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박영서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최근 몇 주간 미국과 중국 간에 무역 전쟁의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데요. 두 나라 사이에 이를 피하기 위한 대화 노력이 조용히 전개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한국 간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은 사실상 타결됐습니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26일 정부 개헌안을 공식 발의한 소식, 또 베트남이 남중국해에서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는 중국을 견제해 호주와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는 소식,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 보겠습니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 마찰 소식부터 살펴보죠. 두나라 간에 대화론이 부상하고 있다는 소식이네요.
기자) 네, 지난 몇 주 동안 세계 1, 2의 경제 대국인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전쟁 위기가 고조됐었는데요. 두 나라가 무역 전쟁을 피하기 위한 물밑 협상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6일 정례 브리핑에서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의 중국 방문 가능성에 대해, 중국은 항상 미국과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상호 평등과 이익의 원칙에 따라 협상을 통해 이견 조율을 원해왔다며 대화와 협상의 문은 언제나 활짝 열려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이 중국을 방문할 가능성이 있다, 무슨 이야기입니까?
기자) 네, 므누신 재무장관이 어제(25일) 미국 폭스뉴스에 출연해 최근 미국과 중국, 한국 등과 전개되고 있는 무역 갈등에 대해 설명했는데요. 므누신 장관은 이 자리에서, 중국과 매우 건설적인 대화를 하고 있다면서, 합의에 이르기를 조심스럽게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므누신 장관은 또, 무역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중국 방문에도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양국이 정면충돌을 피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양국이 지난주 거의 일촉즉발의 무역 전쟁으로 치달을 거라는 전망이 나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2일,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대규모 신규 관세를 허용하는 문건에 서명했는데요. 주로 지식 재산권 분야를 중심으로 25% 세율에 연간 총액 500억 달러에서 600억 달러 정도 상품이 해당될 전망입니다. 구체적인 품목은 미 무역대표부(USTR)가 15일 안에 정해 대통령에게 보고할 예정인데요, 약 1천300개 정도 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이에 맞서, 중국도 맞불 작전을 벌이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중국은 바로 다음 날인 23일, 미국산 철강과 돼지고기 등 7개 분야 128개 품목에 최고 25% 관세를 새롭게 부과한다고 밝혔는데요. 이 신규 관세 규모는 연간 30억 달러 정도 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양 측이 잠시 숨 고르기를 하는 양상이라는 분석도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현재 물밑 협상은 양국의 최고위 통상정책 당국자인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그리고 류허 중국 부총리가 대화를 이끌고 있다고 전했는데요. 류허 중국 부총리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최측근이자 경제자문으로 이번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경제담당 부총리로 뽑힌 인물입니다. 므누신 재무장관은 신임 류 부총리의 취임을 축하하며, 양국의 무역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미국과 한국의 자유무역협정 협상은 타결됐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25일 폭스뉴스에서 밝힌 내용인데요. 므누신 장관은 인터뷰에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철강 관세, 또 양국 간 자유무역협정( FTA)와 관련해 "한국과 매우 생산적인 이해에 도달했다"며 "그 합의에 조속히 서명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이 미국에 수출하는 철강 규모를 줄일 예정이란 건데요. 므누신 장관은 그러면서 이번 합의를 "완전한 윈-윈", 즉 양국 모두 승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한국 측은 어떤 반응입니까?
기자) 네, 미국과 협상에 나섰던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26일 한국 국무회의에서 협상 과정을 보고했는데요. 미국과 원칙적으로 합의하고 타결을 이뤘다며 실무 차원에서 몇 가지 기술적인 쟁점이 남았는데 곧 해결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의 주요 언론들은 농업부문의 추가 개방은 없으며, 미국 안전기준을 충족한 자동차 수입 쿼터를 늘려 현재 업체별, 2만5천대에서 5만대까지 허용하기로 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개정 협정문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는데요. 앞으로 분야별 세부 문안 작업을 완료한 뒤 정식 서명과 국회 비준 동의 요청 등 후속 절차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한국에서 헌법개정작업이 추진되고 있군요.
기자) 네,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26일 대통령 4년 1차 연임제와 수도조항 명시, 지방분권 지향 등을 골자로 한 정부 개헌안을 공식 발의했습니다. 한국에서 대통령이 개헌안 발의권을 행사한 것은 제5공화국 개헌에 이어 38년 만에 처음 있는 일입니다.
진행자) 개헌의 주요 내용이 뭔가요?
기자) 개헌안은 전문과 11개장, 137조와 부칙으로 구성됐는데요. 주요 내용만 짚어보면, 대통령 4년 연임제와 대선 결선투표제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또 총리의 역할을 규정한 헌법 조문 중 '대통령의 명을 받아'라는 문구를 삭제해서, 총리의 책임성과 자율성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반면 대통령의 권한은 축소된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개헌안은 대통령의 특별사면권을 통제하고, 감사원을 독립기구화하며 헌법재판소장 임명권 삭제 등으로 대통령의 권한을 분산,축소하고 있습니다. 반면 국회의 권한은 강화합니다.
