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미국, 한국과 대화를 하던 지난 1년간 계속해서 핵물질을 생산해왔다고 유엔 대북제재위원회가 보고서를 통해 밝혔는데요. 전문가들은 북한이 협상과 관계없이 핵 제조 역량을 유지했으며 1년동안 핵무기 2개 분량의 핵물질을 생산했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박승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올리 하이노넨 전 국제원자력기구 IAEA 사무차장은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보고서에 드러난 북한의 지난 1년간 핵 활동을 검토한 결과, 북한은 적어도 핵무기 2개를 제조할 수 있는 만큼의 핵 분열물질을 생산했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녹취: 올리 하이노넨 전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차장] If they fully operate all the centrifuges which they had in the unknown locations, maybe enough for 1 or 2 nuclear weapons. Not more.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은14일 VOA와의 인터뷰를 통해, 영변의 5메가와트 원자로와 재처리 공장, 영변 고농축우라늄 시설, 그리고 강선 등 공개되지 않은 비밀 시설들을 1년간 모두 가동했을 경우 더 많은 핵 분열 물질을 생산할 수도 있지만, 영변 시설을 중단한 적도 있는 만큼 총 생산은 핵무기 2개 정도일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유엔 보고서에 나온대로 영변 원자로가 지난해 말 2개월간 중단됐다면, 북한은 그 기간에 인출한 폐연료봉을 재처리해서 플루토늄을 생산하고 올 상반기쯤 추가 핵 무기를 제조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올리 하이노넨 전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차장] So when I look at the time window which is here, maybe the actual plutonium separation has not yet taken place. But in a next few weeks or month, we should see that kind of activities.
보고서에서 제시된 시간표를 고려하면 아직 폐연료봉 재처리를 통한 플루토늄 추출은 끝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지만, 향후 몇 주 내지 몇 달 안에 무기 제조 가능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또 다른 핵 전문가인 지그프리드 헤커 박사는 앞서 지난 2월 스탠퍼드대 보고서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북한이 지난해 5개에서 7개의 핵 무기를 제조할 만큼의 핵 물질을 생산했을 것이라고 추산한 바 있습니다.
북한이 미국, 한국과 대화 중에도 핵무기를 제조했을 가능성이 구체화되면서 북한이 애초부터 핵을 포기할 의사가 없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카운슬 선임연구원은 처음부터 북한은 핵 포기를 고려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카운슬 선임연구원] Whole legitimacy of NK regime is based on nuclear weapon. They put it in their constitution. Until somebody gives them reason to do different, they are gonna keep doing it.
북한 정권의 정통성이 핵 무기에 기반하고 있고 헌법에도 이 점을 명시한 만큼 다른 이유가 생기지 않는 한 북한이 핵을 포기할 리 없다는 것입니다.
매닝 선임연구원은 그러면서 북한이 핵 실험을 하지 않는 한 문제 없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잘못된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카운슬 선임연구원] “What he’s saying by inference is, if they are continuing to work on nuclear weapons and missiles without testing so nobody could see it, that’s okay.”
트럼프 대통령의 그런 언사는 곧 북한에게 ‘겉으로 핵 개발한다는 것을 드러내지만 않으면 괜찮다’고 말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북한 핵무기의 개수 보다 더 중요한 것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생산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박승혁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