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군이 시리아에서 전면 철수합니다. 8년째로 향하는 시리아 내전의 구도를 흔들, 중요한 결정으로 평가 받는데요. 미국 내외에서 격렬한 반응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가 국제 규범을 위반한 러시아인과 단체들을 제재했고요. 중국 정부가 세 번째 캐나다인 억류를 확인했습니다. 중국 정부가 미국이 새로 마련한 티베트 관련 법을 결연히 반대한다며 반발하고 나섰는데요. 이 소식 함께 보겠습니다.
진행자) 시리아 주둔 미군이 전면 철수한다고요?
기자) 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 시리아에서 이슬람 극렬무장단체 IS 격퇴전 승리를 선언하고, 병력 철수를 전격 발표했습니다. 인터넷 ‘트위터’에 영상 메시지를 올렸는데요.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시리아 철군 메시지] “And now it’s time for our troops to come back home. I get very sad when I have to write letters, or call parents, wives, and husbands of soldiers who’ve been killed fighting for our country”
기자) “이제 우리 군대가 돌아올 때가 됐다”고 철군을 공식화했는데요. 대통령으로서 “나라를 위해 싸우다 희생된 장병들의 가족에게 편지를 쓰거나 전화할 때마다 매우 슬펐는데, 이제는 우리가 IS와의 싸움에서 이겼기 때문에 그럴 일이 없어졌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내외에서 즉각 반응이 나오고 있다고요?
기자) 네. 우선 러시아가 적극적으로 환영하고 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0일 송년 기자회견에서, “미군의 시리아 주둔 필요가 사라졌다고 판단하고 철수를 결정한 데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말했는데요. 과연 “미국이 철수 결정을 실제로 이행할 지는 지켜볼 일”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러시아는 바샤르 알아사드 정부를 도와 시리아 내전에 깊숙이 관여해왔습니다.
진행자) 부정적인 반응도 있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중동지역에서 미국의 핵심 동맹인 이스라엘에서 당혹감을 나타냈는데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19일 “트럼프 대통령, 그리고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과 앞서 통화를 했다”며 “미국은 이 지역(중동)에서 이제 다른 방식으로 영향력을 발휘하겠다고 하더라”고 전했습니다. 현지 언론은 네타냐후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의 마음을 돌리려고 노력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고 소개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내에서는 어떻게 보고 있나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이 갑작스럽고, 놀랍다는 반응이 많습니다. 미 의회 여야 지도부와, 미군 지휘부도 사전에 이번 결정을 통보 받지 못한 것으로 주요 매체들이 전했는데요. 뉴욕타임스는 조셉 보텔 미 중부군 사령관 등이 철군에 거세게 반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습니다. CNN 방송은 “충격적인 결정이 다분히 트럼프답다”고 관련 기사 제목을 달았는데요. “시리아에서 영향력 싸움을 벌이던 러시아와 이란이 미국으로부터 선물을 받은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갑작스럽고 놀랍다는 여론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어떻게 생각합니까?
기자) 시리아 철군은 놀랄 일이 아니라고, 20일 다시 ‘트위터’에 적었습니다. 대선 후보 시절부터 수년 동안 미군 철수를 주장해왔다고 강조했는데요. “6개월 전에도 공개적으로 철수 문제를 제기했지만, 다른 의견을 받아들여 잔류를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에서 철군을 오래 전부터 주장해온 이유는 뭔가요?
기자) “미국은 중동에서 경찰이 되려 했지만, 얻은 것은 없고 고귀한 생명들을 잃기만 했다”고 이날(20일) ‘트위터’에서 강조했습니다. 게다가 “우리에게 감사하지도 않는 대부분의 사람들을 보호하는데 막대한 달러를 사용했다”고 지적했는데요. “과연 미국이 시리아에 영원히 있어야 할 것인가”라고 반문하면서, “싸울 필요가 남아있다면, 다른 나라들이 싸우게 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시리아에 미군이 몇 명이나 주둔하고 있습니까?
기자) 2천명 정도 소규모 지상군이 남아있는 상태인데요. 직접 전투에 참가하는 보병보다는, 시리아 현지 온건 반군을 훈련시키거나, 지역 안정화를 돕는 특수부대 병력이 주력입니다. 이들 미군 장병들은 IS와 싸우는 반군조직 ‘시리아민주군(SDF)’을 육성하는데 상당한 성과를 냈습니다.
진행자) 언제 철군이 완료되나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나 백악관이 철군 시점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진 않았는데요. 뉴욕타임스는 ‘30일 이내’, 로이터통신은 앞으로 ‘60일에서 100일’이 철군 완료 시점이라고 각각 전했습니다.
진행자) 미군이 철수하면, 시리아 내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기자) 앞서 전해드린 언론 분석처럼, 내전에 적극적으로 개입해온 러시아와 이란 등이 반사 이익을 볼 것으로 주요 매체들이 전망하는데요. 다만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시리아에서 미국의 “군사작전 종식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필요할 경우 언제든 다시 개입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가 러시아에 제재를 단행했군요?
