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국경 장벽과 관련해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할 가능성을 거듭 내비쳤습니다. 일부 언론은 백악관이 육군 공병단의 재해 복구 기금을 전용하는 방안을 고려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 씨가 다음 달 연방 의회에서 증언합니다. 미국 출산율이 계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최신 보고서 내용,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국가 비상사태 선포 얘기가 계속 나오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10일 미국 남부 텍사스주의 국경 지대를 방문했는데요, 국경 장벽을 건설하기 위한 예산을 받지 못하면,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할 수 있다고 거듭 밝혔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Well, we can declare a national emergency…”
기자) 그럴 필요가 없어야 하지만,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할 수 있다는 건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불법 이민자에 살해된 희생자를 거론하면서 국경 장벽이 필요하다는 것은 상식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텍사스로 떠나기 전에 백악관에서도 같은 얘기를 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대통령인 자신에게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할 절대적인 권한이 있다고 기자들에게 말했는데요, 법률 전문가들이 이를 확인했다는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과 타협하는 쪽을 선호하지만, 필요하면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겠다고 강조했는데요, 10일 저녁 폭스뉴스 방송과 인터뷰에서도 이런 입장을 다시 확인했습니다.
진행자)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면 어떻게 되는 겁니까?
기자) 백악관은 연방 의회를 거칠 필요 없이, 이미 승인된 국방부 예산을 이용해 국경 장벽을 건설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멕시코 국경을 통해 범죄자들이 밀입국한다며 국가 위기 상황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런 견해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은데요,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할 경우, 대통령 권한 남용으로 소송을 거는 방안을 고려중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어떤 식으로 국방부 예산을 이용한다는 건가요?
기자) 백악관이 육군 공병단에 재난 복구 예산을 장벽 건설 용도로 전용하는 방안을 강구하라고 지시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는데요, 지난해 의회가 책정한 육군 공병단 예산에는 푸에르토리코 등 재해 지역 복구를 위한 140억 달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푸에르토리코는 지난 2017년에 허리케인 마리아로 큰 피해를 본 바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10일 국경 지역을 방문했는데, 어떤 일정을 소화했나요?
기자) 국경순찰 초소를 방문하고, 현지 요원들이 압류한 불법 마약과 무기를 둘러봤고요, 불법 이민자에게 살해된 희생자 유족을 만났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장벽의 중요성을 강조했는데요, 불법 이민자들에 의해 마약 밀반입과 인신매매 등 많은 범죄가 일어나고 있으며, 국경에 장애물을 세우지 않으면,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도 남부 국경에 위기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장벽을 세워야 한다고 거듭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연방 정부 셧다운(shutdown), 부분 폐쇄 사태가 벌어진 지 3주가 됐죠?
기자) 그렇습니다. 11일로 21일째입니다. 국경 장벽 건설 예산으로 50억 달러 이상을 요구하는 트럼프 대통령, 장벽은 비도덕적이고 효과가 없기 때문에 한 푼도 줄 수 없다고 맞서는 민주당, 이렇게 양측이 서로 입장을 굽히지 않으면서 이번 셧다운 사태가 길어지고 있는데요, 12일이면 미국 역사상 가장 긴 셧다운 기록을 세우게 됩니다. 현재 80만 명에 달하는 연방 공무원이 강제 무급 휴가 상태에 있거나, 급여를 받지 못한 채 일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과 연방 의회 지도부가 여러 차례 만났지만, 견해 차이를 좁히지 못했는데요, 현재 협상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기자)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10일 연방 의회를 방문하는 등 협상을 계속했지만, 아무런 결실을 거두지 못했습니다. 공화당 소속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이 나서서 초당적인 법안을 추진했는데요, 장벽 예산과 ‘다카(DACA)’를 연계하는 안인데, 충분한 지지를 끌어내지 못했습니다.
진행자) ‘다카’라면 전임 바락 오바마 대통령 때 나온 정책이죠?
