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과 중국이 “건설적인” 무역협상을 했다고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밝혔습니다. 미국이 중미 국가들과 국경보안 강화에 합의했고요. 중국이 해양도시 확장 개발로,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전문가 분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미-중 무역협상이 건설적이었다고, 미 재무장관이 말했군요?
기자) 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을 비롯한 미국 정부 고위급 대표단이 이틀 동안 베이징에서 중국 측과 협상했는데요. “건설적인” 대화를 마무리했다고 29일 므누신 장관이 ‘트위터’에 적었습니다. 사진도 함께 올렸는데요. 양국 대표단이 나란히 서서, 므누신 장관과 류허 중국 국무원 경제담당 부총리가 악수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진행자) 따로 합의문이 나왔습니까?
기자) 합의문이나, 언론 보도문 같은 것은 없었습니다. 전체 협상이 비공개로 진행됐는데요. 단지 므누신 장관은 “다음 주에 류 부총리를 워싱턴으로 맞이해, 중요한 대화를 이어가기를 기대한다”고 트위터에서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무슨 이야기가 오갔는지는 공개하지 않았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핵심 쟁점에서 '전례 없는 진전(unprecedented movement)'이 있었다는 보도가 앞서 일부 언론에서 나왔는데요. 기술 이전 강요를 중단하라는 미국의 요구에, 중국 측이 호응하기로 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전했고요. 또한 중국이 자유무역지구에서 외국 기업에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을 개방할 계획이라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보도했습니다. ‘클라우드 컴퓨팅’이란, 자료를 개별 컴퓨터나 이동식 기기에 저장하지 않아도, 구름(cloud) 위에 올려놓듯이, 중앙 서버를 통해 어디서나 내려 받을 수 있게 하는 기술입니다.
진행자) 기술 분야에서 진전이 있었다는 이야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보도 내용이 맞다면, 기술 부문에서는 미-중 양측의 이견이 좁혀지고 있는 건데요. 양국 무역협상의 걸림돌로 여겨진 ‘화웨이’에 대해 상반된 소식들이 나와서, 앞으로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됩니다. 화웨이는 통신장비를 만드는 중국 회사인데요. 이 회사의 멍완저우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지난 연말, 미 사법당국 요청에 따라 캐나다에서 체포된 일이 핵심 현안입니다. 또 미국 정부는 보안 취약성 등을 들어, 화웨이 장비를 쓰지 말라고 동맹국 등에 꾸준히 요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화웨이에 대한 상반된 소식들,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먼저, 화웨이 입장에서 부정적인 것부터 보면요. 이 회사 제품에서 “보안상 심각한 문제가 발견됐다”는 영국 정부 보고서가 28일 공개됐습니다. 미국의 지적을 뒷받침하는 내용인데요. 다만, 영국 정부는 화웨이 장비를 쓰지 말라고 결론 짓지는 않았습니다.
진행자) 화웨이에 긍정적인 소식은 뭔가요?
기자) 매출과 이익이 모두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화웨이가 29일, 지난해 영업실적을 발표했는데요. 매출은 약 7천200억 위안(미화 약 1천70억 달러)으로 19.5% 증가했고요. 순이익도 약 590억 위안에 달해, 25% 이상 늘었습니다.
진행자) 보안 문제에 대한 국제적 압박에도 불구하고, 성적이 좋았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1천70억 달러에 달한 매출에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요.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 그리고 전자제품을 만드는 ‘애플’ 등 유수의 미국 기업들과 더불어, 화웨이가 ‘1천억 달러 집단’에 들어갔다고 홍콩 신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미-중 무역협상 이야기로 돌아가죠. 앞으로 어떻게 진행되나요?
기자) 일단, 중국이 기술 분야에서 양보를 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미국이 어떤 걸 내줄 수 있을지가 관심사인데요. 중국산 제품에 매겼던 고율관세 철회 방향을 고심중인 것으로 파악됩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은 “(고율관세라는) 지렛대를 포기하지 않겠지만, 모든 관세가 계속 유지된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이번 주 기자들에게 말했습니다.
진행자) 협상을 둘러싼 분위기가 긍정적이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최종 합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데요. 금융시장이 일제히 긍정적으로 반응하는 중입니다. 최근 침체됐던 미국 뉴욕 증시 다우지수는 28일 0.36% 올랐고요. 중국 상하이 종합지수는 29일 3.20%나 상승했습니다. 일본의 닛케이지수, 홍콩 항셍지수, 한국 코스피 지수도 일제히 올랐습니다.
