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시리아에서 화학무기 사용으로 추정되는 공격이 일어나 민간인을 포함해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이에 대해 이와 관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앞으로 48시간 안에 중대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최근 미국과 중국이 고액 관세와 보복 조치를 주고받은 와중에, 미국 정부는 ‘무역 전쟁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어서, ‘페이스북’ 정보유출 사태가 중국의 첨단 감시 기술 활용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시리아에서 화학무기 사용으로 추정되는 공격이 발생했군요?
기자) 네. 내전 중인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인근 동구타의 ‘두마’ 일대에서 현지 시간으로 지난 토요일(7일) 화학무기 사용으로 추정되는 공격이 일어나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최소 40여 명이 독가스를 흡입해 숨졌고, 민간인이 다수 포함돼있다고 현지 구호기구 측이 언론에 밝혔는데요. 반군 단체들은 사망자가 100명이 넘는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구호기구들이 제공한 현장 화면에는 갓 젖을 뗀 정도로 추정되는 어린 아이들이 의식을 잃은 채 쓰러져있거나, 가뿐 숨을 내쉬며 울부짖는 모습이 담겼습니다.
진행자) 누가 이런 일을 저지른 겁니까?
기자) 미국은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이 자행한 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9일, 백악관에서 주재한 각료회의에서 금지된 화학무기로 무고한 시리아 국민들을 공격한 상황을 규탄하면서, 전 세계에서 이렇게 악랄하고 끔찍한 뉴스는 없었을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We will be making some major decisions over the next 24 to 48 hours.”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앞으로 24시간에서 48시간 이내에 중대한 결정을 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현재 군 수뇌부 등과 상황을 매우 면밀히 조사, 논의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사건이 알려진 직후 트위터에 “러시아와 푸틴 대통령, 이란이 짐승 같은 아사드 정권을 지원한 책임이 있다”며 “큰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적었습니다.
진행자) 짐 매티스 미 국방장관도, 관련해 발언을 했군요.
기자) 네, 매티스 국방장관은 9일, 시리아 사태와 관련해, 어떤 것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매티스 장관은 또, 러시아가 시리아의 화학무기 제거를 보증했었다면서 러시아를 비판하면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등 동맹국들과 함께 이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다른 나라들도 같은 판단인가요?
기자) 네. 주요 국가들의 판단이 대부분 일치합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어제(8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회담 후 “시리아의 끔찍한 화학무기 공격을 규탄”하고 “강력한 공동 대응”에 나서기로 했고요. 같은 날 유럽연합(EU)은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사용을 저지하라고 러시아와 이란 측에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또 영국과 프랑스는 별도 외무장관 성명을 통해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사용 실태를 파악하기 위한 국제기구 조사를 요구했습니다.
진행자) 당사자인 시리아, 그리고 시리아 정부를 지원하는 러시아와 이란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기자) 날조된 일이라며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시리아 외무부는 성명을 통해, 서방 측이 “설득력 없는 얘기를 되풀이하는 것”이라고 화학무기 사용을 부인했고요. 러시아도 서방측의 내놓은 사건 개요가 “날조”라는 외무부 성명을 냈습니다. 또한 이란 외무부는 “미국과 서방이 시리아에서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주장을 바탕으로 새로운 군사 행동의 구실을 찾으려 한다”고 주장했는데요. 화학무기 사용은 유엔과 국제사회가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는 전쟁범죄 행위라서, 책임 공방이 계속 이어질 전망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오늘(9일) 시리아 공군 시설에 공습이 있었다고요?
기자) 네. 화학무기 사용 추정 사건이 발생한 현장 서북쪽 도시, 홈스 인근에 있는 ‘타이푸르’ 시리아 공군 비행장이 오늘 미사일 공습을 받아 이란 병력을 포함한 14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큰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한 직후라, 미국이 단행한 공격이라는 시리아 관영매체 등의 보도가 있었는데요. 미 국방부는 부인했습니다. 이후 러시아와 이란 등은 이스라엘이 단행한 공격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앞서 미군이 시리아의 화학무기 공격을 응징한 일이 있었죠?
기자) 네. 작년 이맘때였습니다. 지난 해 4월 초 시리아 북부 이들리브 주 반군장악지역인 칸셰이쿤에서 화학무기로 추정되는 공격으로 어린이들을 포함한 주민 80여 명이 숨졌는데요. 며칠 뒤 트럼프 대통령의 응징 명령으로 미군이 토마호크 순항 미사일을 발사해 홈스 인근 '알샤이라트' 공군기지를 타격했습니다. 그래서, 주요 외신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이번에도 조만간 직접 응징에 나설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작년과 올해 이런 일이 반복되고 있는데, 시리아에서 화학무기 공격이 한두 번 있었던 게 아니라고요?