기자) 맞습니다. 어렸을 때 부모와 함께 불법으로 미국에 들어온 청년들의 체류 신분 문제를 해결해주는 정책인데요, 트럼프 행정부가 이를 폐지한다고 발표하면서 현재 소송에 걸려 있습니다. 다카와 장벽 예산을 연계하는 안이 실패로 돌아가자 그레이엄 의원은 이제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그레이엄 의원] “We need to do something. I mean we need to have an end game…”
기자) 국가 비상사태가 이런 상황을 끝낼 수 있는 방법이라면 선포해야 한다는 겁니다. 그 방법을 써보고 안 되면 다른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그레이엄 의원은 말했는데요, 아무것도 안 하고 있으면, 모두에게 해를 끼치게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펜스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다카 문제는 법정에서 해결하는 안을 선호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면 셧다운이 끝나는 겁니까?
기자) 확실하지 않습니다. 지출안 협상에서 걸림돌이 되고 있는 장벽 예산 문제가 해결되니까, 트럼프 대통령이 법안에 서명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데요, 하지만 민주당이 소송을 걸어서 국방부 예산 전용을 막는다면, 셧다운이 계속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 며칠 상황을 살펴본 뒤, 결정을 내리겠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다보스포럼에 불참한다고 발표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 정부 셧다운 사태 때문에 올해 다보스포럼에 참가하지 않기로 했다고 10일 트위터를 통해 밝혔습니다.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다보스포럼은 각국 정상과 주요 기업 대표 등이 모여 정치·경제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인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22일부터 25일까지 열리는 올해 회의에 참석해 왕치산 중국 국가부주석과 미-중 무역분쟁 등을 논의할 계획이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두 번째 소식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를 지낸 마이클 코언 씨가 연방 의회에 나온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코언 씨 측은 10일 성명을 통해 연방 의회 공개 청문회에서 증언한다고 밝혔습니다. 코언 씨는 의회에 나가 그동안 있었던 일들에 관해 완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답변을 할 기회를 얻게 된 것을 특권으로 생각한다며, 이를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코언 씨 청문회, 언제 열립니까?
기자) 다음 달 7일, 하원 정부개혁감독위원회에서 열립니다. 지난해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다수당 자리를 탈환하게 따라, 정부개혁감독위원회 위원장을 맡게 된 일라이자 커밍스 의원은 미국인들이 코언 씨 얘기를 들을 기회를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커밍스 위원장] “I think people need to, the American people will have an opportunity to hear from him…”
기자) 이번 청문회는 미국인들을 대표하는 민주, 공화 하원의원들이 코언 씨에게 질문할 기회도 된다는 건데요, 미국인들은 그들의 표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라면서, 투명성을 위해 공개 청문회로 진행하기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커밍스 의원은 또 트럼프 대통령 일가가 운영하는 기업인 트럼프 그룹과 백악관에 관련 서류를 제출할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다른 위원회도 코언 씨 증언을 듣길 바란다고요?
기자) 네, 러시아 스캔들을 조사하고 있는 하원 정보위원회 애덤 쉬프 위원장은 비공개 청문회에서 코언 씨 증언을 듣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러시아 스캔들은 트럼프 대통령 측과 러시아가 지난 대선 기간에 공모했다는 의혹을 말하는데요, 로버트 뮬러 특별 검사가 관련 수사를 이끌고 있습니다.
진행자) 코언 변호사가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기 시작한 게 트럼프 대통령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고 주장한 여성들 때문이죠?
기자) 맞습니다. 2016년 대선 당시 코언 변호사가 이들 여성의 주장이 일반에 알려지는 것을 막는 일에 관여한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코언 변호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사실을 알고 있었고, 직접 지시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 여성과 관계를 맺은 일도 없고, 코언 변호사에게 불법 행위를 지시한 일도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코언 변호사가 탈세 등 개인적인 문제로 기소돼서 징역형을 선고 받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지난달 12일, 세금사기와 선거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징역 3년 형을 선고 받았는데요. 특검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와 관련해 위증 혐의도 받았습니다. 연방 의회에 거짓 증언을 했다는 혐의였는데요, 코언 변호사는 형량을 낮추기 위해 유죄를 인정하는 ‘플리바게닝(plea bargaining)’, ‘사전형량조정’ 제도에 응해 특검에 협조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상황이 이렇다 보니, 코언 씨 청문회에 많은 관심이 쏠리지 않을까 싶은데요, 코언 씨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강한 불만을 나타내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코언 씨는 지난달 징역형을 선고 받은 뒤 가진 ABC 방송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진실을 말하지 않는다며 비난했습니다. 코언 변호사는 한때 트럼프 대통령을 위해 대신 총에 맞을 수도 있다고 말할 만큼, 충성하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자신은 충성을 다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가족을 비난했다고 말했습니다. 코언 변호사는 오는 3월 6일에 형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미국 여성들의 출산율이 낮아서 문제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여성들의 출산율이 계속 떨어지면서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10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2017년에도 합계출산율이 인구 대체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보고서는 2017년에 발급된 출생 증명서를 토대로 했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출산율이 어느 정도인데 그렇습니까?
