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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선캠프 개입 조사 여부 논의...대법원, 무노조 계약직 집단소송 금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 백악관 접견실에서 열린 주지사들과의 만찬에서 발언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 백악관 접견실에서 열린 주지사들과의 만찬에서 발언하고 있다.

‘생방송 여기는 워싱턴입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김정우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로드 로젠스타인 연방 법무부 부장관과 크리스토퍼 레이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만나 2016년 미국 대선 기간 FBI가 트럼프 캠프에 정보원을 심었다는 의혹에 대한 조사 여부를 논의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연방 법무부와 FBI는 수사 관련 문건을 연방 의회에 공개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연방 대법원이 노조가 없는 중재 계약을 한 종업원들의 집단 소송을 금지한다고 판결했습니다. 지나 해스펠 미국 중앙정보국(CIA) 신임 국장이 어제(21일) 정식으로 취임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FBI가 지난 대선 기간 정보 수집을 위해 정보원을 활용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논란이 많은데, 이와 관련해서 어제(21일) 백악관에서 눈길을 끄는 회동이 있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로드 로젠스타인 연방 법무부 부장관, 크리스토퍼 레이 FBI 국장, 그리고 대니얼 코츠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백악관을 찾았는데요. 이들은 약 1시간 동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습니다.

진행자) 방금 말했지만, 최근 미국 언론을 통해 불거진 의혹 때문에 마련된 회동이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최근 미국 워싱턴포스트 신문 등은 지난 2016년 대통령 선거운동 기간 FBI 정보원이 트럼프 캠프 관계자들과 접촉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것도 이른바 ‘러시아 스캔들’ 조사 과정의 하나인데요. ‘러시아 스캔들’이라면 지난 미국 대선에서 러시아가 트럼프 후보 당선을 위해 개입했고, 이 과정에서 트럼프 진영과 러시아가 내통했다는 의혹입니다.

진행자) FBI 정보원 혐의를 받는 사람이 구체적으로 어떤 사람인지 알려졌습니까?

기자) 몇몇 미국 언론은 미국 태생으로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에서 일하는 73살 스테판 핼퍼 교수라고 보도했습니다. 핼퍼 교수가 대선 기간에 카터 페이지 씨 등 트럼프 캠프 관계자들을 접촉했다는 건데요. 핼퍼 교수는 앞서 다른 행정부를 위해서도 일한 일이 있다고 합니다.

진행자) 이와 관련해서 트럼프 대통령은 FBI가 자기 진영에 스파이를 심었다면서 "사실이라면 역사상 최대 정치 스캔들"이라고 말했는데, 어제 회동에서는 어떤 말이 나왔나요?

기자)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이 어제(21일) 회동이 끝나고 성명을 냈습니다. 성명은 대통령과 만남에 근거해 연방 법무부가 해당 의혹뿐만 아니라 트럼프 진영 수사와 관련해 FBI나 연방 법무부가 잘못한 것이 있는지 조사를 확대할 것을 법무부 감찰관에게 요구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해당 의혹을 조사해 달라고 연방 법무부 측에 요구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로젠스타인 법무부 부장관은 백악관에 들어가기 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야 하고 또 적절하게 조처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어제(21일) 나온 샌더스 대변인 성명은 또 연방 의회 지도자들이 해당 문제와 관련한 비밀문서들을 볼 수 있도록 제임스 켈리 비서실장이 FBI, 법무부, 그리고 DNI 측과 만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샌더스 대변인 성명 가운데 방금 언급한 항목이 눈에 띄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FBI는 수사 관련 서류를 백악관이나 연방 의회에 제출하는 것을 꺼려왔습니다. 특히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된 수사는 더 그런데요. 서류를 외부에 공개하면, 수집된 정보나 정보원 등 민감한 내용이 유출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러시아 스캔들 관련 서류는 공화당 쪽에서 열람하기를 요구하던 문건이었죠?

기자) 네. 그래서 공화당 쪽에서는 이를 환영한다는 반응이 주류였는데요. 연방 법무부에 비판적이었던 공화당의 마크 메도스 하원의원은 이 조처가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메도스 의원은 현재 해외정보감시법(FISA)이 부여한 권한을 연방 법무부와 FBI가 남용한 혐의를 조사할 특검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반면, 전임 바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법무부 대변인을 지낸 매트 밀러 씨는 법무부에 좋지 않은 결정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잘못한 것이 없는 수사요원들을 조사하라고 지시했다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법적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련 서류를 연방 의회에 보내라고 요구할 권한이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이에 항의해서 일선 관계자들이 사임하거나 대통령 요구를 거부하고 해고될 가능성은 있습니다.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해 대통령 변호를 맡고 있는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은 최근 방송 회견에서 FBI가 관련 서류를 연방 의회에 공개하기를 원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서류 공개는 민주당 쪽에서는 강하게 반대하는 사안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수사에 부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인데요. 하원 정보위원회 애덤 쉬프 민주당 간사는 트럼프 대통령 측이 러시아 스캔들 변론에 필요한 서류를 확보하려 한다고 비난했습니다. 쉬프 의원은 그러면서 연방 법무부와 FBI가 정보원의 안전을 우려한다고 했지만, 결국 굴복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연방 법무부가 의회에 보낼 서류가 러시아 스캔들 조사의 향방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는군요?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연방 법무부가 모든 서류를 의회에 넘겨주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습니다. 또 넘겨준 서류에서도 정보원 같은 보안을 요하는 항목은 편집해서 공개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미국 워싱턴의 연방 대법원.
미국 워싱턴의 연방 대법원.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두 번째 소식입니다. 어제(21일) 연방 대법원에서 노동자 집단 소송과 관련한 판결이 나왔군요?

