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의 세 번째 방북을 계기로 구체적인 비핵화 절차가 문서화돼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비핵화에 대한 이견이 드러날 협상을 어떻게든 피하려 하는 만큼, 이번 방북 이후 양국 협상이 정례화만 되도 성과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안소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폼페오 장관의 첫 임무는 김정은 위원장이 ‘판문점 선언’과 ‘싱가포르 성명’을 통해 이미 CVID에 합의했음을 그에게 인지시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베넷 선임연구원] “I think his first mission is to get Kim Jong Un to recognize that Kim Jong Un has already agreed the CVID, therefore there really shouldn't be the debate over what the objective is.”
미국과 북한의 공동 목표가 무엇인지에 대해 북한과 다시 논쟁 할 필요가 없다는 겁니다.
따라서 이번 고위급 회담은 CVID에 대한 김 위원장의 진정성을 확인하는 잣대가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데이비드 맥스웰 한미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가장 먼저, 김정은이 폼페오 장관에게 모든 핵 관련 프로그램에 대한 정보를 넘겨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이를 검증할 사찰단을 허용해야 한다면서, 북한의 단계별 비핵화 방안이 담긴 합의문을 보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맥스웰 선임 연구원] “He has to agree to allow to turn over all the information on the nuclear program and then agree on the inspectors to inspect that, and then I would like to see an agreement for them to work on a step by step plan for dismantlement.”
베넷 선임연구원은 관련 합의문과 관련해, 구두 형식이 아닌 김정은의 서명이 포함된 서면 형태의 공개성명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베넷 선임연구원] “It should be a public statement by Kim Jong Un preferably will be some kind of agreements that signed, at very least, Mr. Pompeo wants him to make and oral statement far better if we can get a written statement.”
지난 5월 폼페오 장관의 2차 방북 당시, 김 위원장은 풍계리 핵 실험장 폭파 현장에 미국인 전문가를 초청하고, 미-북 정상회담에 앞서 싱가포르에서 실무진 협상을 열자고 약속했지만 모두 지켜지지 않았다며, 말뿐인 약속은 믿기 어렵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폼페오 장관의 방북에 그리 큰 기대를 걸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Most important sign of success is that Mr. Pompeo announces “ I am going to be having regular meetings with Kim Young Chul or Lee Yong Ho, it doesn’t matter who, starting next month. We are going to meet every month until we reach an agreement.””
그저 폼페오 장관이 북한 측과 ‘비핵화 합의’를 달성하기 전까지 북한 협상 대표와 정기적으로 만날 계획이라는 발표만 있어도 큰 성공 신호로 볼 수 있다는 겁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북한이 미국과의 협상에 돌입하기를 원하지 않는다며, 비핵화에 대한 양국의 이견이 매우 빠르게 드러나게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I think North Koreans are not anxious to begin negotiations to implement Singapore agreement, because they know that those negotiations will very quickly reveal the deep difference between the Washington and the Pyongyang about the denuclearization.”
때문에 지금 단계에서는 북한이 최대한 미루려 했던 협상이 공식적으로 시작된 것만으로도 진전이라고 간주할 수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폼페오 장관의 방북 성과에 따라 많은 것이 변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녹취: 맥스웰 선임연구원] “President Trump has suspended exercises in a good faith from American side, and so I think Kim Jong Un now has to demonstrate his good faith. Otherwise, President Trump will order resume exercises.”
미국은 선의의 조치로 ‘미-한 훈련’ 유예라는 큰 양보를 한 만큼, 이제 김정은이 선의를 보일 차례라며, 폼페오 장관이 ‘빈 손’으로 돌아 온다면 미국은 연합 훈련을 재개하고 북한에 대한 ‘최대 압박 캠페인’을 지속할 수밖에 없을 뿐 아니라, 북한의 진정성에 의문을 갖게 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베넷 연구원은 최근 북한이 핵 물질을 추가 생산하고, 핵 시설을 은폐하려 한다는 보도 내용에 놀랍지 않다면서, 김정은이 올해 초부터 ‘매력 공세’를 펼치는 동시에 뒤에서는 핵 개발을 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분석했습니다.
따라서 미국이 북한의 비핵화를 향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음을 보여주려면, 폼페오 장관은 북한으로부터 핵 프로그램을 더 이상 개발하지 않겠다는 약속도 받아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