기자) 네. “국제규범(international norms)을 지속적으로 위반한” 러시아의 개인과 단체에 미 재무부가 19일 제재를 가했습니다. 재무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러시아군 ‘정찰총국’(GRU) 전직 간부와 공작원 등을 제재 대상 목록에 추가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어떤 국제규범을 위반한 겁니까?
기자) 주로 ‘해킹’, 불법전산망 침입 활동이나 온라인 여론 조작인데요. 대상은 다양합니다.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 개입 사건에 연루된 업체 3곳과 개인 2명이 추가됐고요. 몬테네그로의 2016년 총선을 앞두고, 현지 정당 금전지원에 관여한 GRU 전직 간부 빅토르 알렉세예비치 보야킨도 제재 목록에 올랐습니다.
진행자) 미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 선거에 개입했던 러시아인들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또 다른 국제적 사건에 관여한 사람들도 있는데요. 올해 초 영국에서 발생한 러시아 이중스파이 출신 세르게이 스크리팔 씨 부녀 독살 기도 사건에 연루된 2명, 그리고 러시아 선수들의 올림픽 출전을 금지한 세계반도핑기구(WADA) 해킹을 시도한 4명 등 총 15명도 제재 대상이 됐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가 러시아를 상대로 제재하는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죠?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는 지난 2014년 우크라이나 영토인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한 일, 그리고 2016년 미국 대통령선거에 ‘해킹’ 등으로 개입한 일로, 이미 미국 정부의 다양한 제재를 받고 있는데요. 현재까지 러시아를 상대로 총 272명의 개인과 단체를 제재하고 있다고 19일 재무부는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 보겠습니다. 캐나다 국민 2명이 최근 중국에 억류돼서 외교 갈등을 빚고 있는데, 1명이 추가로 확인됐군요?
기자) 네. 세 번째 캐나다인 억류자가 중국에 있다고 19일 캐나다 정부와 언론이 밝혔지만, 중국 외교부는 “아는 바 없다”고 논평했었는데요. 다음 날인 20일, 이 같은 사실을 공식 확인했습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캐나다 공민 새라 맥아이버가 불법취업 혐의로 해당지방 공안으로부터 행정 처벌을 당했다”고 밝혔는데요. 어떤 행정 처벌인지에 대해서는 ‘행정 구류’, 그러니까, 단기간 유치장에 가둬두는 조치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당국이 왜 이렇게 잇따라 캐나다인들을 잡아들이고 있는 거죠?
기자) 우선, 정치적 배경은 없다고 중국 측은 설명했고요. 이번 맥아이버 씨 사례는 앞선 두 사람과는 성격이 다르다고 화춘잉 외교부 대변인은 강조했습니다. 구금 시기가 우연히 겹쳤을 뿐, 앞선 두 사람과 맥아이버 씨 사건을 같은 선상에 놓고 볼 문제는 아니라는 겁니다.
진행자) 앞선 두 사람과 이번 사례가 어떻게 다른가요?
기자) 다른 두 사람은 ‘국가안보 위해’라는 중대 범죄를 저질렀지만, 맥아이버 씨는 단순히 취업 규칙을 위반한 행정사범이라는 맥락으로 중국 외교부가 설명했습니다. 맥아이버 씨 사건에 대해서 캐나다 CTV방송은, “중국에서 교사로 일하다가 비자에 문제가 생겨 심문받고 구금된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앞선 두 사람의 억류 사례는 중국과 캐나다 사이 외교문제가 됐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10일, 외교관 출신으로 북한에 관한 심층보고서를 작성한 적이 있는 마이클 코프릭 씨와, 단둥에서 북한 주요 지역을 오가던 문화· 체육 교류 사업가 마이클 스페이버 씨가 각각 중국에 대한 ‘국가안보 위해’ 혐의를 받아 체포됐는데요. 앞서 지난 1일, 캐나다 밴쿠버 공항에서 미국 사법당국의 요청으로 체포됐던, 멍완저우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 사건에 대한 보복으로 해석됐습니다. 이 때문에 두 나라 외교당국 사이에 공방이 오갔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세 번째 억류자 새라 맥아이버 씨 사례를 앞선 두 사건과 연결짓지 말라는 게 중국 정부 입장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캐나다 정부도 이같은 시각에 동의했는데요.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19일 기자회견에서 맥아이버 씨 사건을 확인하면서, 앞선 두 사례와는 다르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캐나다 국민이 억류돼 있는 것은 마찬가지라, 이 사건 역시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인다”고 강조했는데요.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녹취: 트뤼도 캐나다 총리 회견] “We’re going to continue to defend them, stand up for them to ask for more information on charges for them being brought for….”