기자) 네. 사업주가 연방 법 ‘중재 조항’에 근거해 종업원들이 집단으로 소송을 내는 걸 막을 수 있다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해당 판결은 다수의견 5, 소수의견 4로 결정됐는데요. 정확하게 보수 성향 대법관들은 모두 다수의견, 그리고 진보 성향 대법관들은 소수의견으로 갈렸습니다.

진행자) 이게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지 궁금하군요?

진행자) 네. 사업노동자들이 자신들의 근로조건에 불만이 있으면, 각자가 중재를 신청하거나 아니면 힘을 합쳐서 법원에 소송을 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재를 요구할 수 있도록 계약한 노동자는 집단으로 소송을 낼 수 없다고 대법원이 판결한 겁니다. 하지만 노조에 가입한 노동자는 예외라고 하는데요. 이번 판결에 영향을 받는 노동자는 미국 안에서 약 2천500만 명에 달한다고 합니다.

진행자) 미국 연방법은 소송과 중재를 모두 보장하는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노동조건 관련 분쟁을 소송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보장하고요. 또 분쟁이 생기면 중재를 우선해야 한다는 법도 있습니다.

진행자) 그냥 들으면, 두 법의 내용이 상반되는 것 같네요?

기자) 그런 점이 있기는 합니다. 그런데 둘 중에서 중재가 우선이라는 주장이 있는데, 보수 성향을 가진 닐 고서치 연방 대법관이 다수의견에서 이런 논리를 내세웠습니다.

진행자) 이전까지는 중재가 무산되면 소송으로 자기 권리를 주장할 기회가 있었는데, 이런 기회가 없어진다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진보 성향의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은 소수의견에서 다수의견이 취약한 노동자들을 보호하던 연방법과 주법의 효력을 크게 약화할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긴즈버그 대법관은 또 연방 의회가 이번 연방 대법원 결정을 바로잡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이 건과 관련해서 하급 법원에서는 어떤 판결이 나왔었나요?

기자) 세 건이 올라왔는데, 2심에서 두 건은 노동자에게 유리하게, 그리고 한 건은 고용주에 유리한 판결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연방 대법원은 고용주 손을 들어줬습니다.

지나 해스펠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21일 버지니아 랭리의 CIA 본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지나 해스펠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21일 버지니아 랭리의 CIA 본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미국 최초로 여성 CIA 국장이 탄생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나 해스펠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 대행이 21일 정식으로 취임했습니다.

[녹취: 펜스 부통령/해스펠 CIA 국장] “I, Gina Haspel, solemnly swear…”

기자) 마이크 펜스 부통령 주재로 취임 선서를 하는 해스펠 신임 국장의 목소리 잠시 들으셨는데요. 해스펠 국장은 지난 17일 찬성 54대 반대 45표로 상원 인준을 받았습니다.

진행자) 이날 해스펠 국장 취임식에 트럼프 대통령도 참석했다고요?

기자) 네, 이날 CIA를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나 해스펠 국장에 대해 비범한 능력과 헌신으로 국가에 봉사해 온 매우 특별한 인물이라며 칭찬했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Gina is tough, she is strong…”

기자) 해스펠 신임 CIA 국장은 매우 강인하고, 미국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절대 물러나지 않을 사람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은 말했는데요. CIA 국장으로서 이보다 더 자격을 갖춘 사람은 미국에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CIA를 방문한 게 이번이 처음인가요?

기자) 아닙니다. 지난해 대통령에 취임하고 며칠 안 돼서 CIA를 방문한 일이 있는데요.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식 인파 규모와 관련해 민주당과 언론을 신랄하게 공격해, 부적절한 연설이었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어조가 많이 달랐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CIA 직원들에 대해 특출한 사람들이고 대단한 일을 하는 사람들이라고 칭찬했습니다.

진행자) 여성 최초로 CIA 국장 자리에 오른 해스펠 국장의 취임 소감도 들어볼까요?

기자) 네, 해스펠 국장은 CIA는 그저 경력을 쌓기 위한 직장이 아니라, 그 이상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해스펠 CIA 국장] “CIA has been more than a career…”

기자) 다른 CIA 직원들도 마찬가지겠지만, 테러 공격으로부터 국가를 보호해야 한다는 소명 의식을 갖고 일해왔다는 건데요. CIA 직원들은 최고이며, 항상 최고가 돼야 한다고 격려했고요, 외국에 첩보원들을 더 많이 파견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진행자) 해스펠 국장이 이제 공식적으로 취임했습니다만, 처음에는 인준 받기 힘들지 모른다는 관측까지 나왔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9.11 테러 직후인 2002년에 태국에 있던 CIA 비밀 수용소에서 물고문 같은 특별심문기법을 썼는데, 여기에 해스펠 국장이 관여했다는 논란이 나왔습니다. 따라서 민주당 의원뿐만 아니라, 베트남전 전쟁 포로 출신인 존 매케인 연방 상원의원 같은 일부 공화당 의원도 인준에 반대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상원 정보위원회에서 열린 인준 청문회에서 의원들이 이 문제를 집중 추궁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당시 해스펠 국장이 물고문이 도덕적이냐, 아니냐에 대한 질문에 확답을 하지 않아 민주당 의원들이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는데요. 하지만 해스펠 국장이 CIA가 특별심문기법을 쓰지 말았어야 했다는 내용의 편지를 마크 워너 정보위 민주당 간사에게 보내면서 워너 의원이 지지로 돌아섰고요, 민주당 의원 6명이 찬성하면서 인준안이 통과됐습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김정우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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