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박영서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3일간의 일정으로 중국을 국빈방문 중입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번 방중 기간, '일대일로' 경제협력과 전 세계 기후변화문제, 테러 대책 등을 논의할 전망입니다. 이란 초등학교에서 영어교육을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이란 지도부에서 나왔습니다. 중국과 타이완 교착 상태가 3년째를 맞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강온 전략을 내놓을 거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데요. 이 소식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먼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중국 방문 소식부터 살펴보죠.
기자) 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8일부터 3일간의 일정으로 중국을 국빈 방문 중인데요. 마크롱 대통령은 8일 저녁 베이징 댜오위타이 영빈관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동했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 중국뿐만 아니라 아시아를 방문하고 있는 건데요. 시진핑 주석은 이 자리에서 마크롱 대통령의 중국 방문은 양국 관계에 대한 마크롱 대통령의 높은 관심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 자리에는 시진핑 주석의 부인 펑리위안 여사와 마크롱 대통령의 부인 브리지트 여사도 동석했습니다.
진행자) 프랑스와 중국의 역사적 관계가 좀 특별하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프랑스는 서방 국가들 중에서는 중화인민공화국과 외교 관계를 수립한 첫 번째 나라인데요.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지난 1964년, 중국 공산당 창건자인 마오쩌둥과 샤를 드골 프랑스 대통령이 역사적 결정을 내렸다면서, 당시 그 결정은 세계 무대의 변화를 가져왔을 뿐만 아니라, 오늘날 세계발전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습니다. 시 주석은 그러면서 이제 양국은 새로운 시대를 맞아 역사에 대한 책임의식을 갖고, 양국의 밝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자고 역설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전했습니다.
진행자) 마크롱 대통령은 이런 시 주석의 말에 뭐라고 화답했습니까?
기자) 마크롱 대통령은 양국관계와 국제 현안들을 시 주석과 기쁘게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또, 자신의 중국 방문을 통해 프랑스와 중국 관계 뿐만 아니라 유럽연합과 중국 관계가 더 개선되고, 신뢰가 증가하길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또 중국과 기후변화 문제 같은 국제적 도전들을 함께 다뤄나가는 한편 일대일로 사업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마크롱 대통령이 베이징에 도착하기에 앞서 먼저 들린 곳이 있었죠?
기자) 네, 마크롱 대통령은 8일 중국 북부 산시성 시안을 먼저 방문했는데요. 시안은 중국 고대 당나라 시기, 동서양을 연결한 실크로드의 출발점인 곳입니다. 그래서 마크롱 대통령의 시안 방문은 일대일로에 대한 프랑스의 협력 의지를 보여주는 행보라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실제로 마크롱 대통령은 시안에서 학자와 재계 인사들을 상대로 한 강연에서도 고대 실크로드는 중국만의 것이 아니었으며 이런 길은 공유될 수밖에 없다는 말로 다자간 무역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마크롱 대통령과 부인 브리지트 여사는 또 중국 고대 문명의 상징인 진시황릉 병마용갱도 둘러봤습니다.
진행자) 시안은 시진핑 주석과도 인연이 깊은 곳이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시안은 시진핑 주석이 문화대혁명 때 쫓겨난 아버지를 따라 이주해 7년 동안 살았던 곳으로 정치적 고향이고요. 앞서 말씀드린 대로 고대 실크로드의 출발점이라는 의미도 있습니다. 시진핑 주석은 현재 고대 실크로드의 영광을 재현하는 일대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중국과 아시아, 유럽을 잇는 거대한 무역 공동체를 만들겠다는 구상이 핵심입니다.
진행자) 마크롱 대통령을 맞는 중국 측의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기자) 중국 정부가 극진한 환대를 준비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는데요. 유럽 국가들 중에서는 프랑스가 가장 적극적으로 일대일로 사업에 관심을 보이기 때문이란 겁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번 중국 방문 기간 동안 시진핑 국가주석, 리커창 총리, 장더장 전국인민대표대회 상임위원장 등 중국 권력 서열 1위부터 3위까지 최고 지도자들을 모두 면담할 예정이고요. 시진핑 주석과 함께 자금성도 방문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마크롱 대통령이 독특한 방문 선물을 가져왔다고요.
