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과 중국 간 고위급 무역협상이 워싱턴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양측 대표들은 합의 사항의 세부 내용을 놓고 막판 조율을 벌이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가 시리아 주둔 미군의 전면 철수 계획을 수정하고 소수 병력을 한동안 잔류시키기로 했습니다. 이어서 차이잉원 타이완 총통이 2020년 총통 선거에 재출마하겠다고 밝히면서 중국과 타이완 관계에 미칠 영향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먼저 워싱턴에서 열리고 있는 미국과 중국 간 고위급 무역협상 소식 살펴볼까요?
기자) 네, 미국과 중국의 고위급 무역협상 이틀째 회의가 22일 워싱턴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오는 3월 1일 무역전쟁 휴전 마감시한이 임박한 가운데 양측 대표단이 지금 합의 사항의 세부 내용을 놓고 막바지 조율 작업을 벌이고 있는데요. 주요 언론은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양측이 지금 6건의 양해각서를 마련하고 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첫날 협상장 분위기는 어땠습니까?
기자)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윌버 로스 상무장관 등 미국 대표단과, 류허 중국 경제부총리를 단장으로, 이강 인민은행 총재 등 중국 대표단이 21일, 백악관 인근 아이젠하워 빌딩에 마련된 협상 테이블에 앉았는데요. 협상에 들어가기 전, 기자들을 위한 사진 촬영 시간에 양측의 팽팽한 긴장감이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양측 대표단은 첫날(21일) 9시간 넘는 마라톤협상을 벌였는데요. 이날 저녁 협상을 마친 중국 대표단은 쏟아지는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6건의 양해각서, 어떤 분야에서 마련되고 있는지는 좀 밝혀졌습니까?
기자) 여러 매체 보도를 종합해보면, 양해각서에는 양국의 무역 불균형을 해소하고, 중국의 구조적인 산업·통상 정책 문제를 해결할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양측은 현재 기술이전 강요와 사이버 절도 문제, 지식재산권 보호, 서비스, 농업, 환율, 비관세 무역장벽에 대한 양해각서 초안을 작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중국의 구조적인 개선을 요구하고 있는 거죠?
기자) 맞습니다. 미국 정부나 재계는 중국 정부가 구조를 개선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입장입니다. 그동안 협상의 최대 난제 가운데 하나가 바로 중국의 구조 개선 문제였는데요. 일단 구조적 문제에 대해 양측이 합의의 얼개를 마련하고 양해각서 초안을 작성 중이라는 점에서 진전을 이뤘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술 강제이전과 지식재산권 등에 대해서는 이견이 여전한 것으로 알려졌고요. 또 중국의 합의 이행을 강제할 장치와 관련해, 구체적인 형태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미국에 어떤 약속을 내놨을까요?
기자) 중국은 대두 등 미국의 농산물을 연간 300억 달러 추가 수입하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고요. 또 미국산 석유 수입을 늘리겠다는 제안도 한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이런 구체적인 내용들은 22일 협상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중국 대표단을 이끌고 온 류허 경제부총리, 이번에는 조금 다른 직함이 붙었다고요.
기자) 네, '특사'라는 직함이 붙었습니다. 류허 경제부총리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중국팀을 계속 이끌어왔는데요. 이번 워싱턴에서 열리고 있는 3차 고위급 무역협상에서는 '특사'라는 호칭이 붙었습니다. 이에 대해 류허 부총리에게 전보다 더 많은 결정권을 준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올해 67세의 류허 부총리는 시진핑 주석과는 중학교 때부터 알던 사이로, 시 주석의 경제 책사로 불리고 있습니다.
진행자) 류허 부총리가 지난달 워싱턴 협상을 마치고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는데요. 이번에도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는군요.
