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으로부터 퇴진 압박을 받아온 남아프리카공화국 제이콥 주마 대통령이 의회의 불신임 표결을 하루 앞두고 전격 사퇴했습니다.
주마 대통령은 어젯밤(14일) 대국민 연설을 통해 자신의 "조기 퇴진을 종용하는 아프리카민족회의(ANC)의 방식에 동의할 수 없지만, 당의 요구를 받아들여 즉시 사퇴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누구도 나로 인해 목숨을 잃어서는 안 되고, ANC 역시 나 때문에 분열돼서는 안 된다"고 밝혔습니다.
주마 대통령은 이날 오후까지만 해도 남아공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사퇴 요구는 매우 부당하다”며 자진사퇴 요구를 거부했었습니다.
이에 앞서 남아공의 집권여당인 아프리카민족회의는 지난 13일 주마 대통령에게 48시간 내 사퇴할 것을 공식 요구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15일 의회에서 불신임 표결을 실시할 것이라고 압박했습니다.
지난 2009년 취임한 주마 대통령은 집권 초부터 뇌물수수와 돈세탁 등 각종 의혹을 받으며, 임기 동안 8차례나 의회의 불신임 투표를 겪었습니다.
그러다 지난해 12월 '반주마' 성향의 시릴 라마포사 부통령이 아프리카민족회의 대표에 선출되면서 여당 내에서 축출 움직임이 본격화됐습니다.
남아공 의회는 오늘 라마포사 부통령을 새 대통령으로 선출했습니다.
VOA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