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남북한이 비핵화 협상의 답보 상태를 타개하기 위해 다시 움직이고 있습니다. 올 가을에 상황 반전이 이뤄질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비핵화 협상에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구체적인 움직임이 있는 건가요?
기자) 우선, 당사자인 미국과 북한이 거의 매일 전화와 이메일 등을 통한 대화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국무부 대변인이 공개한 양측의 이런 대화는 폼페오 국무장관의 네 번째 평양행을 앞두고 이뤄지고 있는 겁니다. 지난달 세 번째 방북에서 `빈손’으로 돌아온 데 대해 비판이 컸던 만큼 이번에는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사전 조율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남북한은 어떤가요?
기자) 남북한은 오는 13일 3차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고위급 회담을 엽니다. 양측은 회담을 확정하기에 앞서 다양한 경로로 의견을 교환해 왔는데요, 이번 회담은 북한 측이 먼저 제안했습니다. 북한은 폼페오 장관의 4차 방북을 앞두고 연일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분명히 하고 있는데요, 어제(9일)는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지금까지 취한 조치들을 거듭 강조하면서, 미국 측의 `상응한 화답’을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남북한이 이 시점에 다시 돌파구를 모색하고 나선 배경이 뭔가요?
기자) 가을에 각자 중요한 정치일정이 예정돼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북한은 다음달 9일로 정권 수립 70주년을 맞는데요, 김정은 위원장은 `핵-경제발전 병진 노선’을 폐기하고 `경제건설 총력 노선’을 채택한 데 따른 결과물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입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북한 비핵화를 외교안보 정책의 중요한 성과로 제시하고 싶어 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 북한이 비핵화를 서둘러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진행자) 미국과 남북한은 다음달 열리는 유엔총회를 중요한 계기로 삼고 있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세 나라 모두 이번 유엔총회를 비핵화 진전과 관계 개선의 무대로 삼으려 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관심사는 한국전쟁 종전 선언과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2차 정상회담이 이 기간에 이뤄질지 여부입니다. 폼페오 장관의 4차 방북과, 한국 정부가 `판문점 선언’에서 가을로 합의한 문 대통령의 평양행을 8월로 앞당기려는 것도 유엔총회와 연관된 사안입니다.
진행자) 결국 핵심 관심사는 폼페오 장관의 4차 방북이 되겠네요?
기자) 폼페오 장관이 그동안 평양을 세 차례 방문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사전에 방북을 제안하는 친서를 보낸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친서에서 미국이 바라는 비핵화 조치와, 그에 따른 상응 조치에 대해 언급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마침, 폼페오 장관이 북한에 보유 핵탄두의 6~70%를 8개월 안에 미국이나 제3국에 넘기도록 요구했다는 언론보도가 있었지요?
기자) 미국의 인터넷 매체에 실린 이 보도는, 미-북 정상회담에 앞서 미국이 요구했던 초기 비핵화 조치, 이른바 `프론트 로딩’의 구체적인 내용으로 보입니다. 폼페오 장관은 4차 방북에서도 같은 요구를 할 가능성이 큰데요, 주목되는 건 보도에서 미국의 상응 조치로 제재 완화와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를 거론한 점입니다.
진행자) 미국은 비핵화가 완료되기 전에는 제재를 해제하지 않는다는 입장 아닌가요?
기자) 하지만 비핵화의 진전에 맞춰 미국이 대북 제재를 완화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습니다. 아울러, 북한이 폼페오 장관의 요구를 받아들인다면, 종전 선언도 가능할 수 있습니다. 앞서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는 북한의 핵 시설 명단 제출이 종전 선언을 위한 좋은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북한의 핵 신고, 그리고 종전 선언과 제재 완화가 답보 상태에 있는 비핵화 협상의 타개책이 될지 주목됩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