기자) 네, 22일 협상을 마치고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날 것이라고 백악관이 발표했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류허 부총리는 지난달 30일과 31일 이틀간 워싱턴에서 열린 고위급 협상을 마친 후 백악관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을 접견했었는데요.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류허 부총리가 정말 똑똑한 사람이라며 극찬하기도 했었습니다. 류허 부총리가 이번 3차 고위급 협상을 마치고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다는 것은 양측의 무역협상이 어느 정도 긍정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보는 관측도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도 줄곧 그렇게 말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각료회의를 주재하는 자리에서나, 또 지난주 플로리다를 방문해 연설했을 때나, 줄곧 미국과 중국 간 무역협상이 좋은 진전을 거두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미국 협상팀들이 잘해주고 있다는 칭찬도 아끼지 않았는데요. 그러면서 오는 3월 1일 마감시한에 매이지 않겠다는 의사도 비쳤습니다.
진행자) 마감시한을 연장할 수도 있다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3차 고위급 협상을 앞두고 지난 19일, 시기에 대해 정확히 말할 수는 없지만 그 날짜(3월 1일)가 '마법의 날짜(magical date)'는 아니라며 연장 가능성을 내비쳤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앞서 지난 12일에도 "양측이 진짜 합의라고 생각하는 것에 가까이 다가가고 있고, 그런 합의가 나올 수 있다면 협상 시한을 잠시 늦출 수도 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 정부가 시리아에 주둔 중인 미군 병력을 일부 남겨두기로 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미국이 시리아 주둔 미군 병력의 전면 철수 계획을 수정하고 일부 병력을 남기기로 했습니다. 새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21일 발표한 성명에서 "약 200명의 소규모로 평화유지군이 시리아에 일정 기간 남을 것"이라고 짧게 한 줄로 전했습니다.
진행자) '일정 기간'이라면 언제까지를 말하는 걸까요?
기자) 샌더스 대변인은 구체적인 주둔 기간이라든지 장소는 밝히지 않았는데요. CNN은 소식통을 인용해 이라크와 요르단 국경 지역과, 시리아 동북부 지역에 잔류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원래 미국은 시리아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을 전면 철수시킬 방침이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시리아에서 이슬람 수니파 무장세력, IS가 격퇴됐다고 선언하면서 시리아에 있는 미군들을 신속하게 전면 철수시키겠다고 전격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오는 4월 말까지 모두 철수시키겠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국내외 안팎의 비판이 쏟아지고 주요 각료들이 사임하는 등 커다란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진행자)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 계획을 비판하는 이유가 뭐죠?
기자) 아직 시리아에 IS 잔당들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고, 이들이 다시 세를 규합해 위협적 세력으로 부활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고요. 또 미군이 갑작스럽게 철수하게 되면 그동안 미국을 도와 IS와의 지상 전투에 나섰던 쿠르드 민병조직이 위험해질 수 있다는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미국의 또다른 동맹국인 터키는 쿠르드 민병대를 자국으로부터 분리 독립을 추구하는 테러 세력으로 보고 있는데요. 미군이 빠지면 터키가 이들을 공격할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진행자) 지금 현재 시리아에는 미군 병력이 어느 정도나 있습니까?
기자) 약 2천 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데요. 일부 미군 장비는 이미 시리아에서 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쿠르드 민병대가 주축인 '시리아민주군(SDF)'은 지난 18일, 시리아 안정화를 위해 시리아에 적어도 1천500명의 서방 병력과 공중 지원이 필요하다고 요청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동안 IS 격퇴전에 미국과 함께 나선 동맹국들은 지금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독일, 프랑스 등 유럽의 주요 동맹국들은 미국 없이는 병력을 주둔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지난주 폴란드와 뮌헨에서 잇따라 열린 국제안보회의에서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은 미국의 시리아 철군은 전략의 변화일뿐 시리아 민주화를 위한 미국의 결의는 변함이 없다고 역설했는데요. 하지만 이들 동맹국은 미국 없이 병력을 주둔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차이잉원 타이완 총통이 재선에 나서기로 했군요.
