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나요?
기자) 미국이 유럽에 미사일을 배치하면 러시아도 즉각 대응할 것이라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 냉전 이래 최대 규모의 군사작전에 돌입했습니다. 쿠바 정부가 미국이 대립의 길을 추구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일본에서 풍진이 창궐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홍콩 등 각국 보건 당국이 임신부들의 일본 여행 자제를 권고하고 있는데요. 이 소식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첫 소식 보겠습니다. 러시아 대통령이 미국에 대해 경고하고 나섰다고요.
기자) 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4일, 러시아를 방문한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후 기자회견을 했는데요. 이 자리에서 만일 미국이 유럽에 중·단거리 미사일을 배치하면, 러시아도 맞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같은 발언은 미국 정부의 ‘중거리핵전력조약(INF)’ 탈퇴 움직임에 이어 나온 것입니다.
진행자) 러시아는 미국의 INF 탈퇴에 반대하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가 지난 1987년 양국이 체결한 중거리핵전력조약(INF)을 준수하지 않고, 중·단거리 미사일들을 유럽에 배치하고 있다면서, 조약 탈퇴를 시사했는데요. 러시아는 미국의 이같은 주장을 인정하지 않고 있고요. 미국이 INF에서 탈퇴하면 1980년대 냉전시대를 되풀이하는 것이며, 전 세계의 안보가 위협을 받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푸틴 대통령의 발언,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볼까요?
기자) 네, 푸틴 대통령은 미국이 INF를 탈퇴하고 미사일을 유럽으로 옮긴다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러시아는 매우 효과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또, 미국의 미사일 배치를 수용하기로 한 유럽 국가들은 자국의 영토가 보복성 공격의 위협에 노출되는 건 자명한 일이라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노골적으로 맞대응 하겠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이어 왜 유럽을 위험 속에 넣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그건 러시아의 선택이 아니라고 주장했는데요. 그러면서, 중·단거리 순항 미사일을 보유한 미국의 미사일 방어시스템이 현재 루마니아에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도리어 미국이 조약을 위반했다고 주장한 겁니다.
진행자) 다음 달에 양국 정상이 만나기로 합의했다는 보도가 나왔는데, 아무래도 이 문제가 주요 쟁점이 되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푸틴 대통령도 다음 달 11일 프랑스 파리에서 제1차 세계대전 종전 100주년 기념식에 두 정상이 참석하는데, 그때 이 문제를 논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과 협력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앞서 러시아를 방문한 존 볼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미국이 아직 공식 탈퇴 통보를 하지 않았지만, 탈퇴 수순을 밟고 있으며, 양국이 합의에 도달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시사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지금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냉전시대 이래 최대 규모의 군사 훈련에 들어갔다고요.
기자) 네, 과거 소련에 맞서 설립된 유럽과 북미 지역 안보공동체죠. 나토가 구소련 붕괴 이후 최대 규모의 군사훈련에 돌입했습니다. ‘트라이던트 정처(Trident Juncture) 2018’로 불리는 이번 훈련은 25일부터 거의 한 달 동안 두 단계에 걸쳐 진행되는데요, 노르웨이와 북대서양, 발트해에서 벌어집니다. 미국을 비롯한 29개 전 나토 회원국과 나토 협력국인 스웨덴, 핀란드 등 총 31개국에서 5만여 명의 병력이 참가합니다.
진행자) 나토 사무총장이 이번 훈련에 대해 직접 설명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옌스 스톨텐베르크 나토 사무총장이 24일, 벨기에 브뤼셀의 나토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는데요. 스톨텐베르크 총장은 나토는 대립을 추구하지는 않지만, 어떠한 위협으로부터도 모든 우방국을 지킬 태세로 있다며, 이번 훈련은 그같은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스톨텐베르크 총장이 말하는 위협이라는 건 어떤 걸 말하는 걸까요?
