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미 연방 상원이 연방 정부 부분 폐쇄를 피하기 위한 임시 지출안을 통과시켰습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 지출안에 서명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중앙은행이 트럼프 대통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기준금리를 0.25%P 또다시 인상했습니다. 교통 체증을 피하기 위한 지하 고속터널 모델이 공개된 소식, 이어서 전해드립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연방 의회가 또다시 임시 지출안을 추진하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연방 상원이 19일 긴급 임시 지출안을 승인했습니다. 내년 2월 8일까지, 7주 동안 정부를 운영하기 위한 지출안입니다.
진행자) 현 지출안이 21일 자정에 만료되는데, 혹시 정부 폐쇄 사태가 일어난다고 해도 모든 부서가 영향 받는 건 아니라고요?
기자) 네, 국방부와 보건후생부 등은 앞서 정식 지출안이 처리돼서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국토안보부와 국무부, 내무부, 재무부 등은 현재 임시 지출안으로 운영되고 있는데요. 규모로 보면 전체 정부 기관 가운데 4분의 1에 해당합니다.
진행자) 지금 가장 문제가 되는 게 국토안보부 예산인데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국경장벽을 건설할 예산 50억 달러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죠? 임시 지출안에 이 항목이 들어갔나요?
기자)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마크 메도스 의원 등 강경 보수 성향의 의원들은 반대표를 던지겠다고 말하고 있고요, 통과되더라도 서명을 거부하라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촉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장벽 예산을 둘러싸고 이렇게 대치 상태가 계속되는 이유가 뭐죠?
기자) 민주당은 장벽 건설이 예산 낭비라며 돈을 줄 수 없다는 입장인데요, 드는 돈에 비해 효율성이 부족하다는 겁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국경보안에 수십억 달러가 들어간다며, 국경장벽을 건설하면 오히려 예산을 절약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어느 쪽이 맞는 얘기인가요?
기자) 전문가들은 어느 쪽이 옳다고 단정하기 힘들다고 말합니다. 인구 밀집 지역이나 국경을 통과하는 사람들이 많은 지역의 경우, 장벽이 효과가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처음에는 돈이 많이 드는지 몰라도 확실히 밀입국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는 건데요, 하지만 장벽은 세워놓고 끝나는 게 아니라 계속 관리해야 하는데, 관리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진행자) 어쨌든 국경장벽 예산이 들어가지 않았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임시 지출안에 서명할까요?
기자) 조금 전에 트럼프 대통령이 폴 라이언 하원의장 등 하원 지도부와 만났는데요, 라이언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임시 지출안에 서명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습니다. 라이언 의장은 아직 시간이 있다며, 합의를 끌어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이에 앞서 부정적인 뜻을 나타내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이 20일 트위터에 글을 올렸는데요, 앞서 일괄 지출안에 서명했을 당시 의회 지도부로부터 올해 말까지 장벽 예산을 반영해 주겠다는 약속을 받았다며 불만을 터뜨리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완전한 국경안보 조항이 포함되지 않는 한, 민주당 법안에 서명하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 지도부와 만났을 때 정부 부분 폐쇄도 감수하겠다고 말했죠?
기자) 맞습니다. 책임은 자신이 지겠다, 국경 장벽을 위해 정부를 폐쇄하는 걸 자랑스럽게 여기겠다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번 주 들어 트럼프 대통령이 태도를 누그러뜨렸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조금 전 라이언 의장이 전한 얘기를 들어보면, 트럼프 대통령은 국경장벽 문제에서 여전히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진행자) 새 임시 지출안이 내년 2월 8일까지라고 했는데요, 만약 이번에도 임시 지출안으로 넘기게 된다면, 정식 지출안은 내년 1월 3일에 개원하는 새 의회에서 다루게 되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11월에 실시된 중간선거에서 하원은 민주당이 승리했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훨씬 더 힘든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하원 다수당인 민주당이 장벽 예산에 동의할 가능성이 작기 때문입니다. 상원에서는 오히려 공화당이 의석을 늘리긴 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면 장벽 예산을 지금 처리하는 게 공화당 입장에서는 나은 것 아닌가요?
