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중국과 러시아 등 적대 국가들이 손잡는 가운데 국제 사회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줄어들 수 있다고 미국 정보 수장들이 경고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소유 시설에서 불법 체류자를 고용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이는 가운데, 트럼프그룹이 고용자격 전자확인 제도 사용을 확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2017년에 발생한 라스베이거스 총격 난사 사건 수사가 범행 동기를 밝히지 못한 채 종결됐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장차 국제무대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줄어들 수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 국가정보국(DNI)이 매년 발간하는 ‘전 세계 위협 평가’ 보고서에 담긴 내용인데요, 29일 이에 관해 열린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서 댄 코츠 DNI 국장은 미국이 힘든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러시아와 중국, 북한, 이란 등 4대 적대국들과 함께 테러단체와 범죄 조직, 또 빠르게 발전하는 기술과 기후변화, 이주민 문제 등 많은 문제를 다뤄야 한다는 겁니다.
진행자) 여러 문제가 있는데, 어떤 문제를 우선순위에 올려놓아야 할까요?
기자) 그게 바로 힘든 일이라고 코츠 국장은 지적했는데요. 어떤 것이 더 큰 위협인지 우선순위를 정하는 일이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다는 겁니다. 코츠 국장은 국내외에서 상당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며, 반드시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코츠 국장은 16개 미국 정보기관을 관장하는데요, 이날 청문회에는 코츠 DNI 국장 외에 지나 해스펠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 크리스토퍼 레이 연방수사국(FBI) 국장 등 정보 수장 5명이 출석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직면하고 있는 위협, 어떤 것들이 있는지 보고서 내용을 좀 더 구체적으로 들여다볼까요?
기자) 네, 올해 ‘전 세계 위협평가’ 보고서는 무엇보다 중국과 러시아의 결탁을 큰 위협으로 지적했습니다. 두 나라가 1950년대 중반 이후 그 어느 때보다도 함께 발맞춰 나가고 있다는 건데요,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이 일방주의로 흐른다고 보고 있고, 이 같은 상황을 기회로 이용하려 한다는 겁니다. 정보 수장들은 유럽에서 이미 이 같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미국의 전통적인 동맹국들이 미국의 역할에 의문을 품고 새로운 동반자를 고려하는 가운데 중국과 러시아가 그 틈을 비집고 들어가려 한다는 겁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America First’,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고 있고, 유럽 국가들과 미국의 집단 안보방위 체제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여러 차례 비판하기도 했는데요, 무역 균형이라든가 방위비 분담금 증가를 요구하고 있지 않습니까? 혹시 이와 관계가 있는 건가요?
기자) 이날 청문회에서 정보 수장들이 ‘미국 우선주의’나 트럼프 행정부 정책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동맹국들은 안보와 무역 분야에서 미국의 정책이 변화하고 있다고 보고 있고, 이에 대응해 미국에 대한 의존을 줄이기 위해 이미 노력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상황을 중국과 러시아가 이용하려 한다는 건데요, 두 나라가 어떤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는 겁니까?
기자) 먼저 중국을 보면요, 민주주의 가치와 제도에 대한 대안으로 중국이 독특한 혼합 방식을 제시하고 있다고 코츠 국장은 설명했습니다.
[녹취: 코츠 국장] “In its efforts to diminish U.S. influence and extend its own economic political and military reach Beijing will seek to tout a distinctly Chinese…”
기자) 독재자가 이끄는 전제정치와 서방식 자본주의를 결합한 제도를 개발 모델로 내세우고 있다는 건데요, 이를 통해 국제 사회에 대한 영향력을 키우려 한다는 겁니다. 반면에 러시아는 중동과 아프리카, 동남아시아에서 무기 판매와 에너지 개발 사업 등을 이용하고 있다고 코츠 국장은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이번에는 북한의 위협을 볼까요?
기자) 미국 정보 수장들은 북한 문제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그간 발언과는 좀 다른 견해를 나타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비핵화 문제에서 큰 진전을 이뤘다고 말하고 있지만, 코츠 국장은 북한이 핵무기를 모두 포기할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북한에서 완전한 비핵화에 부합하지 않는 활동이 벌어지고 있다는 겁니다. 지나 해스펠 CIA 국장도 이날(29일) 청문회에서 북한이 미국에 직접적인 위협이 될 수 있는 장거리 핵미사일 개발에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란의 경우는 어떻습니까?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핵 합의 탈퇴를 선언하고, 이란에 대한 제재를 부활했는데요?
