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과도정부 수반을 자임한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에 대한 사면 가능성을 밝혔습니다.
과이도 의장은 어제(24일) 미국의 스페인어 방송 ‘유니비전’과 인터뷰에서 "누구든지 베네수엘라의 헌정 질서를 되돌리는 데 도움을 줄 경우 사면을 고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같은 발언에 대해 `AP' 통신 등은, 마두로 대통령의 하야를 전제로 더 이상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의사를 공표한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과이도 의장은 지난 23일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열린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서, 마두로 대통령이 행사하던 국가원수 권한을 인수한다고 선언했습니다. 그러면서, 과도정부 수반으로서 자유투표를 실시해 헌정 질서를 회복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같은 선언 직후, 미국과 캐나다, 유럽연합(EU), 아르헨티나, 콜롬비아 등은 과도정부를 인정했습니다.
미국은 이어서, 과도정부를 도울 계획을 공개했습니다.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은 어제 미주기구(OAS) 회의에서 "극심한 경제난을 겪는 베네수엘라에 2천만달러 규모 인도적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같은날 유엔 주재 미국 대표부는 안전보장이사회를 소집해 베네수엘라 문제를 논의하자고 요구했습니다.
반면 중국과 러시아는 마두로 정권에 대한 지지를 밝혔습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베네수엘라 정부의 독립과 안정을 수호하기 위한 노력을 지지 한다"며 "외부 세력의 내정 간섭을 반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베네수엘라 정권 찬탈 시도를 국제법 기초와 원칙을 훼손하는 것으로 간주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프란치스코 로마 가톨릭 교황은 베네수엘라 상황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으며, 고통받고 있는 국민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교황청이 밝혔습니다.
마두로 대통령은 지난해 조기 대선을 치러, 이달 초 두 번째 임기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야당 유력 후보들의 출마를 봉쇄하고, 유령 유권자를 동원하는 등 불법· 부정 선거라는 논란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이에 앞서, 마두로 대통령과 여당 측은 지난 2015년 총선에서 진 뒤, 국회를 대체하는 ‘제헌의회’를 출범시켰습니다. 미국과 서방 주요 국가들은 마두로 정권이 민주주의를 파괴했다며 경제 제재에 돌입했습니다.
VOA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