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다양한 스포츠 이야기 전해드리는 ‘주간 스포츠 세상’ 오종수입니다. 어느덧 한 해를 보내며 새해를 맞고 있습니다. 2017년 스포츠계에도 다양한 일들이 있었는데요. 월드컵 축구 조 편성이나, 러시아 대표팀 평창 동계올림픽 출전 금지 같이 새해까지 영향을 미치는 사건이 많았습니다. 오늘은 2017년 발생한 세계 스포츠 굵직한 일들 되돌아보겠습니다.
[녹취: 축구장 관중 함성]
새해 러시아에서 열리는 월드컵 축구대회에 나갈 32개 팀이 확정됐습니다. 조 편성까지 마쳤는데요. 먼저 A조에는 개최국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우루과이가 배정됐습니다. 여기서는 러시아가 안방에서 뛰는 이점을 살려 무난히 16강에 나갈 것으로 전문가들이 의견을 모읍니다. B조에는 유럽의 강호 포르투갈과 스페인이 한데 묶여 주목 받는 가운데, 모로코와 이란이 함께 자리했습니다. 이어서, C조에는 프랑스와 호주, 페루, 덴마크, D조에는 아르헨티나와 아이슬란드, 크로아티아, 나이지리아가 배정됐는데요. D조는 남미와 유럽, 아프리카의 대표적인 강자들이 몰려있어 가장 경쟁이 뜨거울 것으로 예상됩니다.
[녹취: 축구장 관중 함성]
그리고, E조에는 브라질과 스위스, 코스타리카, 세르비아가 묶였고요. F조에는 독일과 멕시코, 스웨덴에 이어 한국이 자리했습니다. 또한 G조에는 벨기에와 파나마, 튀니지, 잉글랜드가 배정됐고, 마지막 H조에는 폴란드와 세네갈, 콜롬비아와 함께 일본이 속했습니다.
미국의 전문매체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이번 월드컵 조 추첨이 새로운 방식으로 진행됐기 때문에, 이전처럼 강팀들이 한 곳에 모인 ‘죽음의 조(Group of death)’는 없다고 평가했습니다. 각 조마다 강팀과 약팀의 균형이 잘 잡혔다는 건데요. 그 중에서도 가장 조합이 잘된 조로는 전통의 강호 독일과 상대적 약체로 꼽히는 한국이 함께 있는 F조가 꼽혔습니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는 북중미 축구 강호로 꾸준히 본선에 나갔던 미국이 탈락하고, ‘수비 축구’의 대명사로 4번이나 우승했던 이탈리아까지 나가지 못하게 되면서 이변으로 꼽히기도 했습니다. 이들이 빠진 32개 팀 가운데 과연 누가 세계 축구 최강자의 자리를 차지할까요?
[녹취: 애스트로스 월드시리즈 우승]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의 최강자를 가리는 ‘월드 시리즈’에서는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1962년 창단 후 55년 만에 처음으로 우승했습니다.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와 최종 7차전까지 가는 접전이었는데요. LA에서 다저스 팬들의 압도적인 응원 속에 진행된 마지막 경기, 극적으로 애스트로스가 이기며 트로피를 차지했습니다.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첫 월드시리즈 우승은 시기적으로 더욱 의미 깊었습니다. 2017년 늦여름 휴스턴 일대가 허리케인 ‘하비’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뒤 복구가 한창이었기 때문인데요. 피해로 낙심하고, 재건 작업에 수고하던 휴스턴과 텍사스 주민들은 연고지 야구팀의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위안받고 용기를 얻었습니다.
이렇게 미국에서 스포츠는,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고, 지역사회를 하나로 뭉치게 만드는 역할을 하는데요. 이런 심리적인 효과만이 아닙니다. 2017년 월드시리즈에서는 이동통신 회사 ‘티모빌’이 방송중계 광고 일부를 사들여서, 허리케인 피해 복구를 돕는 모금에 활용해 호평 받기도 했습니다.
휴스턴의 우승을 이끈 주역 가운데 호세 알투베라는 선수가 있는데요, 키가 167cm 남짓으로, 메이저리그 선수 중 가장 작은 축에 듭니다. 작은 몸으로 누구보다 큰 활약을 펼친 알투베는 월드시리즈 우승과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MVP)까지 석권하면서 2017년 최고의 야구선수가 됐는데요. 야구뿐 아니라 스포츠 전 종목을 통틀어 선정한 AP통신 ‘올해의 운동선수’ 남자 부문 주인공으로도 이름을 올렸습니다.
