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다양한 스포츠 이야기 전해드리는 ‘주간 스포츠 세상’ 오종수입니다. 세계의 눈과 귀가 집중됐던 평창동계올림픽, 오늘(25일) 폐막행사를 끝으로 17일 동안의 열전을 마무리했습니다. 특히 미국 대표팀은 스노보드와 스키 등 설상 종목은 물론, 아이스하키를 비롯한 빙상에서도 골고루 좋은 성적을 거뒀는데요. 미국 선수들 활약을 중심으로 평창 올림픽 결산하겠습니다.
평창 올림픽, 미국 대표팀 첫 금메달은 대회 초반 남자 스노보드에서 나왔습니다. 17살 레드 제라드가 주인공이었는데요. 다양한 장애물 코스를 통과하는 슬로프 스타일에서 제라드는 압도적인 기량으로 경쟁자들을 물리쳤습니다. 미국 스노보드 역사상 최연소 올림픽 메달 수상자가 됐는데요. 우승 직후 미국으로 돌아온 제라드는 각종 방송 프로그램 등에 출연하면서 유명인사가 됐습니다. 아직 나이도 어리고 발전할 여지도 많아서, 이번 대회 성과보다 앞으로 이룰 것이 더 기대되는 선수입니다.
같은 종목 여자부에서도 미국의 제이미 앤더슨이 금메달을 가져왔습니다. 앤더슨은 지난 2014년 소치대회 여자 스노보드 슬로프스타일 우승자이기도 한데요, 이번 대회에서 미국 팀 첫 올림픽 2연패의 쾌거를 이룩한 것뿐 아니라, 올림픽 스노보드에서 처음으로 금메달 2개를 목에 건 여자선수가 됐습니다.
스노보드에서 미국 선수들의 활약은 계속됐습니다. 이번에는 하프파이프 종목인데요. 여자부의 클로이 김이 만점에 가까운 점수로 우승했습니다. 평창 현지에 파견된 미국 주요 방송 취재진이 잇따라 클로이 김을 인터뷰하고, 워싱턴의 국무부 브리핑과 연방 의사당 안에서도 클로이 김의 이름이 거론될 정도로 선풍적인 관심을 모았는데요. 한인 이민 2세라는 점도 주목됐습니다. 하프파이프 남자부에서도, 미국의 숀 화이트가 8년 만에 올림픽 정상에 올랐는데요. 화이트의 금메달은 특히 미국의 겨울철 올림픽 통산 100번째 금메달로 의미를 더했습니다. 통산 금메달 100개 달성은 노르웨이에 이어 두 번째입니다.
스키에서도 미국 선수들의 호성적이 이어졌습니다. 여자 알파인 스키 대회전에 나선 22살 미케일라 시프린이 금메달을 차지했는데요. 지난 2014년 러시아 소치 대회 회전 종목에서 첫 금메달을 딴 이래, 자신의 올림픽 두 번째 금메달입니다. 여자 크로스컨트리 스키에서는 미국의 제시카 디긴스, 키칸 랜들 조가 스웨덴과 노르웨이 선수들을 제치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습니다. 이 메달은 미국이 역대 올림픽에서 기록한 이 종목 첫 금메달이자, 지난 1976년 인스브루크 대회 남자부 은메달 이후 42년 만에 따온 올림픽 메달이기도 합니다. 남자 프리스타일 스키 하프파이프에서는 데이비드 와이즈가 올림픽 2연패를 이뤘습니다.
겨울철 올림픽에서 단체 종목의 핵심으로 꼽히는 아이스하키에서도 미국 여자대표팀이 금메달을 차지했습니다. 미국팀은 올림픽 5연패를 노리던 캐나다를 꺾고, 20년 만에 올림픽 정상에 올랐는데요. 각국 주요 언론과 스포츠 전문매체들은 이번 올림픽을 대표할 만한 명승부였다고 평가했습니다. 이후에도 미국 선수들의 각 종목 활약이 이어졌는데요. 미국은 대회 초반부터 끝까지 노르웨이, 독일, 캐나다 등과 함께 종합순위 상위권을 형성했습니다.
