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대한 북한의 핵 위협이 더 이상 없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선언이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과 펜스 부통령 등이 직접 미-북 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비판적 여론을 누그러뜨리는 데 나서고 있습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북한의 핵 위협이 더 이상 없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선언이 어떤 의미를 갖는 건가요?
기자) 북한이 핵탄두를 장착한 대륙간탄도미사일로 미국 본토를 공격할 가능성이 사라졌다는 의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싱가포르에서 열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 뒤 미국에 도착해 곧바로 트위터에 이런 내용의 글을 올렸는데요, 글을 올린 게 워싱턴 시간으로 13일 새벽 3시 무렵인 것을 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정상회담의 성과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진행자) 북한의 핵 위협이 더 이상 없다는 게 사실인가요?
기자) 이에 대해서는 엇갈린 견해가 있을 겁니다. 우선,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서명한 공동성명에서 관계 수립과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향해 노력할 것을 약속한 만큼, 미 본토에 대한 북한의 핵 위협은 사실상 사라졌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반면, 북한의 핵탄두와 대륙간탄도미사일 폐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먼 상황에서 북한의 핵 위협이 사라졌다는 선언은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가능합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왜 이런 선언을 한 건가요?
기자) 김정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에 대한 비판적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보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직후 싱가포르에서 이례적으로 1시간 넘게 기자회견을 연 데 이어 미국 언론들과의 잇따른 인터뷰, 그리고 다양한 트위터 글을 통해 회담의 성과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트위터에는 회담 당일인 12일 5건에 이어 13일에도 4건의 글과 함께 사진과 동영상을 올렸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글들은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정상회담의 성과를 강조하면서, 회담 결과를 폄하하는 언론과 전문가들을 비판하는 내용입니다. 특히 언론들이 `미-북 합의를 깍아내리느라 열심’이라며, 관련 보도를 가짜뉴스라고 강하게 비난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에 대해서는, 한반도 위기 상황에서는 북한과의 대화를 호소하더니, 정작 대화를 하니까 잘못됐다고 떠들어 댄다며, `트럼프 증오자’들이라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언론과 전문가들이 이번 정상회담에 대해 무엇을 문제 삼는 건가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오 국무장관이 강조해 온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 CVID에 대한 합의가 빠졌다는 겁니다. 또 비핵화 완료의 구체적인 시기를 정하지 못한 데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특히 미-한 연합군사훈련을 중단하기로 한 것은 북한에 대한 `중대한 양보’라면서, `이번 정상회담의 승자는 북한’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13일자 `워싱턴 포스트’ 신문은 `구체적인 내용의 결여가 정상회담에 대한 낙관론을 가리고 있다’는 제목의 1면 머릿기사를 싣고 있습니다.
진행자) 폼페오 국무장관도 비판적인 언론 보도에 적극 대응하고 나섰더군요?
기자) 폼페오 장관의 대응을 요약하면, 공동성명에 포함되지 않은 많은 합의가 이뤄졌다는 겁니다. 예를 들면, 완전한 비핵화에는 검증도 당연히 포함되며, 북한도 이를 받아들였다는 설명입니다. 또 비핵화 완료의 시기 등 구체성이 결여됐다는 지적에 맞서,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는 2020년까지 주요 비핵화 조치를 완료하는 게 목표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펜스 부통령도 공개연설을 통해 이번 회담은 북한의 최고 지도자가 한반도 비핵화를 약속하는 `대담한 첫 단계’라며, 지지를 당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북한의 비핵화를 정치적 자산으로 삼으려는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언론 등의 비판이 무척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겠군요?
기자) 맞습니다. 중간선거는 차치하고라도, 여론의 지지는 북한과 추가 협상을 진행하고, 미-북 간 합의의 실행을 위한 동력을 확보하는데 필수적입니다. 주목되는 건 북한의 움직임 입니다. 북한이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들을 신속히 실행해 나가면 비판적 여론은 수그러들 겁니다. 하지만 아무런 행동 없이 시간을 끌 경우 정상회담에 대한 회의론은 더욱 커질 전망입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