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 북한 핵 문제와 관련한 주변국들의 움직임이 급속도로 빨라지고 있습니다. 미국과 북한의 비핵화 협상 교착 상태에 미칠 영향이 주목됩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새해 벽두에 김정은 위원장이 중국을 전격 방문한 것을 보면, 올해도 한반도를 둘러싼 정상외교가 상당히 속도를 낼 것 같은데요?
기자) 맞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오늘(8일)로 35번째 생일을 맞았는데요, 생일을 베이징에서 보낼 정도로 외교 행보의 속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북 핵 문제를 둘러싼 당사국들의 정상외교가 올해도 가파르게 진행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는데요. 이런 상황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로 촉발됐습니다.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2차 정상회담에 대한 바람을 밝히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에 적극 호응하고 나선 겁니다. 김 위원장의 이번 중국 방문도 미-북 간 2차 정상회담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이 미-북 정상회담과 어떤 관계가 있는 건가요?
기자)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에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지지와 지원을 다시 확인할 필요성을 강하게 느꼈을 것으로 보입니다. `단계적, 동시적’ 비핵화와 제재 해제에 대한 시 주석의 지지를 토대로 미국을 압박하겠다는 겁니다. 무엇보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2차 정상회담을 앞두고 시 주석의 조언을 구하는 한편, 굳건한 북-중 연대를 과시하려는 의도가 큰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지난해를 보면,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과 시진핑 주석의 만남을 긍정적으로 보지 않던데요?
기자) 시 주석을 만난 뒤 김 위원장이 비핵화에 대한 태도가 변했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지적이었습니다. 이른바 `중국 배후론’을 제기한 것이었는데요, 이번에는 사정이 다를 수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시 주석과 만나 북한 문제에서 100% 협력하기로 합의한 바 있습니다. 합의대로라면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이 김정은 위원장을 설득해 비핵화에 좀더 적극 나서도록 할 것으로 기대할 겁니다.
진행자) 김정은 위원장의 이번 방문은 신년사에서 밝힌 평화체제 문제와도 관계가 있지 않을까요?
기자) 그렇습니다. 김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중국을 비롯해 미국과 남북한이 참여하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올해 외교 목표로 제시했습니다. 미국과의 종전 선언과 평화협정, 비핵화 협상이 진전을 이루지 못 하는 상황에서, 관련 논의를 중국이 참여하는 다자 협상으로 전환하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김 위원장의 이번 중국 방문으로 미뤄볼 때, 2차 미-북 정상회담이 가시권에 들어섰다고 볼 수 있을까요?
기자) 지난해 김정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싱가포르 정상회담 한 달 전에 시 주석을 만났습니다. 또 북-중 정상회담 직후에는 어김없이 폼페오 장관의 방북이 이어졌습니다. 이번에도 폼페오 장관이 조만간 평양 방문길에 오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머지않아 2차 정상회담 장소를 발표할 것이라고 한 만큼, 실무 차원의 최종 조율에 나서는 겁니다.
진행자) 미국과 북한의 비핵화 협상이 교착 상태에 있는 상황에서 실무회담 없이 정상회담이 열리면 성과를 담보하기 어려운 것 아닌가요?
기자) 그런 우려가 없지 않습니다. 하지만, 양측이 물밑접촉을 통해 비핵화와 상응 조치에 관한 입장차를 좁혔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정상 간 담판을 통해 `빅 딜’, 이른바 큰 틀의 합의를 추진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미국과 북한은 앞서 싱가포르 정상회담 때도 회담 일정을 발표한 뒤에 실무회담을 통해 막판 조율을 시도했었습니다.
진행자) 북-중 정상회담에 이어 미-북 정상회담이 열린다면,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도 머지않아 성사될까요?
기자) 네.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제재 문제에 대해 깊이 있게 논의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를 토대로 서울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남북 간 경제협력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입니다. 제재 문제에서 성과가 없더라도 김정은 위원장은 서울을 방문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를 통해 한국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남북 경협에 나서도록 압박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진행자) 시진핑 주석의 평양 방문도 이뤄질 텐데요?
기자) 시진핑 주석은 북-중 수교 70주년이 되는 올해 방북을 이미 확인한 만큼 시기만이 문제로 보입니다. 북한과의 관계 강화는 미국과 무역 분쟁을 겪고 있는 시 주석의 입장에서도 긴요합니다. 비핵화에 대한 협력을 대미 협상 카드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