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오는 9월 새로운 집단체조 공연을 한다고 북한전문여행사가 밝혔습니다. 북한에서 집단체조 공연이 재개되는 것은 5년 만인데요, 그 동안 인권 유린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던 공연입니다.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전문여행사인 고려여행사는 17일 북한의 새로운 집단체조 공연이 9월 개최된다고 밝혔습니다.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이 여행사는 새 집단체조 공연의 제목이 ‘빛나는 조국’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새로운 제목이 암시하듯 올해 9월에 열리는 집단체조 공연은 그 동안 ‘아리랑’ 이라는 제목 아래 열렸던 집단체조 공연과는 다른 종류의 공연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이 여행사는 지난 달 다수의 북한 내 소식통을 인용해 올해 북한의 집단체조 공연이 재개될 것이라고 전하면서, 하지만 구체적인 사항들은 아직 분명하지 않다고 밝혔었습니다.
북한에서 집단체조 공연이 재개되는 것은 지난 2013년 9월 이후 5년 만입니다.
북한의 대표적인 집단체조인 아리랑 공연은 김일성 주석의 90회 생일을 기념해 지난 2002년 처음 시작됐습니다.
이후 2005년에 재개됐고, 수해로 공연이 취소됐던 2006년을 제외하고 2013년까지 계속됐습니다.
집단체조와 예술공연이 결합된 북한 특유의 공연으로 다양한 음악에 맞춰 무용과 체조, 서커스, 카드섹션 등이 이어졌습니다.
특히 매 공연마다 10만 명의 대규모 인원이 참가했고, 지난 2007년에는 세계 최대의 집단체조로 기네스북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국제사회에서는 북한의 아리랑 공연에 대한 비판이 끊임없이 제기됐습니다.
북한이 아리랑 공연을 통해 주민들의 집단의식과 결속력을 고취시키면서 3대 세습을 정당화한다는 것입니다.
영국의 대북인권단체인 징검다리의 박지현 공동대표는 17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특히 공연에 동원된 북한 학생들의 인권이 유린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박지현 대표] “나오는 아이들 배부르고 머자고 편안하게 연습하는 거 아니거든요. 새벽에 일어나서 저녁 늦게까지 정말 잔인한 학대를 받으면서…또 단 한 건의 실수도 있으면 안 되잖아요. 그래서 학생들이 자아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는 최종보고서에서, 훈련 기간은 거의 일년 내내 진행되며, 4~6개월 정도는 학교 수업시간을 희생하고 하루 종일 연습을 한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훈련과 연습은 가혹하다며, 자기가 맡은 역할을 완벽하게 해내지 못하는 어린이들은 체벌을 받거나 저녁 연습을 추가로 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오랫동안 혹독한 환경에서 엄격한 연습을 반복해 거행하는 집단체조는 어린이들의 건강과 행복에 위험한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박지현 대표는 북한의 새 집단체조 공연 관람을 고려하는 외국인들에게 이 같은 인권 유린을 당하는 북한 어린이들을 생각해 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녹취: 박지현 대표] “만약 내 동생이 저렇게 학대 받고 인권 유린을 당하면서 저기 출연한다고 생각했다면, 혹시 내 딸이 그렇다면, 그렇다면 사람들이 생각이 좀 바뀌지 않을까요?”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