기자) 네, 앞서 켈리앤 콘웨이 백악관 고문도 그 점을 지적했습니다. 다수당인 공화당이 지금 문제를 정면 돌파할 생각을 하지 않고 미룬다며, 공화당 의원들에게 불만을 표시했는데요, 하지만 현 의회에서 공화당이 밀어붙인다 해도 장벽 예산이 통과될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습니다. 민주당과 무소속 의원 전원이 반대하고 있고, 공화당 소속 의원들 가운데도 장벽 건설에 회의적인 의원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라이언 의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만난 뒤, 장벽예산을 포함한 임시 지출안을 추진하겠다고 했는데, 과연 의회 승인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또다시 올렸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의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0.25%P 올린다고 밝혔습니다. 연준은 19일 통화정책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틀간의 정례 회의를 마친 뒤 이같이 발표했는데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표 내용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파월 의장] “After today’s actions, the target range for the…”
기자) 파월 의장은 이번 조처로 기준금리가 2.25%~2.5%대에 이르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건 올해 들어 네 번째인데요, 연준은 지난 3월과 6월, 9월에도 0.25%P씩 인상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기준금리는 중앙은행에서 시중 은행에 돈을 빌려줄 때 적용하는 이자율을 말하는데요, 연준이 이번에 금리를 인상한 이유를 뭐라고 설명했습니까?
기자) 연준은 성명에서 미국 노동시장과 경제활동이 지속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 경제가 견실한 성장을 보이고 있고, 물가상승률 역시 목표치인 2%에 가깝다고 설명했는데요, 경제에 대한 위험이 잘 제어되고 있어서 기준금리를 올리기로 했다는 겁니다. 하지만 세계 경제와 금융 시장 동향을 들여다보면서 경제에 미칠 영향을 계속 평가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사실 이번 기준금리 인상은 예상됐던 것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연준은 올해 안에 또 한 차례 금리를 올리겠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연준은 지난 2008년에 국제 금융위기가 닥친 뒤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고 0%대를 유지해왔는데요, 경제가 회복되면서 지난 2015년부터 꾸준히 금리를 올려왔습니다. 2015년 이후 이번이 9번째 금리 인상입니다.
진행자) 중앙은행이 왜 기준금리를 올리고 내리는지 설명해주시죠.
기자) 네, 각국 중앙은행은 경기가 좋지 않으면 금리를 내려서 시장에 돈을 풉니다. 대출장려와 소비촉진이 목적인데요, 사람들이 돈을 많이 빌리고, 또 많이 쓰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반대로 경기가 가열되기 시작하면 금리를 올려서 대출심리를 위축시킵니다. 시장의 돈을 거둬들이는 거죠.
진행자) 연준이 계속 금리를 올릴 예정인가요? 전망이 어떻습니까?
기자) 연준은 내년에 두 차례, 그 다음 해인 2020년에 한 차례 올릴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앞서 연준은 내년에 세 차례 금리 인상을 단행하겠다는 뜻을 나타낸 바 있는데요, 세 차례 인상에서 두 차례 인상으로 횟수가 줄어든 겁니다. 전문가들은 연준이 금리 인상에서 속도 조절에 들어갔다는 뜻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기준금리 인상에 반대해 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시장과 경제에 도움이 안 된다며 연준이 계속 기준금리를 올리는 데 불만을 나타냈는데요, 연준 결정을 앞둔 19일에도 트위터에 관련 글을 올렸습니다. 연준 관리들이 또 다른 실수를 하기 전에 월스트리트저널 사설을 읽기 바란다, 숫자를 보지 말고 시장을 느끼라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연준이 이런 트럼프 대통령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기준금리를 올린 거군요?