중국에 억류된 캐나다 국민들을 보호하는 데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트뤼도 총리는 말했는데요. 그들의 받고 있는 혐의가 어떻게 불거진 건지, 중국 측에 계속 정보를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캐나다 총리가 직접 나서면서, 중국과 캐나다, 두 나라 관계가 긴장되고 있는 모양새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두 나라는 최근 장관급 교류도 취소했는데요. 지난 17일부터 20일까지 3박4일 동안 중국을 방문하려던 멜라니 졸리 캐나다 관광부 장관이 계획을 접었습니다. 양국은 올해를 '캐나다-중국 관광의 해'로 지정하고 베이징에서 대대적인 기념행사를 진행할 예정이었는데요. 주무부처 장관이 방중을 취소하면서, 이 행사 역시 무산됐습니다. 또한 양국 국민들의 서로에 대한 감정도 나빠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두 나라 국민들의 감정이 어떻게 나빠지고 있나요?
기자) 특히 중국에서 ‘반캐나다 감정’이 고조되는 게 두드러지는데요. 캐나다 물건과 기업에 대한 불매운동이 주요 도시에서 퍼지고 있습니다. ‘캐나다 구스(Canada Goose)’라는 겨울 외투를 파는 유명한 회사가 있는데요. 베이징 번화가 싼리툰에서 예정했던 내륙 1호 매장 개업을 지난 14일, 돌연 연기했습니다. 캐나다 구스 측의 이 같은 결정에 앞서, ‘웨이보’를 비롯한 중국어 인터넷 사회연결망(SNS)에는 ‘캐나다 구스를 퇴출시켜야한다’는 주장이 빠르게 퍼졌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중국 정부가 미국의 새 티베트 법을 반대하고 나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 '티베트에 대한 상호접근 법안'에 서명했는데요. 중국 정부가 결연히 반대한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중국 외교부는 20일, 미국 정부의 새 티베트 법은 내정간섭으로, 양국 관계에 심각한 해를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의 새 티베트 법,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새 티베트 법은 티베트 방문을 규제하는 데 책임이 있는 중국 관리들의 미국 방문을 금지함으로써 미국 외교관들과 다른 고위 관리, 언론인, 미국인들이 티베트를 더 많이 방문할 수 있도록 장려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진행자) 현재 외국인이 티베트를 방문하려면 중국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모든 외국인은 티베트에 들어가려면 중국 당국의 특별 허가를 받아 티베트를 들어갈 수 있고요. 대부분은 관광객들로, 엄격한 감시 속에 단체 행동을 해야 하는 게 대부분입니다. 그리고 외국 외교관이나 언론인들의 티베트 방문이 허용되는 건 극히 드뭅니다.
진행자) 그런데 중국이 미국의 법을 내정 간섭이라고 주장하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중국은 1950년 군대를 보내 티베트를 무력 침공한 후 자치구를 만들고 지금까지 지배하고 있습니다. 당시 중국은 이를 평화적 해방이라고 주장했는데요. 이후 티베트 정부는 1959년 민중 봉기 실패 후 인도로 망명해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를 중심으로 간신히 명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달라이라마를 티베트 분리를 조장하는 위험한 인물로 간주하고, 압박의 수위를 높여왔는데요. 내년이면 인도에 티베트 망명정부가 수립된 지 60주년이 됩니다.
진행자) 하지만 지금 티베트에서는 끊임없이 분리 독립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2008년 3월, 티베트 승려들을 중심으로 한 분리 독립 요구를 중국 정부가 무력 진압하면서 대규모 유혈 폭력사태로 비화했는데요. 이후 중국 정부는 티베트와 이웃 신장 위구르 지역 등 소수 종족 자치 지역에 대한 감시와 단속을 강화했습니다. 국제 인권단체들은 중국 정부가 이들 소수 민족의 인권을 탄압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는 이런 비판을 받아들이지 않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0일 정례 브리핑에서, 티베트는 중국의 일부라고 강조하면서 외국인들에게 티베트의 문도 열려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 2015년 이후 지금까지 티베트를 방문한 미국인이 4만 명이라는 점이 이를 입증한다고 주장했는데요. 화 대변인은 다만, 현지 상황을 고려해 정부가 외국인 입국 문제를 다루는 것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며 이해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의 새 법은 티베트 분리주의자들에게 전적으로 잘못된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화 대변인이 이번 일로 양국 관계가 나빠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고요.
기자) 네, 현재 미국과 중국은 무역 전쟁과 멍완저우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 체포 건 등으로 껄끄러운데요. 화 대변인은 양국의 관계가 이 일로 더 악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티베트 문제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고 내정간섭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는데요. 그렇지 않으면 미국은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직설적으로 말했습니다.
진행자) 티베트 인권단체가 미국의 새 법과 관련해 성명을 내놨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워싱턴에 본부를 두고 있는 '티베트를 위한 국제캠페인(ICT)'은 미국의 새 법은 중국의 티베트 정책에 맞서는 영향력 있고 혁신적인 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ICT는 또 성명에서, 미국은 중국 정부가 미국과 티베트인을 차별할 때 얻게 될 결과를 깨닫게 만들었다며, 다른 나라도 따라 할 수 있도록 길을 훤히 비쳤다며 환영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