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미 언론 "워싱턴, 비핵화 앞서는 남북관계 진전 우려”


경의선 남측 최북단역인 도라산역에서 서울역으로 향하는 기차가 임진강 철교를 건너고 있다.
경의선 남측 최북단역인 도라산역에서 서울역으로 향하는 기차가 임진강 철교를 건너고 있다.

미국 주요 언론들은 남북한이 합의한 철도·도로 연결 사업은 유엔 대북 제재 등으로 인해 전망이 불확실하다고 보도했습니다. 특히 워싱턴은 한국 정부가 비핵화보다 남북관계 진전에 더욱 속도를 내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워싱턴포스트는 15일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가 여전히 유효한 가운데 남북한은 철도-도로 연결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는 유엔 결의를 존중하겠다고 약속하고 있지만, 관련 사업이 제재를 위반하지 않으면서 얼마나 빠르게 진척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고 전망했습니다.

또 북한이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끌어안으려 하고 있으며, 워싱턴 일각에서는 이런 한국 정부의 열망을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신문은 또 한국의 북한 전문가를 인용해 양측이 합의한 빠듯한 일정은 비핵화 협상에서 빠른 진전을 이루려는 북한의 결의는 물론 가능한 조속한 제재 해제를 바라는 북한의 열의를 반영한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한국 정부도 북한의 이런 입장을 지지하는 것 같다며, 하지만 트럼프 정부는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핵 프로그램 폐기 전에는 제재를 해제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확인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미-북 모두 점진적·단계적 조치를 취하기를 바라는 한국의 입장과 차이가 나는 대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조명균 한국 통일부 장관(오른쪽)과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15일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개최된 5차 남북고위급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조명균 한국 통일부 장관(오른쪽)과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15일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개최된 5차 남북고위급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AP 통신도 워싱턴은 남북 관계 속도를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미국 주도의 북한 핵-미사일 제거 노력이 수십 년 적대 관계를 넘어서려는 남북한의 노력보다 뒤처지고 있다는 외부 시각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올해 세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으로 평화 분위기가 조성됐고 2차 미-북 정상회담이 논의되고 있지만, 북한 비핵화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팽배하다고 전했습니다.

AP 통신은 남북 철도-도로 연결 사업에 대한 '팡파르'에도 불구하고, 국제사회의 제재 해제 없이는 진전을 이룰 수 없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또 남북 관계 진전에 대한 한국 정부의 열망이 가장 핵심적인 동맹국인 미국과 불편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우리의 승인 없이 한국은 아무것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고, 폼페오 국무장관이 남북 군사합의서에 대해 불만을 표시한 점 등을 언급했습니다.

이와 함께 통일부가 이번 고위급회담 취재단에 탈북자 출신 기자를 배제한 것을 거론하며, 한국 내에선 정부가 북한의 '눈치'를 본다는 비판도 제기됐다고 보도했습니다.

블룸버그 뉴스는 미국 정부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전까지 제재를 유지하길 원하는 반면 러시아와 중국은 제재 완화를 주장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 정부는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를 훼손하지 않겠다면서도, 자신들의 독자 제재는 완화를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한국 정부가 철도-도로 연결 사업 착공식에 합의하는 등 대북 경제 협력 방안을 꾸준히 모색하면서 남북 관계 진전 속도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거스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이번 남북 합의는 지난주 제재 완화 가능성을 또다시 일축한 트럼프 행정부를 화나게 할 위험이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의회 전문지 '힐'은 미-북 정상회담 이후 핵과 미사일 실험을 중단하고 미군 전사자 유해 등을 송환했지만, 비핵화에 나섰다고 할만한 검증 가능한 조치는 없었다고 평가했습니다.

또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또다시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확인했지만, 미국 행정부 내에서는 여전히 회의적인 시각이 존재한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면서 그것은 북한이 과거 미국과의 합의들을 회피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트럼프 행정부는 제재 완화는 완전한 비핵화의 대가로만 제공할 것이라는 점을 밝혀왔다고 보도했습니다.

미군 기관지 '성조지'는 서울발 분석 기사를 통해, 미국과 한국이 공개적으로 '불협화음'을 노출하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폼페오 장관이 남북 군사합의에 불만을 표시한 것과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은 승인 없이 아무것도 하지 않을 것"이라며 제재 완화 시도에 제동을 건 것을 그 사례로 언급했습니다.

성조지는 미-한 동맹은 전반적으로 강력하지만, 양국 정부가 비핵화와 남북 관계 개선 중 우선순위에서 차이를 보이는 상황에서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양국 간의 방위비 분담금협정 체결이 16일부터 시작된다면서, 양측 간 갈등으로 이익을 볼 대상은 오로지 북한과 중국뿐이라는 전문가의 우려를 소개했습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은 70년 동맹을 유지하면서도, 예측할 수 없는 두 지도자 모두를 테이블에 앉혀야 하는 복잡한 균형자 역할에 직면했다고 보도했습니다.

CNBC 방송은 미-북 정상회담 개최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의 핵-탄도미사일 포기를 위해 '최대압박'을 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면서 최근 남북 화해 분위기가 미-북 간 비핵화 협상 속도를 앞지를 수 있다는 우려를 미국 측에 불러일으켰다고 분석했습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