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세계의 다양한 스포츠 이야기 전해드리는 ‘주간 스포츠 세상’ 오종수입니다. 풋볼(미식축구)과 함께 미국의 ‘국민 스포츠’로 불리는 야구. 최종 결승전인 ‘월드시리즈’를 끝으로,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올 시즌 일정을 모두 마무리했는데요. 각 수비 위치에서 가장 크게 활약한 선수를 가리는 ‘골드 글러브(황금 장갑)’ 수상자가 얼마 전 발표됐습니다. 어떤 선수들인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화제가 몰려있는 내셔널리그부터 살펴볼까요? 야구는 투수를 포함한 야수 9명이 함께 수비하기 때문에, 한 시즌 골드글러브 수상자는 9명이 나와야 하는데요.
올해 내셔널리그 골드글러브 수상자는 10명입니다. 1루수 부문을 공동 수상하기 때문인데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프레디 프리먼과 시카고 컵스의 앤서니 리조가 치열한 경쟁 끝에 우열을 가리지 못하고, 함께 상을 타게 됐습니다.
60여 년 골드글러브 역사에서 공동 수상은 흔치 않은 일인데요. 지난 1985년과 2007년, 2012년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에 불과합니다. 리조는 개인 통산 두 번째 골드글러브 수상이고요, 프리먼은 올해가 처음입니다.
[녹취: 야구장 현장음]
포수 부문에서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야디에르 몰리나가 무려 9번째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습니다. 포수는 빠르고 변화무쌍한 투수의 공을 받아내야 하고, 다른 수비수들에게 작전 지시도 하기 때문에 가장 어려운 수비 위치인데요.
몰리나는 지난 2008년부터 2015년까지 8년 연속 골드글러브를 가져가면서, 내셔널리그 ‘최고의 포수’로 군림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2년 동안 수상에 실패하면서, 노쇠했다는 평가를 받았는데요. 올해 화려하게 부활한 겁니다.
몰리나는 야구 가족 출신입니다. 아버지도 야구 선수였고, 3형제가 비슷한 시기에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는데요. 형제들 모두 수비 위치가 같은 포수였습니다.
메이저리그에서 독보적인 ‘포수 3형제’의 맏형 벤지 몰리나는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 주전 포수로 뛰면서, 2002년과 2003년 아메리칸 리그 포수 부문 골드글러브를 수상했습니다.
그리고, 작은 형 호세 몰리나는 에인절스와 뉴욕 양키스 등을 거쳤는데요.
이들은 메이저리그 역사상 유일하게, 월드시리즈 우승을 모두 경험한 3형제이기도 합니다.
야디에르 몰리나는 내년 시즌 10번째 골드글로브 수상을 목표로 뜁니다.
포수 가운데 골드글로브를 가장 많이 받은 선수는, 13차례 수상한 이반 로드리게스인데요.
수비 위치를 통틀어 최다 수상자는, 명투수였던 그레그 매덕스입니다. 매덕스는 무려 18차례나 골드글러브를 가져갔습니다.
[녹취: 야구장 현장음]
이 밖에 내셔널리그 골드글러브에서, 투수 부문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잭 그레인키가 수상했습니다. 2014년부터 올해까지, 5년 연속 수상의 영예를 안았는데요.
3루수 부문에서는 콜로라도 로키스의 놀란 아레나도가 이보다 한해 더 많은, 6년 연속 수상자가 됐습니다.
아메리칸리그도 들여다보겠습니다. 월드시리즈 우승팀 보스턴 레드삭스의 중심타자 무키 베츠가 우익수 부문에서 수상했는데요.
레드삭스는 올해 최강팀답게, 베츠 외에도 중견수 부문의 재키 브래들리 주니어, 2루수 부문의 이언 킨슬러 등 3명의 수상자를 동시에 배출했습니다.
메이저리그에는 미국 외에 다양한 국적의 선수들이 뛰고 있습니다. 특히 2000년대 이후, 한국과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출신 선수들의 증가세가 두드러지는데요.