기자) 네, 마크롱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프랑스 대통령 기병대 소속 말 한 마리를 선물했습니다. '베수비어스'라는 이름의 8살 된 갈색 군마인데요. 이번 선물은 지난 2014년 시진핑 주석이 프랑스를 방문했을 당시, 자신을 호위한 기병대에 매료됐다는 뜻을 밝힌 데 따른 것이라고 합니다. 프랑스 대통령실은 이번 선물은 전례 없는 외교적 행동'이라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일부 언론은 이와 관련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선언으로 흔들리고 있는 유럽을 이끄는 새로운 지도자로 부상하고 있는 마크롱 대통령의 부드러운 외교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풀이했습니다.
진행자) 시 주석이 마크롱 대통령에게 아주 통큰 선물을 준비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의 이번 중국 방문에는 50여 명의 기업인 대표들로 구성된 경제 사절단이 대동하고 있는데요. 주요 외신들은 양국이 50개 경제협력 사업에 서명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특히 프랑스의 항공사 에어버스는 중국에 100억 달러 규모, 여객기 100여 대를 판매하는 계약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이란의 초등학교에서 영어 교육을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란 고등교육위원회의 메흐디 나비드-어드함 위원장이 지난 7일, 이란 국영방송에 출연해 이란 초등학교 공식 교과목에 영어를 포함하는 것이 위법이라고 주장하면서 영어 교육 금지를 촉구했습니다. 나비드-어드함 위원장은 이란의 학생들은 초등학교 교육 과정에서 이란 문화에 대한 기틀이 다져진다며 이 시기 서구 문화가 침투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현재 이란 학교에서는 영어를 어느 정도나 가르치고 있습니까?
기자) 네, 초등학교에서는 1주일에 2시간 정도 기초적인 영어를 배우고요. 제대로 본격적인 영어교육은 중학교 때부터 시작됩니다. 중학교에선 한 주에 5시간 이상 영어를 가르치고 있는데요. 하지만 많은 부모들이 초등학교 때부터 사설 영어학원에 자녀를 보내는 등 영어 교육에 대한 열기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이란은 대표적인 반미 국가로 알려졌는데 영어 교육에는 열심이군요. 이란 지도부는 이런 분위기를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기자) 지난 2016년,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영어 조기 교육을 비판하면서, 외국어 학습을 반대하진 않지만 외국어를 일찍부터 가르치면 외국 문화가 어린이와 청소년층에서 만연하게 된다고 지적한 적이 있습니다. 나비드-어드함 위원장의 이번 발언은 최근 이란 내 반정부 시위 사태에 대해 하메네이가 '외부 세력의 침투'를 원인으로 지목하고, 이란정부가 반미 노선을 강조하는 가운데 나와 주목됩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실제로 영어 교육이 금지될 수도 있을까요?
기자) 실제 시행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서방의 군사적 침략보다 이란의 이슬람 문화를 내부에서부터 스스로 붕괴시키는 문화적 침투를 더 경계해야 한다는 발언을 하곤 했습니다.
진행자) 지난주 국제사회의 주요 뉴스였는데요. 이란 반정부 시위 사태 현재 상황은 어느 정도입니까?
