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이스라엘 의회 연설에서 내년까지 미국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이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새해 첫 시정 연설에서 방위력 강화에 힘쓰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서 중국의 출산 장려 정책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중국의 출생률이 하락한 소식,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중동 순방 소식부터 보겠습니다. 펜스 부통령이 이스라엘을 방문 중이군요.
기자) 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지난 20일부터 중동 지역을 순방 중인데요. 이집트와 요르단 방문에 이어 22일, 이스라엘에서 이틀간의 공식 방문 일정을 시작했습니다. 펜스 부통령은 22일 오후, 이스라엘 의회 '크네세트'에서 연설했는데요. 현재 텔아비브에 있는 미국 대사관을 내년 말까지 예루살렘으로 이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펜스 부통령의 발언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펜스 미국 부통령]"Jerusalem is Israel's capital and as such President Trump has directed the State Department to immediately begin..."
기자) 펜스 부통령은 예루살렘은 이스라엘의 수도이며, 트럼프 대통령이 미 국무부에 지시한대로 현재 텔아비브에 있는 미국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이전하는 절차에 곧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펜스 부통령의 이 발언에 이스라엘 의원들은 기립박수를 보냈습니다. 앞서 미국의 대사관 이전은 3~4년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는데요. 당초 계획보다 앞당기는 것입니다.
진행자) 펜스 부통령이 또 어떤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네, 이란 핵 합의에 관해서도 언급했는데요. 들어보시죠.
[녹취: 펜스 미국 부통령]"Iran nuclear deal is a disaster and U.S. will no longer certify this ill conceived agreement..."
기자) 펜스 부통령은 지난 2015년 이란과 서방 주요 6개국이 체결한 핵 합의를 '재앙'이라고 규정하면서, 이란 핵합의를 고치지 않는 한, 미국 정부는 이 잘못된 합의를 더이상 인증하지 않을 것이라고 역설했는데요. 이같은 발언에 이스라엘 의원들은 또다시 기립 박수를 보냈습니다. 하지만 이스라엘 의회내 일부 아랍계 의원들의 반발도 있었습니다. 이들 의원은 "예루살렘은 팔레스타인의 수도"라고 적힌 종이를 손으로 높이 들고 읽었다가 퇴장당했습니다.
진행자) 펜스 부통령이 의회 연설에 앞서 이날 아침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도 만났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펜스 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이스라엘의 수도 '예루살렘'을 방문하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는데요.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한 것과 같은 맥락의 발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6일,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고, 현재 텔아비브에 있는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이전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었는데요. 펜스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그같은 발언 이후 예루살렘을 방문한 미국의 최고위직 관리입니다.
진행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로서는 펜스 부통령의 이번 예루살렘 방문이 그 누구보다 반가웠을 것 같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역사적인 예루살렘 인정에 감사를 표하고, 미국과 이스라엘의 동맹은 지금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펜스 부통령이 이스라엘 방문에 앞서 요르단도 방문하지 않았습니까? 요르단 방문 분위기도 살펴볼까요?
기자) 네, 이스라엘의 극진한 환영 분위기와는 달리, 요르단에서의 분위기는 조금 달랐는데요.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은 펜스 부통령에게 예루살렘에 관한 미국의 결정에 대해 지속해서 우려를 표시했었다며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이 공존하는 2국가 해법을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펜스 부통령은 예루살렘 선언의 불가피성을 설명하고, 요르단의 역내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요르단은 미국의 대표적인 중동 우방국 중의 하나입니다. 한편 펜스 부통령은 20일 첫 방문국인 이집트에서는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회담하고 이집트의 테러와의 싸움 지원과 경제협력 증진을 다짐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중동 순방 중 펜스 부통령과 팔레스타인 지도부와의 회담 일정이 있습니까?
기자) 펜스 부통령과 마무스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 수반과의 면담은 없을 예정입니다. 펜스 부통령이 중동 지역을 방문하는 기간에, 압바스 수반은 브뤼셀로 날아가 유럽연합(EU) 외무장관들과 만나고 있기 때문인데요. 압바스 수반은 EU 지도자들에게 팔레스타인의 국가 인정을 호소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당초 펜스 부통령의 중동 순방은 트럼프 대통령의 예루살렘 선언 직후였던 지난해 12월로 예정돼 있었는데요. 하지만 압바스 수반이 펜스 부통령과의 회담 자체를 거부해 올해로 연기됐던 겁니다.