기자) 스톨텐베르크 총장은 이 자리에서 러시아를 직접 지명하지는 않고, 다만 최근 유럽의 안보환경이 두드러지게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지난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무력 병합한 이래, 나토와 러시아는 군사적 긴장이 급속히 고조돼 왔고요. 나토는 발트해 연안 국가와 구소련 국가들에 대해 군대 배치를 늘리는 등 군사 대비 태세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냉전 시대 이래 최대 규모라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입니까?
기자) 네, 미국의 항공모함인 해리 트루먼 호를 비롯해 약 65척의 함정과 전투기 250대, 전투차량 1만여 대가 동원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스톨텐베르크 총장은 이번 훈련은 방어적 성격이며, 나토는 냉전 시대 이후 모든 군사력을 최대한 결집해 위협에 대응하고 있다고 강조했는데요. 그러면서 훈련의 투명성을 보장하기 위해 러시아를 포함해 '유럽안보협력기구(OSCE)'회원국에 참관단을 초청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앞서 러시아도 대규모 군사훈련을 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9월 초에 중국, 몽골과 함께 러시아 역시, 냉전 시대 이후 최대 규모의 군사훈련을 실시했습니다. '보스토크(동방) 2018'이라고 명명한 훈련이었는데요. 전차와 장갑차 등 전투차량 3만6천 대와 병력 30만 명이 동원됐었습니다. 일각에서는 러시아의 훈련 한 달 뒤, 나토도 냉전 시대 최대 규모의 군사훈련을 실시함에 따라 과거 동서 간의 군사적 긴장이 재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쿠바 정부가 미국을 비판하고 나섰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미국의 대쿠바 제재가 강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브루노 로드리게스 쿠바 외무장관이 미국을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로드리게스 쿠바 외무장관은 24일 쿠바 아바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이 쿠바와 계속 대립의 길을 추구하고 있어 유감스럽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쿠바 관계가 지금 좋지 않은 상황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과 쿠바는 바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과 라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 당시 외교 관계를 복원하고 관계 개선에 나섰는데요.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두 나라 관계는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락 오바마 전임 행정부가 체결한 완화 정책이 쿠바에만 도움이 된다고 주장하며 일부를 철회했고요. 또 미국인의 쿠바 사업과 여행도 제한했습니다.
진행자) 거기다 쿠바 주재 미국 대사관 직원들에 대한 음파 공격 의혹이 나오면서 외교관 철수 조치도 내렸는데요, 지금 미국 정부는 쿠바에 대한 제재를 더 강화하겠다는 방침이죠?
기자) 네, 지난주 트럼프 행정부의 고위 관계자의 말인데요. 지금 미국 정부가 베네수엘라와 함께 쿠바의 군사, 정보 서비스에 대해 경제적 압박을 강화할 계획이라는 겁니다.
진행자) 쿠바 정부가 다음 주 유엔에 미국의 제재와 관련해 결의안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하던데요.
기자) 맞습니다. 오는 31일 유엔총회에 미국의 대쿠바 경제봉쇄, 금수 조치 해제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제출할 예정입니다. 쿠바는 27년째 이 결의안을 제출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미국 정부가 결의안이 거부되도록 회원국들에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로드리게스 장관은 비난했습니다. 로드리게스 장관은 그러면서 미국은 쿠바인들의 인권을 침해하는 금수 조치를 내리고, 이를 정당화하기 위한 구실로 인권을 이용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유엔 총회 결의안, 구속력이 있는 겁니까?
기자) 그건 아닙니다. 하지만 국제사회가 쿠바의 금수 조치 해제를 지지한다는 점에서 정치적인 무게를 갖습니다. 지난해에도 유엔 총회는 미국의 쿠바 경제봉쇄철회를 요구하는 결의안을 전체 193개 회원국 중에서 191개국의 찬성으로 채택한 바 있는데요. 반대표는 미국과 이스라엘에서 나왔습니다. 하지만 50년 이상 지속된 쿠바의 경제봉쇄 조치가 완전히 해제되려면 미국 의회의 승인이 필요합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각국 보건 당국이 지금 일본여행 경계령을 내리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금 일본에서 풍진이 창궐하고 있는데요.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이번 주 풍진 경고 단계를 2단계로 높이며 여행자들의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CDC는 모든 여행객은 일본을 방문하기 전 풍진 예방접종을 맞았는지 확인하고, 특히 예방주사를 맞지 않은 임신부 여성들은 일본 여행을 하지 말 것을 권고했습니다.
