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중국 정부가 미국산 수수에 반덤핑 조사를 중단했습니다. 워싱턴에서 진행중인 2차 양국 고위급 통상협상이 진전을 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는데요.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특사로 온 류허 국무원 부총리를 접견했습니다.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관 예루살렘 이전을 강하게 비난해온, 이슬람협력기구(OIC)가 긴급 정상회의를 열었고요. 이어서, 중국 당국이 ‘위구르’ 소수민족에 이른바 ‘정치 재교육’을 진행중인 실정, 짚어보겠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가 미국산 수수 반덤핑 조사를 중단했다는 이야기부터 들어보죠.
기자) 네. 중국 상무부가 오늘(18일)자 공고를 통해, 가축 사료와 술을 만들 때 주로 쓰는 미국산 수수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중단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중국 정부는 지난달 18일, 전날 미국이 단행한 중국산 알루미늄 판재 덤핑 예비판정에 대한 보복으로, 미국산 수수에 같은 조치를 취했는데요. 이걸 거둬들이는 겁니다. 또 지난 한 달 동안 미국산 수수 수입업자들에게 거의 180%에 달하는 보증금을 받아왔는데, 이 역시 환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번 조치가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금 중국 고위급 경제·통상 대표단이 워싱턴에 와서 미국 당국자들과, 양국 간 무역 대치 상황을 풀기 위한 2차 협상을 진행 중인데요. 중국 정부의 오늘(18일) 발표는, 협상이 진전을 보고 있는 신호로 미국 언론이 해설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 정부가 중국 유력 통신장비업체 ZTE(중싱퉁쉰)에 대한 제재를 완화해 영업 재개를 돕겠다는 의사를 밝힌 직후라, 양국이 한 가지씩 현안 해결을 주고 받으면서 무역 대치를 완화해 나가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 발표 직전에,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 특사를 만났다고요?
기자) 네. 중국 경제·통상 대표단장인 류허 국무원 부총리가 시진핑 국가주석 특사 자격으로 어제(17일)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예방했습니다. 류 특사가 전달한 시 주석 메시지가 어떤 내용인지, 또 트럼프 대통령과 사이에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농산물 교역 등 시장을 더 개방하고 지식재산권을 보호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보도됐고요. 류 특사는 “미국과 함께 호혜 평등의 원칙에 따라 경제 무역 문제를 잘 처리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기자들에게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특사를 만났고, 중국 정부가 긍정적인 조치도 했으니까, 양국 고위급 협상이 잘 풀리고 있는 것으로 봐도 될까요?
기자) 아직 그렇게 단정하긴 이른 것 같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류 특사 접견 직전, 중국과의 통상 협상이 “과연 성공할까 의심스럽다”고 회의적인 의견을 밝혔고요. 중국이 대미 교역에서 “너무 버릇없어졌다”고 직설적으로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협상 과정에서 “미국이 줄 것은 매우 적다. 중국이 줘야 할 것은 많다”고 인터넷 ‘트위터’에 적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실제 협상은 어떻게 진행중인가요?
기자) 중국이 상당히 진전된 제안을 한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항공기와 반도체 등 미국산 제품 구매를 크게 늘이고, 농산물 관세를 낮추는 방법으로, 미국의 대 중국 상품무역 적자를 연간 2천억 달러 줄이겠다고 한 것으로 미국 측 관계자가 어제(17일) 로이터통신과 CNN방송 등에 전했는데요. 지난해 3천750억 달러에 이른 미국의 적자를 2천억 달러 줄이는 문제는, 이달 초 베이징에서 진행한 1차 협상에서도 주요 안건이었습니다. 당시 중국 측이 받아들이지 않았는데요. 이번 2차 협상에는 대표단이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 와서, 미국의 요구를 수용한 것으로 알려진 겁니다.
진행자) 그런데, 중국 정부가 이 보도에 대해 다른 입장을 내놨다고요?
기자) 미국 측에 그런 제안을 한 적이 없고, 루머(헛소문)일 뿐이라고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오늘(18일) 정례 브리핑에서 말했습니다. 루 대변인은 구체적인 설명은 거부하면서, 다만 워싱턴 양국 협상에서 “건설적인” 대화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일단 미국 정부 쪽에서 나오는 이야기와 중국 측 이야기가 다른 셈입니다.