진행자) 펜스 부통령의 남은 일정은 어떻게 됩니까?
기자) 펜스 부통령은 방문 이틀째인 23일에는 예루살렘 통곡의 벽을 방문할 예정입니다. 통곡의 벽은 트럼프 대통령이 현직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 방문해 아랍권의 반발을 불러왔던 민감한 지역입니다. 펜스 부통령은 또 예루살렘시에 있는 유대인 대학살 추모관인 '야드 바셈 홀로코스트 기념관'을 방문해 헌화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올해 처음 열린 일본 국회에서 시정연설을 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일본 국회가 22일 개원했습니다. 아베 총리는 새해 처음 열린 국회에서 국정 운영방침을 밝혔는데요. 경제 개혁과 방위력 강화를 강조한 예년과 별로 다르지 않은 시정 연설을 했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아베 신조 총리가 자신의 숙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평화헌법' 개정을 위한 구체적인 일정표는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아베 총리가 개헌을 추진하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네, 일본의 헌법에는 2차대전을 일으킨 전범 국가 일본의 군대 보유를 금지하고 있는 조항이 있습니다. 그래서 흔히 평화헌법이라고 부르는데요. 하지만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집권세력은 이를 바꿔, 일본을 ‘전쟁 가능한 보통국가’로 만들겠다는 겁니다. 하지만 일본 야권과 일본 내 개헌 반대파는 일본 군국주의 부활을 우려하며 반대하고 있는데요. 아베 신조 총리는 이날 시정연설에서 “국가의 형태와 이상의 모습을 말하는 것은 헌법”이라며 각 당이 구체적인 개헌안을 만들어 국회에서 심도 있게 논의 하자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최근 북한의 잇따른 핵·미사일 도발로 인한 우려가 아베 신조 총리의 방위력 강화와 평화 헌법 개정 추진에 힘을 받쳐주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아베 신조 총리는 이날 시정연설에서도, 북한의 핵 ·미사일 도발을 “중대하고 절박한 위협”이라고 지적했는데요. 그러면서, 엄중한 안보현실을 직시해 국방의 위력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시정 연설에는 외교 부문도 중요하게 다뤘을 텐데, 주변국과의 관계에 대해 어떤 발언을 했는지 한번 짚어보죠.
기자) 네, 아베 총리는 지난 2012년 취임 후 지금까지 한국과의 관계에 대해 전통적으로 "한국과 일본은 가장 중요한 이웃"이라는 표현을 써왔는데요. 올해는 처음으로 이 표현을 쓰지 않았습니다. 아베 총리는 이날 약 45분 동안 시정 연설을 했는데요. 한국과 관련해서는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지금까지 쌓아온 상호 신뢰와 국제적 약속의 토대 위에 미래지향적으로 협력해나가겠다"고만 언급했습니다.
진행자) 아베 총리가 그간의 수사적 표현을 쓰지 않은 이유가 뭘까요?
기자) 총리실 측은 그 이유에 대해 밝히지 않았는데요. 그 배경에 대해 일본과 한국 언론들의 분석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일본과 한국 언론들은 대부분, 최근 다시 불거진 위안부 문제로 인해 껄끄러워진 양국 관계 때문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일본과 한국의 박근혜 전 정부는 지난 2015년에,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이른바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인 합의"를 맺었는데요. 하지만 한국 시민 사회는 국민적 합의 없는 졸속 합의였다며 반발했고요. 지난해 5월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국가간 합의는 받아들이되 추가 조치를 요구하면서 양국 간에 매우 껄끄러운 상황입니다.
진행자) 외교를 책임지는 일본 외무상도 같은 날 비슷한 발언을 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은 22일, 신년 외교 연설에서 "위안부 합의는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인 해결을 확인한 양국의 약속"이라며 "한국이 책임을 갖고 합의를 착실히 이행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고노 다로 일본 외상은 또 "북한의 전례 없는 위협 속에 한국과 긴밀히 연대하고 협력할 필요가 있다며 양국 사이에 어려운 문제가 있지만 적절하게 대응하며 미래 지향적인 한일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습니다.