진행자) 이번 고위급 회담은 협상 마감 시한을 연장한 후 처음 열렸는데요. 언제쯤 협상이 타결될까요?
기자) 과연 협상이 타결될지, 된다면 언제일지, 지금으로선 아무것도 확실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장기전이 될 가능성도 있는데요. 커들로 위원장은, 앞으로 “몇 주가 걸리거나 몇 달이 더 걸린다면, 그렇게 해야 한다”면서,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것처럼 미국의 이익을 더 많이 얻어내야 한다. 그게 우리의 주된 관심사"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이 중미 국가들과 국경 보안 강화에 합의했다고요?
기자) 네. 미국과 중미 일대 나라들이 국경지대 불법활동을 통제하는 사법 공조에 합의했습니다. 과테말라, 온두라스, 엘살바도르가 참가하는데요. 커스텐 닐슨 미 국토안보부 장관이 해당 국가들과 협상을 마치고, 28일 발표문을 공개했습니다.
진행자) 국경보안 강화의 목적이 뭡니까?
기자) 미국으로 유입되는 불법이주자 행렬, 이른바 ‘캐러밴(caravan)’을 통제하는 목적이 가장 큽니다. 캐러밴이 가장 많이 나오는 곳이, 멕시코 남쪽의 못사는 지역이고요. 여기에 접해있는 중미 북쪽 나라들인데요. 이번 합의 당사국들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들어, 미국은 중남미에서 오는 불법이민 단속을 강화하고 있고요. 멕시코와 접경에 장벽을 세우는 사업도 추진중입니다.
진행자) 합의 사항을 더 자세히 들여다보죠.
기자) 인신매매와 밀수 단속, 범죄 조직 퇴치에 미국과 해당국가들이 협력한다고 발표문에 적었습니다. 특히 중미 지역의 마약 유통 집단들을 미국 정부가 큰 문제로 보는데요. 이와 관련한 정보 공유도 적극적으로 진행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진행자) 해당 국가들은 이번 합의를 어떻게 봅니까?
기자) 적극적인 시행 의지와 기대감을 속속 내놨습니다. 후안 올란도 에르난데스 온두라스 대통령은 이번 합의가 “미국과 중미인들을 위한 최고의 투자”라고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다른 나라들의 평가는 어떤가요?
기자) 미국과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멕시코가, 최대한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합의 이행 과정에 “우리가 도울 수 있는 한 모든 걸 하겠다”고 말했고요. “어떤 부분에서도 미국 정부와 대치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어떤 부분에서도 미국과 대치 안 한다, 상당히 적극적인 표현이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합의가 발표된 28일 아침,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 글을 올렸는데요. 멕시코가 불법 이민자 미국 유입을 막는 일에 “아무것도 안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멕시코뿐 아니라, 온두라스,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정부가 미국에서 지원금만 받아가고, 하는 일은 없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덧붙였는데요. 멕시코 대통령의 적극적인 협조 의사는, 이런 비판을 의식한 측면도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가 미국으로 오는 불법 이민자들을 당장 막지 않으면, 다음 주 남부 국경을 전면 차단하거나, 대부분 통행을 막겠다고 29일 트위터로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이 나라들에 지원금을 얼마나 보내나요?
기자) 지난 연말 106억 달러 추가 자금 투입을 멕시코 정부에 약속했습니다. 멕시코 남부에 48억을 보내고요. 그리고 여기에 접한 중미 국가, 앞서 말씀드린 온두라스, 과테말라, 엘살바도르에 58억을 지원하는 내용인데요. 이주 희망자들이 미국으로 떠날 일이 없도록, 낙후지역 경제 개발에 꾸준히 투자하고 있는 일환입니다.
진행자) 106억 달러를 구체적으로 어디에 씁니까?
기자) 현지 정부가, 좋은 일자리를 만들고, 잘사는 지역을 만드는 데 보탬이 되도록 지원하는 건데요. 멕시코의 경우, 할당된 48억 달러를 철도시설 구축, 정유시설 건설, 목재 공급 사업 등에 우선 배정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중국의 해양도시 확장이 주목 받고 있다고요?