미국이 이번 대회 상위권이라고 방금 말씀 드렸는데요. 공식적인 건 아닙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국가별 메달 집계를 하지 않기 때문인데요. 올림픽은 각 종목 선수와 팀 간에 기량을 겨루는 행사일 뿐 국가 대항전이 아니라는 올림픽 헌장 제1장 6조 1항에 따른 겁니다. 그래서 각 나라 메달 집계와 이에 따른 순위는 언론 매체들이 편의에 따라 가리는데요. 기준이 제각각입니다. 금메달 수를 우선하는 곳도 있고, 금·은·동메달 총합을 따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녹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2018 신년사] “우리는 대표단 파견을 포함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할 용의가 있으며, 이를 위해 북남 당국이 시급히 만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번 대회에는 북한이 5개 세부종목에 22명에 달하는 자체 역대 최대규모 선수단을 파견하면서 관심을 끌었습니다. 하지만 북한 선수들은 메달 수확 없이 모든 경기 일정을 마쳤는데요, 피겨스케이팅 페어에서 렴대옥-김주식 조가 종합 13위에 오른 게 가장 눈에 띄는 성적이었습니다.
개최국인 한국은 윤성빈이 남자 스켈레톤에서 우승, 아시아 최초로 올림픽 썰매 종목 금메달을 따면서 기세를 올렸습니다. 이 밖에도 한국은 전통적인 강세종목인 쇼트트랙에서 금메달을 포함해 좋은 성적을 냈는데요. 얼음판에서 돌을 미끄러뜨리는 ‘컬링’ 여자부에서도 세계 랭킹 높은 곳에 있는 나라들을 잇따라 꺾으며 좋은 경기를 펼쳤습니다. 세계 유력 언론은 이번 대회 가장 큰 이변 중 하나로 한국 여자 컬링대표팀의 활약을 꼽았습니다.
한국 선수들은 개최국 대표로서, 각 종목에서 두루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여자 빙속 팀 추월에서는 파벌 싸움으로 동료 사이 불화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외신들의 주목을 받기도 했습니다. 세 명의 단합이 중요한 이 종목에서, 두 선수가 나머지 한 명을 크게 따돌리고 결승선을 통과한 장면 때문이었는데요. 이후 기자회견과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파문이 커졌고, 미국의 USA투데이 신문은 ‘따돌림 추문이 한국 여자 빙속팀을 강타했다’고 비중 있게 다뤘습니다. 영국의 BBC 방송을 비롯한 다른 주요 매체들도 이번 올림픽 가운데 가장 실망스러운 장면 중 하나로 꼽았습니다.
이웃나라 일본은 남자 피겨스케이팅 싱글에서 하뉴 유즈루가 올림픽 2연패를 달성했습니다. 강력한 경쟁자로 꼽힌 미국의 네이선 첸을 물리친 결과로 더욱 주목 받았는데요. 이 종목 올림픽 2연패는 지난 1948년과 1952년 대회를 제패한 미국의 딕 버튼 이후 66년 만이자, 아시아 최초입니다.
일반적으로 스포츠 강국으로 꼽히는 중국은 이번 대회에서 한국과 일본에 비해 성적이 좋지 않았습니다.
‘주간 스포츠 세상’, 알쏭달쏭한 스포츠 용어를 알기 쉽게 설명해드리는, 스포츠 용어 사전입니다. 오늘은 동계올림픽 소식에서 자주 나온 ‘알파인’이라는 말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알파인’의 어원은 유럽의 알프스 산맥과 연결됩니다. 산에 대한 여러 가지 주제에 쓰이는 단어인데요. 산악회를 ‘알파인 클럽’이라고 하고, 등산학교를 ‘알파인 스쿨’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겨울철 스포츠에서는 스키 종목 가운데 ‘크로스컨트리’에 상대되는 개념입니다.
‘크로스 컨트리’ 스키는 마라톤처럼 장거리를 지나며 지구력을 겨루는 종목인 반면, ‘알파인’ 스키는 산 속의 짧은 경사 구간에서 속도나 기술을 경쟁하는 종목입니다. 다섯 개 세부종목으로 나뉘는데요. 활강과 슈퍼대회전, 대회전, 회전, 그리고 활강과 회전 성적을 합쳐 평가하는 복합입니다. 활강은 속도 중심이고, 회전은 기술 중심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주간 스포츠 세상’, 평창 동계 올림픽 결산해드렸고요, ‘알파인’이 무슨 뜻인지도 알아봤습니다. 다음 주에 더 재미있는 이야기 가지고 찾아 뵙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음악 들으시겠습니다. 근대 올림픽 창시자인 피에르 쿠베르탱은 ‘평화롭고 더 나은 세계의 실현에 공헌하는 것’을 올림픽 정신으로 꼽았습니다. 세계를 치유하고 평화롭게 만들자는 노래, 마이클 잭슨의 ‘Heal The World’ 전해드립니다. 지금까지 오종수였습니다.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VOA 방송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