기자) 하지만 양국 간에 또 하나 민감한 문제죠. 한국에서는 독도, 일본에서는 다케시마라고 부르는 영유권 갈등 문제를 언급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고노 다로 일본 외상은 이날, "일본 고유의 영토인 다케시마와 관련해, 일본 정부의 입장과 주장을 한국 측에 계속해서 확실하게 전달하며 끈기 있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는데요. 한국 언론들은 고노 다로 일본 외상의 독도 발언을 '망언'이라며 앞다퉈 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베 신조 총리의 시정 연설로 돌아와서요. 중국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뭐라고 했는지도 한번 살펴보죠.
기자) 아베 총리는 중국에 대해서는 꽤 많은 시간을 할애해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현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연내 일본 방문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만일 시 주석의 일본 방문이 성사되면 지난 2008년 후진타오 전 국가 주석 이후 10년 만에 중국 정상이 일본을 방문하는 겁니다. 아베 총리는 이날 시정 연설에서 시 주석의 일본 방문을 통해 양국 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끌어올리겠다며 관계 개선에 의욕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지난해 중국의 신생아 출생률이 하락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중국 국가통계국이 18일, 지난해 중국에서 태어난 신생아가 1천720만 명이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한 해 전인 2016년의 1천790만 명보다 줄어든 겁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가 지금 출산 장려 정책을 펼치고 있는데 다소 의외의 결과네요.
기자) 맞습니다. 중국은 지난 2015년, 30여 년 간 유지해왔던 '한 자녀 정책'을 폐지하고 '두 자녀 정책'을 전면 도입했는데요. 시행 첫해였던 2016년, 중국의 출생률은 거의 8% 이상 증가했습니다. 특히 그해 태어난 아기의 절반 이상이 이미 아이를 갖고 있는 부부 사이에서 태어난 둘째 아이들이어서 당국의 '두 자녀 정책'이 어느 정도 성공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왜 지난해는 다시 출생률이 떨어진 걸까요?
기자)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최근 중국 사회의 현상 중 하나인 만혼, 늦은 결혼이 둘째 자녀를 갖지 않기로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있고요. 또, 높은 자녀 양육비나 자녀 양육에 들어가는 시간 등도 둘째 자녀를 갖는 것을 꺼리게 하는 요인이 된다는 지적입니다. 특히 둘째 아이가 어느 정도 클 때까지 여성들이 일을 하지 못하는데, 이는 곧 가계 수입에 큰 손실을 뜻하기 때문에 쉽게 결정하기 어렵다는 게 현지 주민들의 말인데요.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한 자녀 정책을 완화하고 출산을 장려하고 있지만 인구 증가에 미치는 영향은 별로 없을 것으로 전망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이미 세계 최대의 인구 대국인데요. 이렇게 출산을 장려하고 인구를 늘리려는 이유가 뭘까요?
기자) 말씀하신 대로 현재 중국의 인구는 약 14억 명에 달하고요. 오는 2029년이면 14억5천만 명에 달할 거로 전망되고 있는데요. 하지만 중국 인구의 노령화 현상 역시 급속히 빨라지고 있습니다. 이는 곧 노동인구의 감소와 경제 동력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겁니다. 중국 국가 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한 해 전인 2016년보다 0.5 %정도 증가해 약 1억6천만 명으로 집계됐는데요. 이는 전체 인구의 약 11.5%에 해당합니다. 참고로 노인 국가로 이미 진입한 일본의 경우, 65살 이상 고령자가 전체 인구의 25%가 넘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중국 사회의 급속한 고령화 현상에 대응하기 위한 하나의 방안으로 출산을 장려하고 있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16살에서 59살까지 중국의 노동연령인구는 지난해 약 9억 명, 전체 인구의 65%정도를 차지했는데요. 하지만 2016년과 비교하면 노동연령 인구가 500만 명 정도 줄었습니다. 중국은 또 전통적으로 남아선호사상이 강해서 남녀불균형 현상이 심한 편인데요. 이 때문에 노동인구 감소 현상이 더 악화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 중국의 14억 인구 가운데 남성은 약 7억1천100만 명, 여성은 약 6억8천만 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