기자) 해스펠 국장은 이란이 현재는 기술적으로 이란 핵 합의를 따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의 새로운 제재에 따라, 이란의 핵 합의 준수 의지가 약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동시에 이란이 중동에서 미국에 좀 더 압력을 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는데요, 이란의 지원을 받는 시아파 민병대가 이라크 주둔 미군에게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진행자) 다른 국가들이 미국에 어떤 위협을 주는지 살펴봤는데요, 그밖에 또 어떤 위협이 있습니까?
기자) 테러 단체인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IS 역시 여전히 위협이 되고 있다고 정보 수장들은 지적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IS를 격퇴했다며, 시리아 주둔 미군을 철수시킨다고 발표했는데요, 댄 코츠 DNI 국장은 IS를 격퇴하긴 했지만, 다시 일어서겠다는 이들의 결의를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습니다. IS는 이라크와 시리아에 수천 명의 전사를 거느리고 있고, 여전히 미국에 위협이 되고 있다는 겁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 비상사태 선포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불법 이주자들이 미국에 큰 위협이 된다고 말하고 있는데요, 정보 당국자들 견해는 어떻습니까?
기자) 이날 청문회에서 정보 수장들이 남부 국경의 위협을 직접 거론하진 않았습니다. 다만 코츠 DNI 국장은 높은 범죄율과 경제적 문제 때문에 엘살바도르와 과테말라, 온두라스에서 미국으로 오려는 이주민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기후변화에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미국 정보 수장들은 기후변화가 중대한 안보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는데요, 기후변화 때문에 자원경쟁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겁니다. 또 러시아 등 다른 나라가 내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 개입하기 위해 새로운 전술을 들고나올 것이란 관측도 나왔습니다.
진행자) 이날 청문회에서 이란이나 북한, 환경, 불법 이민자 문제 등 트럼프 대통령 견해와는 좀 다른 얘기가 많이 나온 것 같은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이 30일, 정보기관 분석을 반박하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는데요, 정보 관계자들이 이란의 위험에 대해 매우 수동적이고 순진한 것 같다며, 잘못 생각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란이 지난주에도 로켓 시험 발사를 하는 등 잠재적으로 위협과 갈등 요소가 되고 있다며, 이란을 조심해야 한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소유하고 있는 기업이죠? 트럼프기업(Trump Organization)이 고용자격 전자확인 제도(E-Verify)를 확대한다고 하는데, 무슨 얘기입니까?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의 차남인 에릭 트럼프 씨가 29일 밝힌 내용인데요, 트럼프기업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에릭 트럼프 부회장은 가능한 한 빠른 시일 안에 트럼프기업 산하 모든 시설에서 이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워싱턴포스트 신문에 말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기업이 여러 골프장과 호텔을 소유하고 있죠?
기자) 맞습니다. 에릭 트럼프 씨는 먼저 골프장에 전자확인 제도를 도입하고, 점차 호텔 등 다른 시설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는데요, ‘이베리파이(E-Verify)’라고 하는 전자확인 제도는 어떤 사람이 합법적인 신분인지 아닌지, 연방 정부 전산망을 통해 확인하는 제도입니다.
진행자) 에릭 트럼프 씨가 왜 이런 말을 하게 된 겁니까?
기자) 트럼프그룹 소유 시설에 고용된 노동자들 가운데 불법 체류자가 있다는 보도가 나왔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12월, 뉴욕타임스 신문은 일부 불법 체류 여성이 뉴저지주에 있는 트럼프 대통령 소유 골프장에서 여러 해 동안 일해왔다고 보도했는데요, 회사 측에서 불법 체류자란 사실을 알고 있었고, 가짜 신분증을 만들어주기도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불법 이민자에 대해서 매우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그래서 위선이라는 비난이 나왔는데요, 이런 가운데 지난 주말 워싱턴포스트 신문은 불법 체류자 수십 명이 트럼프 소유 시설에서 해고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고용자격 전자확인 제도, 널리 사용되고 있는 제도인가요?
기자) 미국 50개 주 가운데 22개 주에서는 이 제도 사용이 의무입니다. 또 연방 계약직을 채용할 때도 반드시 ‘이베리파이(E-Verify)’를 통해 신분을 확인해야 하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운동 당시 이 제도 이용을 적극적으로 권장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에릭 트럼프 씨에 따르면, 지금까지 트럼프그룹은 일부 시설에서만 이를 이용했습니다.
진행자) 불법 이민자를 고용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어떻게 해명했습니까?
