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퇴임 후 설립한 부시센터가 최근 북한 인권 문제를 연일 거론하고 있습니다. 전문가와 탈북민들의 글과 영상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 인권 유린 실태를 직시하고 상황을 개선할 것을 촉구하고 있는데요. 북한 인권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완전한 비핵화 목표도 달성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부시센터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미-북 정상회담과 관련해, 북한 인권 문제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빅터 차 부시센터 선임연구원은 부시센터 웹사이트에 올린 글에서, 인권 문제 해결이 북한 비핵화에도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싱가포르에서 한 비핵화 약속의 이행에서 가시적인 진전을 이루는 것이 미국 외교의 최우선 과제가 돼야 하지만, 인권 문제의 상당한 해결 없이는 이 같은 목표가 달성될 수 없다는 지적입니다.
차 연구원은 비핵화와 인권 의제는 서로 분리될 수 없게 연결돼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강제 노동과 제재 기업의 상업 활동 등 인권 유린을 통해 얻은 수익이 북한 정권의 확산 활동에 자금을 제공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어 북한의 인권 개선을 촉구하는 것이 미국의 협상력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2014년 국제적 비난이 고조됐을 때 북한이 보인 반응처럼, 북한 정권은 다른 어떤 문제 보다도 인권 문제에 취약함을 느끼고 있다는 겁니다.
차 연구원은 북한 의제에 인권을 포함시키는 것이 정치적으로도 현명하다고 말했습니다.
의회가 북한인권법안을 만장일치로 승인한 점을 고려하면, 인권 문제를 다루지 않은 정상회담 합의문을 지지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겁니다.
아울러 현행 미국 법률 아래서 인권 개선에 대한 증명서 없이는 제재 해제도 불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부시센터의 린지 로이드 인권담당 국장은 부시센터 웹사이트에 올린 동영상에서, 북한이 제기하는 안보 위협을 다루는 동시에 인권 문제도 다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로이드 국장] “We believe that security threat that we face is actually linked to those human rights abuses……”
우리가 직면한 안보 위협은 실제로 인권 유린과 연관돼 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강제 노동이나 선군정책은 북한 정권이 자국민의 복지보다 외부 세계에 대한 위협을 우선시할 수 있도록 만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로이드 국장은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의 인권 유린을 다루기 위해 취할 수 있는 기본적인 조치들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로이드 국장] “One is to look for small step, it could be something as simple as helping on issues like…….”
먼저 북한의 장애인들을 돕는 것 같은 작은 조치들을 들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장애인 문제는 논란의 여지가 적은 문제로, 북한과 협력을 시작할 수 있는 방안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트럼프 행정부가 아직까지 공석인 북한인권특사를 임명하고, 유엔에서 북한 인권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한국과 일본 등 동맹국들과 협력하고 탈북민들이 미국에 오는 것을 장려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탈북민 출신으로 최근 부시센터 인권팀에 합류한 조셉 김 씨도 웹사이트에 올린 글에서, 북한의 인권 유린 문제가 미-북 간 협상의 타협의 대상이 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41%의 북한 주민이 영양 부족이고 28%의 어린이들이 발육 부진이며, 중국과 러시아 등에서 이루어지는 노예 노동이 북한 정권 핵 프로그램의 자금원이 되고 있다는 겁니다.
또한 북한이 쉬운 협상 상대는 아니라는 점을 인정한다며,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장애인에 대한 지원 같은 덜 민감한 문제들에 초점을 맞추면서 북한 인권 유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작은 조치들을 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베트남 정상회담에서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이고 포괄적인 합의가 이루어진다고 하더라도, 정치범수용소와 노예노동 등 인권 유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것은 투자도 아니고 도박도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조셉 김 씨는 북한이 세계에서 가장 어두운 곳 가운데 하나라는 점에 의문의 여지가 없지만, 북한이 여전히 자신과 2천4백만 북한 주민들의 고향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