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 특사단이 발표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면담 결과는 한반도 정세의 일대 전환을 가져올 전망입니다. 특히 비핵화 의지를 분명히 하고, 핵과 미사일 실험 중단을 밝힌 것은 미-북 간 협상 가능성을 크게 높인 것으로 보입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김 위원장과 한국 정부 특사단의 합의는 매우 파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기자) 네, 무엇보다 비핵화 의지를 분명히 하고, 남북정상회담을 4월 말에 판문점에서 개최하기로 한 점이 눈에 띕니다. 특히 김 위원장으로부터 비핵화 의지를 이끌어내는 것은 이번 특사단 방북의 핵심 관심사이자 목표였습니다. 이 문제가 미-북 간 핵 협상의 시작과 이에 따른 한반도 긴장 완화에 결정적이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분명한 비핵화 의지를 밝혔다는 건, 비핵화를 목표로 미국과 협상에 나서겠다는 의미로 볼 수 있는 건가요?
기자) 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북한이 분명한 비핵화 의지를 밝힌 마당에 이를 미-북 간 협상의 목표로 내세우지 못할 이유는 찾기 어렵습니다. `군사적 위협이 해소되고 체제안전이 보장되면 핵을 보유할 이유가 없다’는 김 위원장의 발언 역시 비핵화 의사를 좀더 구체적으로 밝힌 것으로 여겨집니다.
진행자) 김 위원장은 또 대화가 진행되는 상황에서는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발사를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 않습니까? 이 것도 미-북 간 대화의 가능성을 높인 것으로 볼 수 있겠네요?
기자) 맞습니다. 미국은 그동안 북한의 핵 미사일 실험 중단이 대화의 좋은 출발점이 될 것임을 강조해 왔습니다. 김 위원장이 한국 정부 특사단에 이런 입장을 밝힌 건 미국과의 대화에 대한 강한 바람을 나타낸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김 위원장은 `비핵화 문제 협의와 북-미 관계 정상화를 위해 미국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는 게 특사단의 설명입니다.
진행자) 미-한 연합군사훈련에 대한 김 위원장의 입장 표명도 예상과는 크게 다른 것 아닌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사실 한국 정부가 특사단의 방북을 비롯해 미-북 간 중재에 서둘러 나선 건 4월로 예정된 미-한 연합군사훈련 이전에 양측의 대화가 시작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만큼 연합훈련이 한반도 정세에 중요한 변수였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김 위원장이 미-한 연합훈련이 `연례적이고 방어적인 성격의 훈련이라는 점을 이해했다'는 사실은, 미-북 간 또는 남북 관계에서 전례가 없는 일입니다.
진행자) 남북정상회담을 다음 달에 열기로 한 건, 한반도 정세가 무척 빠른 속도로 급변할 가능성을 엿보게 하는 것 아닌가요?
기자) 네, 정상회담 시점이 예상 보다 훨씬 빠른 것뿐 아니라 회담 장소도 주목할 만합니다.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회담을 열기로 한 건, 상징적이나마 김 위원장이 한국 지역을 방문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아울러 정상 간 핫라인을 설치키로 한 건 남북의 두 지도자가 긴장 완화를 위해 상시적인 대화채널을 구축했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의 반응이 어떨 것으로 예상되나요?
기자) 한국 정부 특사단의 발표는 미국에도 상당히 고무적인 내용으로 보입니다. 비핵화 의지를 분명히 한 것과 핵 미사일 시험 중단은 그동안 미국이 거듭해 온 요구에 부응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볼 때 머잖아 미-북 간 협상이 시작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가능합니다. 북한은 또 특사단을 통해 미국에 보내는 별도의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한국 정부는 이번 대북 특사 파견 과정에서 미국과의 협의에 상당히 신경을 기울인 것 같습니다.
기자) 네, 우선, 문 대통령은 특사 파견 사실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처음으로 알렸습니다. 또 특사단의 최우선 임무를 미-북 간 비핵화 대화 성사로 정하고, 미국과의 대화채널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수석특사로 삼았습니다. 일부에서는 특사단이 북한에 억류 중인 미국인 3명의 석방 문제를 거론했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습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