기자) 네. 중국이 바다 한복판에 있는 ‘산샤’시 확장 개발을 통해, 남중국해 영유권 근거를 강화한다는 전문가 지적이 나왔습니다. 산샤는 원래 군사기지 성격이 강한 곳이었는데요, 최근 중국 정부가 종합적인 면모를 갖춘 도시로 키우고 있다고, 오의선 싱가포르국제관계연구소(SIIA) 선임 연구원이 VOA 취재진에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산샤’시가 바다 한복판에 있다면, 섬인가 보죠?
기자) 그렇습니다. 산샤시는 남중국해에 있는 스프래틀리제도(난사군도)와 파라셀제도(시사군도), 중사군도를 중국 정부가 한데 묶은 행정구역인데요. 파라셀제도의 우디아일랜드(융흥다오)라는 작은 섬에 산샤 시청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중국 남부 해안 유명 휴양지인 하이난다오에서 330km 이상 떨어진 곳입니다.
진행자) 외딴 섬에 있는 이 도시를, 중국이 어떻게 확장 개발하고 있나요?
기자) 도로나 교량 같은 사회간접자본을 많이 짓고 있고요. 환경보호 시설, 주민생활 근거와 군사설비까지 대폭 확충하고 있다고, 지난 3월 22일 당국이 밝혔습니다. 장준 산샤시 공산당 서기가 시청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린 내용인데요. 특히 지난해 한 일이 많아서, 산샤시 발전에 “기념비적인” 시간이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작은 섬에 그런 시설을 다 넣을 수 있을까요?
기자) 10㎢ 정도 작은 섬이지만, 병원도 짓고, 상점과 은행지점까지 유치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중국 정부는 규모로 따져, 중앙(국가)급, 성급, 지역급, 현급으로 행정 단위를 구분하는데요. 산샤시의 경우 지역급으로, 비중도 높습니다. 이를 통해 “군사적 이용과 민간인 유치, 두 가지 역할”을 이 섬에 맡기는 것이라고, 미국 워싱턴에 있는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측이 설명했는데요. 물류 거점으로 활용할 의도도 파악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민간인이 그 곳에 가야 할 이유가 있나요?
기자) 현재 상주 인원은 1천500명 정도로 파악되는데요. 외부인이 일상적으로 오갈 만한 곳은 아닙니다. 그래서, 중국 당국이 민간인 유치를 위해 관광상품 개발에 적극적인데요. ‘크루즈(장거리 유람선)’ 사업이 그 중 하나입니다. 2013년 이후 120여 차례 크루즈 여행에 2만 명 이상이 참가했다고 산샤 시 당국이 지난 2017년 밝혔는데요. 최근 ‘프린세스 코코넛(코코넛 공주)’이라는 이름의 유람선이 이틀짜리 일주 상품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이 이렇게 관광객을 보내고, 시설도 짓는 게,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뒷받침하려는 의도라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남중국해 중심에 거점 도시를 구축해서, 350만㎢에 이르는 해역 전체 통제권을 세우려는 목적이라고, 오의선 SIIA 연구원은 말했는데요. 중국은 오래 전부터 남중국해 90%에 해당하는 ‘남해9단선’을 그어 영유권을 주장하지만, 국제 사회가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국제 사회의 시각은 구체적으로 어떻습니까?
기자) 스프래틀리제도나 파라셀제도에 영유권을 내세우는 나라가 한두 곳이 아닙니다. 베트남과 필리핀, 타이완,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등이, 이 섬들과 주변 해역을 자국 소유로 주장하는데요. 필리핀 정부가 중국에 맞서, 이 문제를 국제기구인 상설중재재판소(PCA)에 가져갔습니다. PCA는 2016년, 중국의 영유권 주장이 근거 없다고 판결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남중국해 문제를 어떻게 봅니까?
기자) 미국도 중국의 영유권 주장을 꾸준히 배척해왔습니다. 중국이 주요 섬에 군사시설을 만드는 것을 ‘도발 행위’로 여러 차례 지적했는데요. 미 해군 함정을 남중국해 주요 해역에 통과시키는 ‘항행의 자유’ 작전도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 작전의 목적은, 중국의 영향을 받지 않고, 어느 나라 배도 자유롭게 통행할 수 있는 ‘공역’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겁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