[녹취: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기자회견]
러시아 선수단의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출전이 금지됐습니다. 러시아 정부는 부인하고 있지만, 국가 주도로 불법 약물 사용을 지속한 게 밝혀졌기 때문인데요. 다만 선수들이 개인 자격으로 올림픽에 나서는 것은 허용한다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밝혔습니다.
IOC의 이 같은 결정 이후, 러시아 당국이 개인 출전을 막아서 평창 올림픽을 보이콧(거부)할 것이라는 우려가 이어졌는데요. 겨울스포츠 강국 러시아의 불법 약물 파동이 자칫 평창 올림픽에 대한 관심에 찬물을 끼얹을 뻔했습니다. 하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약물 검사를 통과한) 선수들을 개인 자격으로 참가하게 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보이콧은 하지 않기로 했고요. 개최국 한국에서는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였다가 러시아로 국적을 바꾼 빅토르 안(한국명 안현수)이 올림픽에 나설 수 있게 된 데 주목했습니다.
[녹취: 세계반도핑기구 기자회견]
러시아 출신 선수들은 평창 올림픽에서 몸에 국기를 달 수 없는 것은 물론, 중립적인 복장으로 경기에 나서야 합니다. 경기복과 관련 용품, 장비에 러시아 국기를 상징하는 빨간색, 흰색, 파란색을 함께 사용할 수 없고요, 나라 이름 대신 ‘러시아에서 온 선수’라는 뜻의 ‘OAR’(Olympic Athlete from Russia)이라는 표기를 부착합니다.
8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진행된 미국 권투선수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와 아일랜드 출신 종합이종격투기(UFC) 선수 코너 맥그리거의 대전은 권투 역사상 두 번째로 높은 유료시청률(Pay Per View)을 기록하며 세계적인 관심을 모았습니다.
메이웨더는 무패 전적을 자랑하는 전설적인 권투선수이고, 맥그리거는 UFC 최고 인기선수 중 한 명인데요. 권투와 이종격투기 강자가 벌이는 ‘세기의 대결’로 꼽혔습니다. 두 선수의 대전료는 총 1억 3천만 달러에 달했는데요. 경기장 입장료와 중계 시청료, 해외 방송료 등을 포함해 경기 수익이 6억 달러를 넘긴 대규모 행사였습니다. 경기 결과, 메이웨더가 10회전 만에 이기면서 50전 50승 기록을 만들었습니다.
맥그리거는 대결에서 졌지만, 2018년 필리핀의 권투영웅 매니 파퀴아오와 맞붙을 계획이라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파퀴아오는 필리핀의 현역 상원의원인데요,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이 차기 대권 주자로 거론했을 정도로 대중적인 인기가 높습니다.
영국에서 진행된 세계 최고 역사의 테니스대회 ‘윔블던’에서는 스위스 출신 로저 페더러가 최고령 우승 기록을 세웠습니다. 페더러는 14년 전인 2003년 처음 윔블던을 제패한 뒤 2012년 대회까지, 앞서 일곱 번이나 우승컵을 안았는데요. 이후 잦은 부상이 겹치면서 기량이 쇠퇴했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지만, 35살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로 5년 만에 다시 대회 정상에 올랐습니다. 35세 윔블던 우승은 미국의 아서 애시가 보유했던 최고령 우승, 31세 11개월 기록을 뛰어넘은 겁니다.
‘주간 스포츠세상’, 알쏭달쏭한 스포츠 용어를 알기 쉽게 설명해드리는, 스포츠 용어 사전입니다. 오늘은 앞서 전해드린 ‘UFC’란 말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권투와 레슬링, 유도, 태권도, 각각 다른 격투종목 선수들이 맞붙는 시합을 ‘이종 격투기’라고 하는데요. UFC (Ultimate Fighitng Championship)는 이종격투기 3대 대회 가운데 하나로 ‘최고격투챔피언대회’를 뜻하는 영어의 줄임말입니다. 주로 미국에서 열리고 가장 저변이 넓은데요. 나머지 2개 주요 대회, ‘K-1’과 ‘프라이드 FC’는 일본에 기반을 뒀습니다.
‘주간 스포츠 세상’, 2017년 세계 스포츠계 주요 뉴스 되돌아봤고요. ‘UFC’가 무슨 뜻인지도 알아봤습니다. 다음 주에 더 재미있는 이야기 가지고 오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노래 한 곡 전해드립니다. 격투에 나서는 사람이 ‘사랑의 영광’을 위해 싸운다고 말하는 내용인데요, Peter Cetera의 Glory of Love 들으시겠습니다. 지금까지 오종수였습니다.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음악: ‘Glory of Love’ by Peter Ceter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