기자) 네, 파월 의장은 19일 기자회견에서 연준의 독립성을 강조했습니다. 이번 결정에 정치적 압력은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겁니다. 사실 대통령이 연준 정책에 이렇게 의견을 표시하는 건 드문 일입니다.
진행자) 이번에 연준이 금리 인상을 단행한 데 대해서 시장은 어떻게 반응하고 있습니까?
기자) 19일, 미국 증권시장의 주가가 내려가는 등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는데요, 내년 금리 인상 횟수가 앞서 알려진 것보다 줄어들긴 했지만, 기대에 못 미쳤다는 분석입니다. 20일 아시아와 유럽 주요 시장도 하락했고요, 미국 증권시장 역시 이날 하락세로 장을 열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지하 고속터널 모델이 공개됐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첨단 기업인 일론 머스크 씨가 18일 로스앤젤레스(LA) 인근 지하에 뚫은 지하 고속터널 ‘루프(loop)’를 공개했습니다. 길이 1.8km로 지상에서 9m 아래 지하에 있는데요, 머스크 씨가 세운 지하굴착 벤처 기업 ‘보링(The Boring Company)’이 뚫은 겁니다.
진행자) 이날 언론인 등을 데리고 시승도 했다고 하는데요, 타본 사람들 소감이 어떻습니까?
기자) 흔들림이 몹시 심했다고 합니다. 심지어 멀미한 기자도 있다고 하는데요, 머스크 씨는 시범 모델일 뿐이고 시간에 쫓겨 제대로 만들지 못했다면서 실제 터널 표면은 유리처럼 매끄러울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왜 이런 터널을 개발하는 겁니까?
기자) 지상의 교통 체증을 피하기 위해서입니다. 머스크 씨는 악명 높은 LA의 교통 체증을 견디다 못해 이 같은 구상을 하게 됐다고 말했는데요, 터널이 완성되면 어디든지 시속 240km로 달려갈 수 있다는 겁니다.
진행자) 어떤 식으로 설계돼 있길래 그런 속도를 낼 수 있는 겁니까?
기자) 특수 바퀴가 달린 자율주행 자동차를 이용하는데요, 벽이 없는 자동차용 승강기를 타고 지하로 내려간 뒤, 터널 트랙에 맞는 특수 바퀴를 꺼냅니다. 이 바퀴는 평소에는 자동차 아래 접어뒀다가 고속 터널을 탈 때만 사용하게 되는데요, 특수 바퀴를 꺼내서 트랙에 맞춘 뒤 달리는 겁니다. 머스크 씨는 이런 특수 바퀴를 부착하는 데 자동차 1대당 200달러에서 300달러가 들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루프’ 시범 운행에 대한 반응이 어떻습니까?
기자) 획기적이란 반응이 있는 반면에 기대에 크게 못 미친다는 반응도 있습니다. 말만 그럴듯할 뿐 갈 길이 멀다는 겁니다.
진행자) ‘루프(loop)’라고 했는데, ‘하이퍼루프(hyper loop)’하고는 다른 건가요?
기자) 네, 다릅니다. 하이퍼루프는 진공 상태 지하 터널에 캡슐 모양의 고속열차를 설치해 사람이나 물건을 운송하는 수단인데요, 머스크 씨도 하이퍼루프에 투자하고 있고, HTT 등 여러 회사가 이 기술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하이퍼루프가 현실화하면, 현재 자동차로 6시간 걸리는 샌프란시스코-로스앤젤레스 구간을 30분에 주파할 수 있다고 합니다.
진행자) 일론 머스크, 요즘 상당히 주목 받는 기업인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전기자동차 ‘텔사’ 소유주로 유명한 사람인데요, 온라인 결제업체 ‘페이팔(PayPal)’로 억만장자가 됐습니다. 상업용 우주선 개발기업인 ‘스페이스X’ 역시 머스크 씨가 세운 겁니다. 하지만 최근 방송에서 대마초를 피우는 등 기행을 일삼아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서 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