기자) 네. 시리아 정부는 책임을 부인하지만, 2013년 이후 내전 격전지에서 정부군 소행으로 추정되는 화학무기 공격이 이어졌는데요. 주요 사례만 정리해보면요. 2013년 8월에 아인타르마, 자말카 등지에서 사린가스 공격이 있었고, 이듬해 4월 크파르지타 일대에서 독가스 공격이 발생했습니다. 같은 해 8월에 전투가 격화되던 알레포 일대에서 겨자가스가 살포됐고요, 2016년 9월에는 다시 알레포에서 염소가스 공격이 발생했습니다.
진행자) 국제사회가 이번 사건에 공동 대응한다고요?
기자) 네. 이번 시리아 정부군 화학무기 공격 의혹을 논의하기 위해 유엔이 오늘(9일) 두 차례 안전보장이사회를 엽니다. 미국과 러시아의 소집 요구에 따른 겁니다.
진행자) 그런데, 미국 정치권에서 이번 사건이 논란이 되고 있다고요?
기자) 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주, 시리아에서 철군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는데요. 이 같은 의사 표시가 아사드 정권의 오판을 불렀다는 비판이 미국 정치권에서 일어났습니다. 존 매케인(공화· 애리조나) 상원 군사위원장은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조기 철군 의사를 밝힌 뒤 아사드와 러시아가 대담해졌다”고 비판하면서, 이번에도 지난해처럼 응징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수전 컬린스(공화·메인) 상원의원은, 이번 일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 철군 계획을 재고할 것으로 보인다고 CNN 인터뷰에서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듣고 계십니다. 미국이 중국과 무역 대치 상황을 완화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요?
기자) 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무역 분쟁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든,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나는 언제나 친구일 것”이라는 글을 어제(8일) 인터넷 사회연결망 ‘트위터’에 올렸습니다. 이어서, “중국은 무역 장벽을 허물 것이고, 관세는 호혜적이 될 것이며, 지식재산권에 대한 협상도 이뤄질 것”이라면서 “두 나라 모두에 훌륭한 미래”가 펼쳐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관세와 지식재산권에 대한 협상을 강조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주 미국 정부가 지식재산권 침해에 대한 대응으로, 연간 500억달러 규모 중국산 기술제품에 관세 부과 방침을 발표하고, 중국은 즉각 미국산 농산품 등에 보복 관세 계획을 내놓으면서 무역 대치가 본격화됐는데요. ‘관세 부과 조치를 발효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미 당국자들의 발언이 나오면서 협상하는 쪽으로 분위기가 흘렀습니다. 그러다가 다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수입품에 연간 1천억 달러 관세 부과를 검토하라고 지시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에는 ‘협상’을 언급하면서, 중국과의 격한 대치상황을 피하기 위해 수위 조절에 나서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 등이 풀이했습니다.
진행자) 경제 당국자들도 트럼프 대통령 언급과 같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요?
기자) 네.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은 “무역 전쟁이 일어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어제(8일) CBS방송에서 말했습니다. “미국은 중국과 계속 대화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는데요. 다만 “중국이 공정하고 호혜적인 무역 조건을 만드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면, 공격적인 방법을 쓸 준비가 됐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협상을 하면서, 중국의 태도에 따라 관세 부과 조치를 발효시킬 수 있다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래리 커들로 위원장은 같은 날(8일) CNN에 출연해서 “나는 관세부과 찬성론자가 아니다”라면서도, “중국의 지식재산권 절취 등 불공정 관행이 공격적인 조치(추가 관세)를 정당하게 만든다”고 설명했습니다. 국가무역위원회(NTC) 피터 나바로 위원장도 이날 NBC 인터뷰에서 “우리는 관세 부과와 투자 제한 등 (중국의 태도 변화를 위한) 계산된 방법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이 지식재산권 절취를 비롯한 불공정 무역 관행을 없애도록, 관세를 도구로 압박하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관세를 통한 대중국 압박은 오늘(9일)도 계속됐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아침 일찍 ‘트위터’에 글을 올려, “자동차를 중국에서 미국에 보낼 땐 관세가 2.5%다. 그런데 미국에서 중국으로 자동차를 보낼 땐 관세가 25%면, 이게 자유롭거나 공정한 무역처럼 들리나”라고 강조하며, 이처럼 “어리석은 무역이 여러 해 동안 계속돼왔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중국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현 상황에서 미국과 무역 협상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오늘(9일) 밝혔습니다. 미국의 최근 움직임이 대화와 타협을 추진하는 것으로 보기에는 석연치 않다는 반응인데요. 중국 관영 국제전문지 환구시보는 오늘자 사평에서, “무역전쟁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는 굉장히 모호하다”면서, “어조가 부드러워진 이유가 실질적인 태도의 변화인지, 미국 내의 불안한 정서를 달래려는 것인지, 주식시장의 압력을 해소하기 위한 것인지 불분명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관영 영자지 글로벌 타임스도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글을 상세히 소개한 뒤, 대 중국 무역대치에 대해 “공화당 내에서 상당한 비판에 직면했고 미국 내 농업과 자동차업계에서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 게 배경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인터넷 사회연결망(SNS)의 대표주자, '페이스북(Facebook)'이 최근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전 세계적인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데요. 이번 페이스북 사태가 중국에도 영향을 미칠지 모른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최근 중국은 공산당의 지휘 ·통제 시스템을 강화하기 위해 인공지능(AI), 얼굴인식, 빅데이터(Big Data) 등 새로운 첨단감시도구로 급속히 전환하는 추세입니다. 중국은 또 자국의 첨단감시기술을 다른 나라로 적극 확장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일각에서는 최근 불거진 페이스북(Facebook)의 정보 유출과 조작 파문과 후유증이 중국의 이런 노력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거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앞서 중국의 첨단감시기술이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고 하셨는데, 중국의 첨단감시기술, 어느 정도나 발달했습니까?