기자) 네, 차이잉원 타이완 총통이 오는 2020년 총통 선거에 다시 도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CNN 방송과 지난 19일 단독 인터뷰에서 처음 재선 출마 의사를 밝힌 건데요. 타이완의 독립을 추구하고 있는 차이잉원 총통이 연임 도전을 선언하면서 중국과의 관계 구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차이잉원 총통의 지지율이 별로 높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차이 총통이 이끄는 민진당은 지난해 11월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야당인 친중국 성향의 국민당과 무소속에 참패를 면치 못했는데요. 연금 개혁, 성소수자 문제, 탈원전 정책 등 차이잉원 정부의 국정 운영 전반에 대한 불만이 표출된 것으로 풀이됐습니다. 하지만 20%대까지 추락했던 지지율이 지난달부터 오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지지율이 어느 정도나 나오고 있죠?
기자) '타이완 공공여론재단(Taiwan Public Opinion Foundation)' 조사에 따르면 지난 1월 21일 기준, 35% 가까이 치솟았습니다. 차이 총통이 다시 재선에 도전하겠다고 나선 것은 이런 지지율 반등에 힘입은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20%대까지 추락했던 지지율이 어떻게 몇 달 만에 10%P 넘게 급등할 수 있게 된 걸까요?
기자) 차이잉원 총통이 1월 들어와 연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이념과 대타이완 정책 등을 신랄히 비판했는데요. 차이 총통이 이렇게 반중국 성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면서 지지층이 결집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전문가들은 차이 총통 측의 전략은 중국에 대한 혐오와 공포감을 계속 언론을 통해 대중에게 알리는 것이라면서, 이같은 전략은 결국 타이완 국민에게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지금 타이완 문제에 있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천명하고 있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은 1949년 공산당이 승리하고, 국민당이 타이완섬으로 쫓겨난 이래 타이완의 주권을 인정하지 않고, 언젠가는 하나로 통일돼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일국양제(1 국가 2 체제)를 내세우고 있는데요. 이런 중국의 주장은 시진핑 중국 주석 취임 이후 더욱 강해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연초에도 시진핑 주석이 아주 강력한 발언을 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시 주석은 지난 1월 2일 연설에서, 중국과 타이완의 통일은 반드시 이뤄져야 할 역사의 정도라고 주장했는데요. 그러면서 필요하다면, 통일을 방해하는 외부 세력에 대해 무력을 사용할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차이잉원 총통은 타이완의 독립을 추구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차이 총통은 지난 2016년 타이완 역사상 최초의 여성 총통으로 선출되면서 국제사회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는데요. 하지만 차이 총통 취임 후 중국과 타이완 관계는 줄곧 악화 일로를 걸었습니다. 중국은 타이완 주변 해역이나 상공에 전투기와 함정을 출동시켜서 타이완을 위협하는가 하면, 타이완과의 국교를 맺고 있는 나라들을 압박해 단교하도록 하고 있는데요. 현재 타이완과 국교를 맺은 나라는 불과 17개 나라에 불과합니다.
진행자) 만약 차이잉원 총통이 재선에 성공한다면 중국과 타이완 관계가 더 악화할 수도 있겠군요.
기자) 그럴 가능성이 많은데요. 하지만 총통 선거가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타이완 매체 'TVBS'가 21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지금 당장 총통 선거가 실시된다면 차이잉원 총통은 겨우 16% 지지밖에 얻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차이 총통이 무소속의 '커원저' 타이베이 시장과 국민당의 '한궈위' 가오슝 시장과 맞붙는 상황을 가정해서 조사를 벌인 건데요. 두 시장은 각각 30% 이상 얻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타이완 독립에 대한 타이완 주민들의 의견은 어떻습니까?
기자) 타이완 정부 여론 조사에 따르면, 타이완 주민 70% 이상이 현 상태를 유지하거나, 중국으로부터 완전히 분리되는 것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