진행자) 그럼, 양국이 어떤 합의를 내놓을지 기다려봐야겠네요.
기자) 네. 협상은 오늘(18일)도 이어지는데요. 앞서 말씀드린 2천억 달러 대 중국 무역 적자 감축 외에, 쟁점이 몇 가지 있습니다. 중국 정부의 첨단기술 육성 사업인 ‘중국제조 2025’ 전략 업종에 보조금 지급 금지, 또 산업 전반에 대한 지식재산권 도용 대책 강화 등을 미국이 꾸준히 요구하는 중인데요. 이런 현안들에 그 동안 난색을 표했던 중국의 태도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오늘(18일) 인민일보 국외판은 “중국은 절대 미국이 정한 시간표에 따라 담판을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에 일방적으로 양보할 필요는 전혀 없다”는 중국 정부 관계자 발언을 전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듣고 계십니다. 이슬람협력기구(OIC)가 긴급 회의를 열었다고요?
기자) 네. 이슬람권 57개 나라의 모임인 ‘이슬람협력기구(OIC)’가 오늘(18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긴급 회의를 진행했습니다. 지난 월요일(14일)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관이 예루살렘으로 이전 개관한 데 따른 대책을 논의했는데요. 의장국인 터키의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외무장관은 개회사에서 “유서 깊은 도시(예루살렘)의 지위를 (미국이) 바꿀 수는 없다”면서, “다른 나라들이 미국의 선례를 따르는 것을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예루살렘의 지위를 바꿀 수 없다, 무슨 말인가요?
기자) 예루살렘은 유엔이 ‘국제도시’로 지정한 곳입니다. 기독교와 이슬람교, 유대교 성지들이 모여있는 종교적 특수성 때문에, 어느 한 나라에 속하지 않은 도시로 관리하는 건데요. 또 분쟁중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모두 수도로 여기는 곳이라, 1948년 이스라엘 건국 후 70년동안 국제사회는 어느 한쪽의 입장을 지지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공식 인정한다”고 선언하고, 이번 주 초 대사관까지 옮긴 것이, 이런 세계 공통 정책을 깬 것이라는 비판이 이어졌습니다.
진행자) 그래서, 미국을 따라 다른 나라들도 대사관을 예루살렘에 두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이스라엘과 수교중인 나라들은 팔레스타인과 충돌하지 않기 위해 지중해 도시 텔아비브에서 대사관을 운영해왔는데요. 미국이 예루살렘으로 대사관을 옮긴 이틀 뒤, 과테말라가 뒤따랐고요. 파라과이 대사관도 다음 주 예루살렘으로 이전 작업을 마칠 예정입니다. 온두라스도 같은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높은데요. 얼마 전 의회가 대사관 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한 상태입니다. 또 동유럽의 체코 대통령도 예루살렘으로 대사관을 옮길 뜻을 지난달 밝혔습니다.
진행자) 국제사회가 미국의 조치를 비판한 가운데, 뒤따르는 곳은 주로 중남미 국가들이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이들 중남미 국가들은 이스라엘을 지지한다기보다, 미국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원이 필요한 공통점이 있다고 몇몇 언론이 분석했습니다. 각각 구체적인 사정은 다르겠지만, 재정적· 정치적인 필요가 두드러집니다.
진행자) 이 나라들이 미국으로부터 어떤 지원이 필요한가요?
기자) 미국 이후 가장 먼저 예루살렘으로 대사관을 옮긴 과테말라의 경우, 인구 50%가 빈곤층인데요. 이 때문에 국가 재정을 미국에 의존한 지 오래됐습니다. 미국은 지난 2016년 기준으로, 과테말라에 거의 3억 달러를 대외 원조 형식으로 지원했습니다. 또한 지미 모랄레스 대통령이 부패 혐의로 조사 선상에 오르면서, 유엔으로부터도 압박 받고 있는데요. 유엔을 비롯한 국제기구에 영향력이 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도움을 받아, 정치적 곤경을 빠져나가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워싱턴포스트가 추측했습니다.