기자) 지난 3일, 모하마드 알리 자파리 이란 혁명수비대 총사령관이 ‘사태 종료’를 선언한 후 상황이 어느 정도 잦아든 모양새입니다. 이란에서는 지난달 28일부터 이란 수도 테헤란을 비롯한 80여 개 도시와 시골 등 이란 전역에서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는데요. 당초, 높은 물가와 실업률 등 민생고를 항의하는 시위는 이란 정부 지도자들의 실정에 대한 불만으로 확산했는데요. 이란 당국은 현재까지 22명이 사망하고, 1천 명 이상 체포됐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이란 방위 산업체에 대한 제재 단행 등 이란 국민들에 대한 실질적 지원을 약속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중국과 타이완 교착 상태가 3년째를 맞고 있습니다. 그런데 중국이 올해 타이완에 대해 강온 양면 전략을 내세울 거라는 전망이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타이완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인정하도록 중국 정부가 강온 정책을 펼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중국 전투기가 타이완 상공을 선회하며 타이완을 압박한 적이 있었는데요. 올해도 군사적 우위를 내세워 타이완을 압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 중국은 세계 3위의 군사강국이고요. 타이완은 18위에 머물고 있습니다. 또 타이완을 보다 압박하기 위해 외교력이 동원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는데요. 중국은 현재 170개국과 외교 관계를 맺고 있고요. 타이완은 20개 국가에 불과합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강온 전략의 하나로 유화전략도 쓸 수 있겠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정부가 궁극적인 목표인 통일을 이루기 위해 타이완 보통 주민들의 마음을 얻는 노력에도 공을 들일 거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입니다. 타이완인들이 중국에서 일하기 보다 쉽게 만드는 것도 그중 하나인데요. 2015년 기준, 중국에는 약 42만 명의 타이완인들이 일하고 있습니다. 타이완보다 일자리 기회도 많고, 임금이 더 높다는 보도도 있는데요. 중국 당국은 지난해 여행, 직장, 체류 등의 목적으로 중국에 거주하는 타이완인들을 위해 20개의 정책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중국과 타이완 관계가 특히 악화된게 지난 2016년, 차이잉원 총통 취임 이후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정부는 차이잉원 총통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거부하자 타이완과의 공식 대화를 중단했고요. 이후 자국민의 타이완 여행 금지 등 경제적 압박을 가하면서 양안 관계는 급속히 얼어붙었는데요. 현재 중국은 타이완을 중국의 일부로 간주하고, 언젠가는 반드시 통일해야 할 자국의 영토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필요하다면 무력 사용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건데요. 하지만 각종 여론 조사를 보면 타이완인들 대부분은 중국과의 통일을 반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과 타이완의 역사적 관계 잠깐 소개해주시죠.
기자) 네, 우리가 보통 '양안 관계'라고 할 때 '양안'은 본토의 '중화인민공화국'과 타이완섬의 '중화민국'을 말하는데요. 중국이 이렇게 둘로 갈라진 건 내전 때문입니다. 1949년 장제스가 이끄는 국민당과 마오쩌둥의 공산당 간 내전에서 국민당이 패하면서 장제스는 타이완섬으로 쫓겨가 그곳에 국민당 정부를 수립했고요. 마오쩌둥은 1949년 10월 1일 본토에 중화인민공화국을 수립했습니다. 이후 양측은 국제 사회에서 서로 정통성을 놓고 대립했는데요. 1971년 유엔에서 중화인민공화국이 중국을 대표하는 나라로 인정되면서 타이완의 국제적 지위는 급속히 약해졌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내세우고 있는데, 그럼 현재 타이완 정부의 입장은 뭔가요?
기자) 차이잉원 총통 정부는 현상을 유지하자는 겁니다. 즉 타이완의 독립을 추진하지도 않고 중국과 통일하지도 않고, 지금 그대로 가자는 건데요. 이런 기조는 올해도 바뀌지 않을 것 같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중국 당국을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타이완을 자국의 영향권 아래 두려는 중국의 시도에도 맞서겠다는 포석이라는 겁니다. 차이잉원 총통은 지난 연말 기자회견에서도 현상유지는 타이완의 불변하는 입장이라면서 양안 관계가 험악해지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는데요. 이는 올해 있을 지방선거를 의식해 여론의 역풍을 맞지 않으려는 행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올해 지방선거에 이어 2020년에는 총통선거도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만일 집권당인 민진당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패하면 2020년에 있을 총통 선거는 힘들어진다고 봐야 하는데요. 하지만 차이잉원 총통의 국정 수행 지지도는 자꾸 떨어지는 추세입니다. 지난 연말 조사에서도 36%로 전달보다 또 3%가량 떨어졌는데요. 현 정부의 최우선 과제는 중국과의 관계 개선이지만, 지방 선거에 발목 잡혀 어려운 형국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박영서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