기자) 지난 2017년에 미국에서 태어난 아기의 수는 385만 명을 약간 웃돌았는데요, 합계출산율로 계산하면 여성 1천 명당 1천760명 수준이었습니다. 현 인구를 대체하기 위해서는 1천 명당 2천100명 수준이 돼야 하는데요, 인구 대체 수준에 16% 정도 모자라는 겁니다. 참고로 합계출산율은 여성 1천 명이 가임 기간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말합니다.
진행자) 인구 대체 수준 이하로 떨어진 게 이번이 처음인가요?
기자) 아닙니다. 미국 출산율은 1971년 이후 거의 매년 인구 대체 수준 이하였습니다. 지난 2014년에서 2016년에 이르는 기간만 봐도 여성 1천 명당 1천800명대에서 계속 감소세를 보였는데요. 2017년에는 1천700명대 중반으로 뚝 떨어진 겁니다.
진행자) 이렇게 미국에서 출산율이 계속 떨어지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CDC 측이 보고서에서 그 이유를 설명하진 않았는데요, 전문가들은 여러 복합적인 요인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먼저 여성의 사회적 역할이 커졌다는 점을 지적하는데요, 직업을 갖고 사회 활동을 하는 여성이 늘면서 결혼과 출산을 미루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겁니다.
진행자) 실제로 여성들이 결혼하는 나이나 출산 연령이 올라가는 추세죠?
기자) 네, 직장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나서 아기를 가지려고들 하는데요, 계속 미루다 보면 여성들의 나이가 너무 들어서 임신과 출산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또 일하는 여성들은 아이를 낳더라도 적게 낳는 경향이 있습니다.
진행자) 그밖에 또 어떤 이유가 있을까요?
기자) 피임 기구의 발달로 원하지 않는 임신을 피할 방법이 늘어났다는 점, 또 10대 출산율이 내려간 것도 주요 원인 중의 하나로 꼽힙니다. 15살에서 19살 사이 10대 여성의 출산율은 1990년에 1천 명당 거의 60명에 달했는데요, 2016년에는 약 20명으로 크게 줄었습니다.
진행자)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 거네요?
기자) 맞습니다. 피임 도구의 발달과 성교육을 제공하는 학교가 늘고 있는 점이 주요 이유로 꼽힙니다.
진행자) 이번 보고서 내용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볼까요?
기자) 네, 이번 CDC 보고서는 미국 내 50개 주와 수도 워싱턴 D.C., 이렇게 지역별로 합계 출산율을 분석했는데요, 중북부 사우스다코타주가 1천 명당 약 2천230명으로 가장 높았고요, 그 다음이 서부 유타주였습니다. 1천 명당 2천120명으로 나타났는데요, 인구 대체 수준 이상을 보인 곳은 이 두 주뿐이었습니다. 반면에 가장 낮은 곳은 워싱턴 D.C.로 1천 명당 1천420명이었습니다.
진행자) 왜 이렇게 지역별로 차이가 나는 거죠?
기자) 전문가들은 교육 수준의 차이, 또 일자리 등을 잠재적인 요인으로 지적했습니다. 수도 워싱턴 D.C. 외에도 교육 수준이 높고 일자리가 많은 미국 동북부, 서부 캘리포니아주 등의 출산율이 낮았고요, 경제가 좋지 않은 중서부 지역의 출산율은 비교적 높았습니다.
진행자) 혹시 인종에 따라 출산율에 차이가 있는지요?
기자) 있습니다. 백인 여성 기준으로 봤을 때 출산율이 인구 대체 수준에 미친 곳은 한 주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흑인 여성의 경우에는 12개 주, 중남미계 히스패닉 여성의 경우에는 29개 주가 인구 대체 수준을 넘어섰습니다. 그러니까 흑인이나 중남미계 여성의 출산율이 백인 여성보다 훨씬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서 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