진행자) 선거권과 관련한 개정도 있습니까?
기자) 네, 현행 19세인 선거연령을 18세로 낮추고 '수도에 관한 사항을 법률로 정한다'는 조항을 신설했습니다. 또 토지의 공공성과 합리적 사용을 위해 필요한 경우에만 특별한 제한이나 의무를 부과할 수 있도록 '토지공개념'을 적시했는데요. 이에 대한 논란이 뜨겁습니다. 현재 아랍에미리트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쯤 전자결재로 개정안을 승인했습니다.
진행자) 대통령이 직접 발의한 개헌안, 다음 어떤 절차를 밟게 됩니까?
기자)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국회로 송부됐는데요. 국회는 헌법개정안이 공고된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의결돼야 한다는 헌법 개정 절차에 따라 5월 24일까지는 이를 의결해야 합니다.
진행자) 개헌안이 국회에서 통과될 가능성은 얼마나 됩니까?
기자) 현재 293석 가운데, 개헌에 반대하고 있는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의석수 116석을 확보하고 있어, 대통령개헌안이 국회 표결을 통과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전망입니다. 집권 더불어민주당은 문 대통령이 개헌안을 발의함으로써 국회에 본격적으로 개헌을 논의할 장이 열린 것이라며 야권에 개헌 논의에 동참할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더 보겠습니다. 남중국해 영유권을 놓고 중국과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는 베트남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호주와의 관계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는 소식이네요?
기자) 네, 현재 베트남은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기 위해 국제사회의 도움을 적극 모색하고 있는데요. 이런 노력의 일환으로 최근 호주와 관계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최근 양국은 지난 2009년부터 맺어온 양국 동반자 관계를 향상시켜, 고위급 대화를 위한 '전략적 동반자관계'로 격상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진행자) 얼마전에는 베트남 총리가 호주를 방문하기도 했죠?
기자) 맞습니다. 응우옌 쑤언 베트남 총리가 이달 중순 호주를 공식 방문했는데요. 양국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 합의도 그 때 나온 겁니다. 이 전략적 동반자관계는 안보 위협에 대한 공동 대응은 물론이고요. 해상 정책에 대한 협력도 포함된다고 호주 외무부는 밝혔는데요. 전문가들은 중국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는 남중국해를 염두에 둔 협력이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베트남은 남중국해 영유권 갈등 당사국의 하나지만 호주는 아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현재 베트남과 호주 두 나라는 남중국해는 물론 동중국해 상에서도 각국의 항행의 자유가 위협받는 상황에 대해 우려하고 있습니다. '항행의 자유'란 모든 공해에서는 각국의 선박이나 군함의 자유로운 항해가 허용된다는 국제사회의 원칙인데요. 현재 중국이 남중국해의 90%이상을 자국의 영해라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자유로운 바닷길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 양국 공동의 관심사가 되고 있고요. 미국은 이를 지키기 위해 정기적으로 '항행의 자유' 작전을 펼치고 있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중국과 베트남은 전에도 몇차례 해상 충돌을 했다고요.
기자) 네, 베트남과 중국은 지난 1974년과 1988년 해상에서 충돌해 선원들이 사망하는 등 거의 일촉즉발의 상황까지 간 적도 있고요. 지난 2014년에는 중국이 이 해역에서 석유시추작업을 강행해 또 다시 심각한 갈등을 겪기도 했습니다. 남중국해를 놓고 이렇게 각국의 경쟁이 치열한 것은 이 지역이 경제·군사적 가치가 매우 높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최근에는 베트남이 적극적으로 외교전을 펼치는 모양새라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현재 중국은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등으로 지역을 넓히면서 군사적·경제적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데요. 베트남은 중국의 이같은 움직임을 견제하기 위해 다양한 나라들과 우호 관계를 모색하며 외교 관계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베트남과 인도가 관계를 격상했고요. 이달 중순에는 뉴질랜드와도 관계 강화 협정을 체결한 바 있습니다. 호주도 그 일환이라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미국과의 관계 증진도 두드러지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베트남은 미국과도 적극적으로 군사협력을 모색하고 있는데요. 종전후 처음으로 이달초, 미국의 항공모함 칼빈슨함이 베트남 중부 다낭항을 방문한 것도 그같은 전략의 일환이라는 분석입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분명한 대아시아 정책을 내놓지 않고 있기 때문에 베트남이 호주와 더 적극적으로 관계를 모색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호주도 최근 동남아시아 진출을 적극 모색하는 양상이라고요.
기자) 네, 호주는 최근 베트남이 속해 있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10개 회원국과 관계 강화를 위한 협정도 체결한 바 있습니다. 아세안은 6억3천만 명의 인구를 아우르는 호주의 주요 시장인데요. 하지만 베트남과 호주, 모두 중국이 제1의 교역국이기 때문에 남중국해에서 중국과의 전면 대치는 피할 것 같다는 전망입니다. 대신 베트남과 호주 모두 다른 나라들과의 협력을 강화해 중국의 영향력을 최소화하는 것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박영서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