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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이민자 아동 격리 정책 항의 시위...연방 하원, 이민 법안 표결 예정


17일 미국 텍사스주 토르닐로에서 밀입국 아동 격리정책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17일 미국 텍사스주 토르닐로에서 밀입국 아동 격리정책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생방송 여기는 워싱턴입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부지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트럼프 행정부의 불법 이민자 부모-자녀 격리 정책에 대한 비판이 한층 거세지고 있습니다. 전, 현 퍼스트레이디들까지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요, 관련 소식 먼저 전해 드립니다. 하원 공화당 지도부가 두 가지 이민 개혁 법안을 이번 주 표결에 부칠 예정입니다. 특검 수사가 진행되는 기간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사면권을 행사하지 않을 것이라고 루돌프 줄리아니 담당 변호인이 밝힌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어제(17)가 미국에서아버지의 이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인들은 5월 둘째 일요일을 어머니의 날로, 6월 셋째 일요일을 아버지의 날로 기념하는데요. 보통 가족이 함께 모여서 식사를 하고, 작은 선물이나 카드를 주고받곤 합니다.

진행자) 이렇게 아버지날은 훈훈한 분위기 속에서 보내는 보통인데요. 올해는 아버지의 날을 맞아 시위가 벌어졌다고요?

기자) 네, 불법 이민 어린이들을 수용하고 있는 텍사스 국경 지대에서 어제(17일) 수백 명이 항의 시위에 나섰습니다. 아버지의 날에 아이들이 부모와 떨어져 있는 상황을 규탄하는 시위였는데요. 이번 시위는 민주당 소속인 베토 오뤄크 연방 하원의원이 주도했습니다. 시위자들은 멕시코 국경 검문소에서 모인 뒤, 엘파소 인근의 천막촌 인근까지 행진했습니다.

진행자) 아이들이 천막에 수용돼 있나 보군요?

기자) 네, 수용시설이 모자라서 천막촌을 세웠다고 지난주 연방 정부가 발표했는데요. 지난 15일부터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 어린이 수십 명이 수용돼 있다고 하는데요. 냉방 장치를 갖춘 곳이라고는 하지만, 한여름에 텍사스주의 폭염을 아이들이 견딜 수 있을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일부 의원이 수용 시설을 방문하기도 했다고요?

기자) 천막촌을 방문한 건 아니고요, 제프 머클리 연방 상원의원 등 민주당 의원 여러 명이 텍사스주 브라운스빌의 어린이 수용소를 방문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뉴저지주와 뉴욕주 출신 민주당 의원들이 이날(17일) 뉴저지주에 있는 수용소를 찾아 불법 이민자 5명을 만났습니다.

진행자) 아이들이 왜 부모와 격리돼 있는 건지 그 배경부터 살펴볼까요?

기자) 불법 이민자들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무관용 정책에 따른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지난 5월 초에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이 불법 이민자들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세션스 장관] “If you smuggle a child, then we will prosecute you…”

기자) 세션스 장관은 지난 5월 7일, 미국 서남부 국경지대에서 한 연설에서 어린 아이들을 몰래 들여오는 사람은 기소될 것이고, 아이와 헤어지게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러니까 불법 월경을 줄이기 위해 강경한 정책을 도입한다는 겁니다.

진행자) 앞서 아이들이 천막촌에 수용된다고 했는데, 부모와 떨어진 아이들은 어느 부서 소관인가요?

기자) 부모가 재판을 받는 동안 연방 보건후생부가 아이들을 맡습니다. 아이들을 임시로 수용하고 있다가 친척들을 찾아서 맡기거나 이게 여의치 않으면 수양 가족에게 맡기게 됩니다.

진행자) 이런 사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은 어떤가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의 잘못으로 돌리고 있습니다. 민주당이 만든 법 때문에 아이들이 부모와 격리되고 있다는 겁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The children can be taken care of quickly…”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5일 백악관에서 폭스뉴스와 회견했는데요. 이 자리에서 아이들이 신속하게 잘 보살핌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18일에는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범죄자들이 불법으로 미국에 들어오는 데 아이들을 이용하고 있다며, 법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민주당이 만든 때문에 아이들이 부모와 격리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 사실인가요?

기자) 사실 불법으로 미국에 들어오는 사람들을 반드시 자녀와 떼어놓아야 한다는 법은 없습니다. 부모가 형사 혐의로 기소된다면, 자녀와 격리한다는 게 과거 국토안보부 관행이었는데요. 혐의를 받는 건 부모이지, 아이가 아니기 때문이란 겁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불법으로 월경하는 사람을 적발하면 모두 기소한다는 방침이어서, 아이들과 부모가 격리되는 겁니다.

진행자) 국토안보부는 이런 비판에 어떤 반응을 보였나요?