기자) 중국에서는 이미 얼굴 인식과 인공지능 기술이 무단횡단자들이나, 공중 화장실을 이용할 때 한 사람이 쓸 수 있는 화장지의 매수를 통제하는 데까지 쓰이고 있습니다. 남부 선전시의 경우, 최근 얼굴 인식과 모바일 네트워크, 소셜 미디어 앱 기술을 결합해 실시간으로 범법자들에게 벌금을 부과하기 시작했고요. 뿐만 아니라 중국의 기술력은 통신 장비나 결제 시스템, 인터넷 소프트웨어 등 중국의 기술 기반을 사용하고 있는 여러 나라의 정치, 경제 활동도 관측· 감시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의 첨단 기술 체계를 사용하는 나라들이 많습니까?
기자) 네, 전문가들은 중국의 기술 기반을 사용하는 나라와 시장이 날마다 성장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정부 주도하에 중국의 기술 기반을 사용하는 나라들에서 쉽게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데요. 전문가들은 만약 감시를 목적으로 중국의 정보 수집 능력을 추가한다면, 과학 기술이 어떻게 정치적 영향을 미치게 되는지 쉽게 볼 수 있을 거라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최근 페이스북의 정보 유출 파문으로 이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세계적인 인터넷 사회연결망 기업, '페이스북'과 영국에 소재한 정보분석회사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는 현재 8천700만 명에 달하는 페이스북 회원들에게서 수집한 개인 정보를 정치적 조작 등에 이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데요. 페이스북 파문은 특히 미국 대선 당시 러시아의 개입 의혹과 가짜 뉴스 논란이 커지면서, 사생활 보호나 정보 독점 등의 부문의 대대적인 규제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 기업들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요.
기자) 네, 현재 중국 기업들은 정교한 통신 체계와 인프라 구축 등을 통해 여러 나라에 발판을 마련하고 있는데요. 예를 들어, 중국의 대표적인 인터넷 기업인 '알리바바(Alibaba)'는 말레이시아에서 전자 상거래 플랫폼을 통해 지역경제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하지만 또 한편 많은 사람들이 사생활 보호 측면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유럽 국가들에서도 규제 강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기업들은 현재 유럽 지역에서 사회 기간시설 구축뿐만 아니라 통신 등의 분야에서도 확장을 모색하고 있는데요. 중국 기업들은 다음 달 25일부터 발효되는 유럽연합(EU)의 새로운 '일반정보 보호규정(GDPR)'을 준수해야 합니다. 이 새 규정은 유럽연합 회원국과 시민들의 정보 보호를 위해, 유럽연합에서 사업을 하는 외국 회사들에게 의무화하고 있는 건데요. 예를 들어, 한 EU 시민이 알리바바 측에 알리바바 데이터 베이스내 모든 정보를 제공할 것을 요청하면 알리바바는 이를 준수해야 합니다.
진행자) 중국 측에 미치는 영향이 크겠군요.
기자) 네, 이번 페이스북 사태가 중국에 영향을 미칠지 모른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요. 하지만 별 영향을 받지 않을 거라는 전망도 적지 않습니다. 중국식이란 게 근본적으로 "국가는 모든 정보 자료에 접근 할 수 있어야 한다. 국가는 당신에게 정보 자료를 넘기라는 요청을 내릴 수 있다. 또한 국가는 당신의 프로그램 암호를 풀 수 있는 열쇠를 가질 수 있다"는 식이기 때문에 페이스북 파문에 이어 예상되는 규제 변화에도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거라는 지적입니다. 또 중국 공산당이 개인의 사생활을 보호하기 위해 주요 규제를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