기자) 일부 노동자들이 가짜 서류를 제시하는 등 신분 확인에 어려움이 있다면서, 이는 트럼프그룹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미국 이민제도에 문제가 있으니, 신속히 해결해야 한다는 겁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혹시 이 문제를 언급했습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29일 워싱턴포스트 신문과 인터뷰를 했지만, 이 문제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불법 이민자들을 거론하며 미국 이민제도를 바꿀 필요성을 강조했는데요, 다른 나라 사람들이 미국에 들어와 일하는 것은 환영하지만, 합법적으로 미국에 들어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불법 이민자들을 막기 위해 멕시코와의 국경에 장벽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관련 예산 57억 달러를 요구하면서 미국 연방 정부 업무가 일시 정지되는 셧다운이 35일 동안이나 계속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이 문제 해결을 위해 공화당과 민주당 대표들이 협상하고 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이들 의원이 국경 장벽이나 물리적 장애물 건설을 논의하지 않는다면, 시간 낭비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중남미 이주민 행렬인 캐러밴 3개가 미국으로 오고 있다면서, 장벽 건설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라스베이거스 총격 사건이 일어난 지 15개월이 다 됐는데요, 관련 수사가 종결됐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29일, 라스베이거스 총격 난사 사건 수사를 종결한다고 발표했습니다. 2017년 10월 1일에 발생한 이 사건으로 모두 58명이 숨지고 800명 이상이 다쳤는데요, 미국 현대 역사상 최악의 총기 사건으로 기록됐습니다.
진행자) 범인이 현장에서 자살했는데요, 범행 동기가 밝혀졌습니까?
기자) 아니오, 여전히 오리무중입니다. FBI가 확실한 동기를 밝혀내지 못한 채 수사를 종결한 건데요, FBI 보고서에 따르면, 범인 스티븐 패독 씨는 다른 총기 난사범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합니다. 스트레스와 자살 충동 등 여러 복합적인 문제를 안고 있었다는 겁니다.
진행자) 이 사건이 테러 단체와는 관계가 없다고 하죠?
기자) 네, 패독 씨가 어떤 사상적, 정치적 신념에 따라 범행을 했다는 증거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FBI는 패독 씨가 당시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쇠퇴하고 있었고, 경제적으로도 점점 힘들어지는 상황이었다고 지적했는데요, 패독 씨가 살아서 탈출할 계획을 전혀 세우지 않았다며, 스스로 생의 마지막을 통제하려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패독 씨가 자살하고 싶었다는 건데, 왜 그렇게 다른 많은 사람의 목숨까지 빼앗은 건가요?
기자) FBI는 패독 씨가 대규모 총격 사건을 벌임으로써 명성을 얻으려 한 것 같다고 추측했습니다. 특히 아버지를 닮고 싶어 한 것 같다고 지적했는데요, 패독 씨의 아버지 벤저민 패독은 유명한 은행강도로 1970년대 FBI 10대 현상수배범 명단에 올랐던 인물입니다.
진행자) 당시 상황을 되돌아보면요, 도박의 도시로 유명한 라스베이거스에서 대형 음악공연이 벌어지고 있었는데요, 갑자기 인근 호텔에서 총알이 날아왔죠?
기자) 맞습니다. 패독 씨가 유명 카지노 호텔 만달레이베이 32층 객실에 소총 여러 개를 설치해놓고 총격을 가한 건데요, 갑자기 날아든 총알에 공연장이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패독 씨가 도박을 즐겼고 범행 장소로 만달레이베이 호텔을 택하긴 했지만, 특정 카지노나 호텔에 불만이 있었던 건 아니라고, FBI는 말했습니다. 또 당시 음악공연이나 공연 관계자를 겨냥한 것도 아니라고 합니다.
진행자) 라스베이거스 총기 난사 사건이 일어난 뒤 미국에서 총기 규제 목소리가 커졌는데, 실제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요?
기자) 범프스탁(bump stock) 금지를 한 가지 변화로 꼽을 수 있겠습니다. 미국에서 자동소총은 불법이지만, 반자동소총은 합법적으로 살 수 있는데요, 반자동소총에 범프스탁을 부착하면, 자동소총 같은 효과를 냅니다. 총알이 매우 빠르게 발사되는 건데요, 패독 씨가 이 범프스탁을 이용했기 때문에 짧은 시간 많은 희생자가 나왔다고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건 직후 범프스탁을 금지하겠다는 뜻을 나타낸 바 있습니다.
진행자) 범프스탁 판매와 소유가 벌써 금지된 건 아니죠?
기자) 아직 아닙니다. 3월 말부터 시행에 들어가게 되는데요, 범프스탁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들은 그전까지 당국에 넘기든지, 아니면 더는 사용이 불가능하게 만들어서 인증 받아야 합니다. 한편, 미국 총기 옹호 단체들은 이 조처에 불만을 표시하면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서 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