기자) 행정부 정책을 옹호했습니다. 커스텐 닐슨 미 국토안보부 장관은 18일 전미보안관협회 연례 회의에서 어린이들이 보살핌을 잘 받고 있다며, 언론을 믿지 말라고 당부했습니다. 언론과 이민 옹호 단체 등이 잘못된 정보를 퍼뜨리고 있다는 겁니다. 국토안보부는 단순히 의회가 통과시킨 법을 집행할 뿐이라며, 할 일을 하는 데 대해 사과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가족과 떨어져 있는 아이들이 명이나 되나요?

기자) 국토안보부가 지난 15일 기자들에게 밝힌 데 따르면, 지난 4월 중순부터 5월 말까지 6주 동안 거의 2천 명에 달하는 어린이들이 부모나 친척으로부터 격리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아이들의 나이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 영부인들까지 나섰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 그리고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부인 로라 부시 여사가 각각 입장을 밝혔습니다. 스테파니 그리셤 영부인실 대변인은 어제(17일) 성명에서 멜라니아 여사는 가족이 격리되는 일을 보는 걸 몹시 싫어한다며 양 당이 협력해서 이민개혁 법안을 마련하길 희망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멜라니아 여사는 국가가 모든 법을 따라야 한다고 보긴 하지만, 가슴으로 다스릴 필요도 있다고 생각한다는 겁니다.

진행자) 로라 부시 여사는 뭐라고 했습니까?

기자) 부시 여사는 어제(17일) 워싱턴포스트 신문에 게재된 글에서 부모-자녀 격리 정책은 비도덕적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부시 전 대통령 부부가 텍사스주에 거주하고 있는데요. 국경지대 주에 사는 사람으로서 국경을 보호해야 할 필요성을 인정하지만, 무관용 정책은 잔인하다는 겁니다. 이런 가운데 무관용 정책이 불법 이민을 막는 데 어느 정도나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란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부모와 함께 미국과 멕시코 국경을 통해 미국으로 밀입국하다 적발된 어린이들이 17일 텍사스주 매캘런의 한 수용시설에서 부모와 격리된 채 콘크리트 바닥에 매트리스를 깔고 누워 있다.
부모와 함께 미국과 멕시코 국경을 통해 미국으로 밀입국하다 적발된 어린이들이 17일 텍사스주 매캘런의 한 수용시설에서 부모와 격리된 채 콘크리트 바닥에 매트리스를 깔고 누워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두 번째 소식입니다. 부모-자녀 격리 문제가 시끄러워지면서 이민 개혁 법안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런 가운데 연방 하원이 공화당이 주도한 이민개혁 법안 두 건을 이번 주에 표결에 부칠 예정입니다. 하나는 밥 굿라티 법사위원장이 지난 1월에 발의한 이민개혁 법안이고요. 나머지 하나는 공화당 지도부가 마련한 타협안입니다.

진행자) 이 두 법안의 내용이 어떻게 다른지 알아볼까요?

기자) 굿라티 법안은 보수파 요구를 주로 반영한 건데요. '불법체류 청년 추방유예 제도(DACA)'를 한시적으로 연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고요, 국경장벽 건설 예산도 지원합니다. ‘영주권 추첨 제도(VISA Lottery Program)’는 완전히 없애고, 가족 이민도 시민권자의 부모 초청만 허용합니다.

진행자) 지난주에 공개된 타협안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습니까?

기자) 네, 이른바 ‘드리머(dreamers)’들에게 새로운 비자를 발급해서 이들이 합법적으로 미국에 머물고, 나중에 미국 시민권을 딸 수 있는 길을 열어놓았습니다. '드리머'는 어렸을 때 부모를 따라 불법으로 미국에 들어와 사는 청년들을 말하는데요. 이들의 추방을 유예해주는 제도가 DACA인데,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 제도를 폐지하고 의회에 대안 마련을 요구하면서 정치 쟁점이 됐죠.

진행자) 국경장벽 건설 같은 다른 쟁점 항목들은 어떤가요?