올해 골드글러브 수상자 가운데 아시아 선수는 한 명도 없었습니다. 뉴욕 양키스의 일본인 투수 다나카 마사히로가 유일한 아시아 출신으로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렸는데요.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댈러스 카이클에게 밀려 수상의 꿈은 이루지 못했습니다.
골드글러브는 지난 1957년 제정됐습니다. 초창기에는 감독과 코치들의 투표만으로 수상자를 뽑았는데요. 최근에는 각 선수의 수비 주요 통계를 반영해, 보다 객관적인 절차를 담보하고 있습니다.
올해 처음 메이저리그에서 뛴 선수 가운데, 리그별로 가장 돋보인 선수에게 주는 '신인상' 주인공도 결정됐습니다. 내셔널리그에서는 올해 26개 홈런을 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외야수 로널드 아쿠냐 주니어가 영광을 안았고요.
아메리칸 리그에서는 일본인 투수 겸 지명타자,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의 오타니 쇼헤이가 받았습니다.
오타니는 미국의 전설적인 홈런왕 베이브 루스 이후 처음으로, 투수와 타자를 겸하는 ‘만능’ 야구 선수로 인기를 끌었는데요. 신인상 투표에서 경쟁자들을 큰 표차로 제쳤습니다.
이렇게 시즌을 마치고 각종 시상이 진행되면서, 계약 기간이 끝난 선수들이 팀을 옮기는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는데요.
한국인 선수 가운데 올해 가장 눈에 띄게 활약한 류현진의 진로도 결정됐습니다.
류현진은 올 시즌 메이저리그 최종결승전인 ‘월드시리즈’에서 레드삭스에 맞선,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선발 투수로 나섰는데요. 한국인이 월드시리즈 선발 투수로 던진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류현진은 올해를 마지막으로 다저스와 6년 계약이 끝났기 때문에, ‘자유계약선수(FA)’가 됐는데요. 구단 측이 제시한 ‘퀄리파잉 오퍼’를 받아들여, 내년에도 다저스에서 뛰기로 했습니다.
‘주간 스포츠 세상’, 알쏭달쏭한 스포츠 용어를 알기 쉽게 설명해드리는, 스포츠 용어 사전입니다. 오늘은 방금 말씀 드린 ‘퀄리파잉 오퍼(qualifying offer)’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퀄리파잉 오퍼’란, FA가 되는 선수의 기존 소속팀이, 1년 더 팀에 머물게 제안하는 제도인데요. 메이저리그 상위 연봉 125명의 평균 액수를 제시합니다. 이걸 받아들일지, 아니면 다른 팀과 교섭해 더 많은 액수로, 더 오랫동안 계약할지 선수가 결정하는 건데요.
류현진은 올해 퀄리파잉 액수인 1천790만 달러를 받아들였습니다. 내년 시즌 다저스에서 더 좋은 성적을 거둬, 다음 시즌에 다시 한번 FA로 거액 다년 계약을 노린다는 게 류현진의 계획입니다.
류현진 외에 올해 퀄리파잉 오퍼를 받은 선수가,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6명 더 있는데요. 모두 오퍼를 거절했습니다. 이들은 당장 퀄리파잉 액수보다 높은 연봉을 받을 자신이 있는 겁니다.
‘주간 스포츠 세상’, 올 시즌 메이저리그 골드글러브 화제의 수상자들 소개해드렸고요. 퀄리파잉 오퍼가 무슨 뜻인지도 알아봤습니다. 마지막으로 음악 들으시겠습니다.
전설적인 록 그룹 ‘퀸’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가 요즘 세계적으로 흥행 중인데요. 퀸이 남긴 수많은 인기곡 중의 하나죠. 나는 당신을 사랑하기 위해 태어났어요, ‘I Was Born To Love You’ 전해드립니다. 지금까지 오종수였습니다.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