진행자) 파라과이나 온두라스는 어떤 사정이 있나요?
기자) 과테말라와 마찬가지로 경제적 지원이 필요한 사정이 큽니다. 미국의 원조 외에,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 기조로 교역이 줄면 국가 경제가 어려움에 처할 수 있는 나라들이고요. 이 밖에 강경 이민 정책으로 미국에서 불법체류자 추방이 늘면, 주로 해당될 수 있는 사람들이 과테말라, 파라과이, 온두라스 출신입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중국 당국이 서부, 신장위구르 지역의 이슬람 신자들에게 이른바 '정치 재교육'을 실시하고 있다는 증언이 잇따르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정부는 이슬람 소수민족, 무슬림들이 거주하는 신장위구르 자치구의 분리 독립을 막기 위해 철저한 감시와 통제를 해오고 있는데요. 지난해 여름부터 이 지역에 무슬림들을 구금하기 위한 대규모 수용시설, 이른바 '재교육센터'들이 있다는 서방언론들의 보도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재교육센터에 수용됐던 피해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한 것들인데요. 이번 주 관련 보고서에 이어, AP 통신과 워싱턴포스트 등이 재교육센터에 수용됐다 풀려난 피해자들의 사례를 집중 보도하며 이들의 인권 침해 사례가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재교육이라는 게 구체적으로 뭘 말하는 건가요?
기자) 피해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일종의 사상 교육인데요. 이들은 재교육센터에서 자신들의 신앙인 이슬람교를 부인하고, 자아비판을 해야 하며, 중국 공산당에 대해 감사와 충성을 맹세해야 합니다. 만약 이를 거부하면, 독방에 감금되고 온종일 먹지도 못하는 고통을 겪기도 하고요. 더 심한 경우는 물고문이나 끔찍하기로 악명높은 '호랑이 의자'라는 금속 의자에 묶이는 고문을 당하기도 하는데요. 그래서 재교육센터에서 자살 충동을 느끼거나 실제로 자살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합니다.
진행자) 이들이 재교육센터에 수용되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증언자들에 따르면 이들의 죄는 단지 무슬림, 즉 이슬람교를 믿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한 피해자는 경찰에 체포돼 사흘간 집중 심문을 당한 후 재교육센터에 3개월 동안 구금됐다 풀려났다고 하는데요. 독일문화신학대학원의 아드리안 젠즈 교수는 이번 주 나온 보고서에서, 수십만 명에서 100만 명 정도의 무슬림, 특히 젊은이들이 신장위구르 지역의 재교육센터에 구금됐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는 이에 대해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기자) 중국 정부는 재교육센터의 존재 자체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또 대부분의 중국 관리들은 이에 대한 언급을 피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중국 관영 언론은 분리주의와 이슬람 극단주의와 싸우기 위한 사상 개조는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관리들의 말을 인용 보도하기도 하고요. 또 빈곤 탈출을 위한 직업 훈련이라고 주장하는 관리들도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가 신장위구르 지역의 무슬림들을 통제, 감시하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중국 정부는 테러를 방지한다는 이유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신장위구르 지역은 인도 반 만한 크기의 거대한 영토로, 약 2천200만 명 정도 살고 있는데요. 이 가운데 약 1천100만 명이 무슬림들입니다. 1949년 중국 공산당이 이 지역을 무력 점령한 이래 분리주의 운동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중국 정부는 이들의 분리주의 운동이 중국의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것으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몇 년 이 지역에서 급진이슬람 분리주의자들의 유혈 공격이 발생한 후, 중국 정부는 위구르 주민들의 생체정보를 수집하거나 얼굴인식 감시망을 시험가동 하는 등 최근 들어 이들에 대한 고삐를 더욱 바짝 죄고 있습니다.
진행자) 위구르족들에 대한 차별정책도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현재 중국 정부는 위구르족들에게는 공무원 응시 기회를 제한하고, 무슬림들의 상징인 턱수염을 기르지 못하도록 금지하는가 하면 이슬람식 이름을 짓지 못하도록 하는 등의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데요. 중국 정부의 민족 차별 정책이 위구르족들의 불만을 야기해 긴장이 고조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