기자) 네. 타협안 초안은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 국경장벽 건설 예산 250억 달러를 모두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굿라티 법안과 마찬가지로 영주권 추첨 제도를 없애는데요, 가족초청 이민은 일부만 제한합니다. 또 망명 심사 규정을 강화하고, 불법으로 국경을 넘다 체포된 가족들을 분리하지 않고 함께 있게 해주는 항목이 들어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주에 이 타협안이 의회를 통과하더라도 서명하지 않겠다고 해서 혼란이 일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15일 백악관에서 가진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공화당 지도부가 추진 중인 이민개혁 타협안에 분명히 서명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따라 대통령이 지지하지 않는 법안은 의미가 없다면서 표결이 무산될지 모른다는 얘기까지 나왔는데요. 하지만 나중에 백악관 측은 트럼프 대통령이 진행자의 질문을 잘못 이해했다면서, 굿라티 법안과 타협안에 모두 서명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불법 월경자 가족들을 같이 있게 해주는 조처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서명하지 않겠다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었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민주당이 국경에서 가족들을 강제로 떼어놓는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민개혁 법안에는 반드시 국경장벽 예산이 전액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고요, 불법 체류자를 체포했다가 풀어주는 '캐치앤릴리스(Catch & Release)'와 영주권 추첨, 가족 이민 제도를 폐지하고, 신청자가 가진 기술이나 경제력 등에 따라 점수를 매기는 능력 위주(merit based) 제도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타협안에 대한 분위기가 어떻습니까?

기자) 민주당뿐만 아니라, 공화당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반대가 나오고 있습니다. 공화당 내 보수 강경 세력인 ‘티파티’ 측은 불법 체류 청년들이 시민권을 신청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건 ‘사면’이나 다름없다면서 ‘배신’이란 표현까지 쓰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변호인인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 시장.
트럼프 대통령 변호인인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 시장.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러시아 스캔들을 조사중인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가 트럼프 대통령 측근 여러 명을 기소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기소된 사람들을 당장 사면하는 일은 없을 거라고요?

기자) 네,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의 변호를 맡고 있는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 시장이 한 말인데요.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줄리아니 전 뉴욕 시장] “I see a practical thing now…”

기자) 줄리아니 전 시장은 어제(17일) CNN 방송과 인터뷰에서 현재 수사가 진행중이기 때문에 사면하지 않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습니다. ‘특검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에는’이란 단서를 달았는데요. 러시아 스캔들 수사가 종료된 뒤,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생각되는 사람이 있으면, 트럼프 대통령이 사면할 수도 있다는 겁니다.

진행자) 이번에 사면 얘기가 나온 배경이 뭐죠?

기자) 지난 2016년 대통령 선거 당시 몇 개월 동안 트럼프 선거대책본부장을 지냈던 폴 매너포트 씨가 지난 금요일(15일) 전격 수감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매너포트 씨가 매우 엄중한 처벌을 받았다며, 부당하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매너포트 씨가 어떤 혐의를 받고 있습니까?

기자) 지난 대선 기간에 트럼프 대통령 측근들과 러시아 측이 공모했다는 혐의가 러시아 스캔들인데요. 매너포트 씨에게 그동안 적용된 혐의는 러시아 스캔들과 직접 관련된 건 아닙니다. 과거 다른 나라를 위해 로비 활동을 한 걸 숨긴 혐의, 돈세탁, 탈세 등의 혐의로 그동안 가택연금 상태에 있었는데요, 매너포트 씨가 증인들을 회유하려 했다며 특검 측이 수감을 요구했고요,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바로 수감된 겁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부당하다고 하면서 사면 가능성이 제기된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줄리아니 변호사가 지난주 뉴욕데일리뉴스와 인터뷰에서 모든 일이 끝나면, 대통령 사면으로 깨끗이 해결될 수 있다는 말을 하면서 특검 수사 중에 사면한다는 의미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습니다. 이런 사면 얘기가 나오는 데 대해 공화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요. 괜한 오해를 살 수 있다는 겁니다. 공화당 소속인 수전 콜린스 의원은 사면 얘기를 꺼내지 말 것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트럼프 캠프 자문을 지낸 로저 스톤 씨가 대선 기간 러시아인을 만난 일이 드러나 관심을 끌고 있네요.

기자) 워싱턴포스트 신문이 처음 보도한 내용인데요. 스톤 씨가 2016년에 헨리 그린버그라는 러시아인을 만났다고 하는데, 이런 사실을 최근에야 밝혔다는 겁니다. 스톤 씨는 그린버그 씨가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약점이 될 정보를 갖고 있다고 해서 만났다고 하는데요. 그린버그 씨가 정보 제공 대가로 200만 달러를 요구하자, 이를 거부했다고 합니다.

진행자) 스톤 씨가 이런 사실을 그동안 밝히지 않은 이유가 뭔가요?

기자) 스톤 씨의 변호인은 대수롭지 않은 만남이어서 잊어버렸다고 설명했는데요. 특검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기억이 떠올랐다는 겁니다. 스톤 씨는 특검 측이 그린버그 씨와의 만남에 관해 매우 상세하게 알고 있었다며, 그린버그 씨가 미 연방수사국(FBI)의 정보원이 아닌가 의심하고 있다고 합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와의 사이에 공모는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제(17일)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러시아 스캔들은 지어낸 얘기이고 마녀사냥이라며 반발했습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부지영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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