진행자) 홍콩 보건 당국도 비슷한 경고를 내놨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홍콩 보건당국도 일본에서 풍진이 빠르게 유행함에 따라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임신부, 또는 출산을 준비하고 있는 여성들은 일본을 방문하지 말라고 권고했습니다. 또 아직 예방접종 연령대가 아니라서 풍진 백신을 맞지 못하는 1세 미만 아기의 일본 여행도 피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풍진이 전염성 질병인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풍진은 발열과 발진 증상이 주로 나타나는 급성 바이러스성 감염질환입니다. 감염되고 2~3주일의 잠복기를 거쳐 증상이 나타나는데요. 증상이 나타나기 전 다른 사람에게 감염될 수 있습니다. 온몸에 빨간 발진이 생기고요. 독감과 비슷한 증세를 보이는데 증상 자체는 치명적이지 않고 비교적 가벼워서 하루에서 사흘 정도면 대개 낫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임신부입니다.
진행자) 임신부가 왜 문제가 되는 건가요?
기자) 임신 중에 풍진에 걸리면 기형아가 태어날 확률이 매우 높기 때문입니다. 특히 임신 초기 산모가 풍진에 걸리면 임신부 자신은 별 증상 없이 넘어갈 수 있는데요. 하지만 태아는 그 시점에 형성되고 있는 장기에 기형이 발생해 선천적 기형아로 태어나거나, 유산, 사산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임신했을 때는 풍진 예방 백신을 맞을 수 없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를 요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금 일본에서는 풍진이 어느 정도나 심각합니까?
기자) 지난 10월 7일까지 1천100건이 넘었습니다. 특히 10월 첫 주에만 135건에 달했습니다. 지난해는 90여 건이었고요, 2016년에 120여 건, 2015년에 160건을 조금 넘겼던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으로 높은 수치인 거죠. 하지만 일본은 과거에도 풍진이 대유행했던 적이 있는데요. 2012년에서 2013년 사이에는 무려 1만7천 건이나 보고됐었습니다.
진행자) 풍진이 일본 전국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건가요?
기자) 풍진이 가장 유행하는 곳은 지바현과 수도 도쿄가 있는 간토현, 카나가와현 등인데요. 특히 간토 지역은 요코스카 해군기지, 요코다 공군기지, 자마 기지 등이 있어 미군이 가장 많이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미국의 모든 현역병들은 의무적으로 풍진 백신을 맞게 되어 있는데요. 참고로 지난 2013년과 2014년 사이 미군 자녀 약 2천 명이 일본의 군 병원에서 태어났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풍진 감염 상황이 어떻습니까?
기자) 미국은 매년 풍진 발생 건수가 10건이 안 됩니다. 그리고 걸리는 사람도 외국에 나가서 걸리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미국에서 풍진이 창궐했던 건 지난 1964년에서 1965년 사이였는데요. 1969년, 풍진 백신이 널리 보급되기 전이었는데요. 당시 1만1천 명의 여성이 풍진에 걸려 유산했고, 2천100명의 신생아가 목숨을 잃었습니다.
진행자) 일본에서 풍진이 이렇게 유행하고 있는데, 일본과 가까운 한국 정부도 어떤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까?
기자) 네, 한국질병관리본부도 일본 여행이 있을 경우, 예방접종을 하고, 임산부는 여행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은 지난해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풍진 퇴치 국가로 인증을 받았는데요. 하지만 한국 보건당국은 다른 나라에서 풍진이 유행하는 경우가 많아 가임여성에게는 임신 전 예방접종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