 간 무역 전쟁 등 계속되는 무역 긴장 상황, 유럽 국가들의 성장 동력 약화, 신흥 시장의 취약성 등을 반영한 결과라고 IMF는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주요국들의 경제 성장률 전망, 한번 들여다보죠.
기자) 네, 세계 최대 시장미국인 기존보다 0.2%P 내려간 2.3%로 조정됐습니다. 그리고 지금 유럽연합 탈퇴, 브렉시트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는 영국의 성장 전망치 역시 1.2%로 기존보다 0.3%P 내려잡았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지난 한 해 무역 전쟁을 치른 중국의 경제 성장률은 어떻게 전망하고 있습니까?
기자) 중국은 기존보다 0.1%P 상향 조정해 6.3%로 잡았습니다. 미국과의 무역 긴장 상황이 개선되고 있고, 미국의 관세 부과 등으로 발생한 부정적인 측면들을 개선하려는 중국 정부의 지원 노력을 감안했다고 IMF는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2020년 중국의 경제 성장 전망치는 6.1%로, 다시 내려 잡았습니다.
진행자) 다른 나라들도 살펴볼까요?
기자) 네, 한국은 종전과 같은 2.6%로 변동이 없고요. 일본은 0.1%P 상향 조정돼, 올해는 1% 경제 성장을 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또 캐나다, 중남미, 중동권 국가들도 모두 하향 조정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