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이번 주말 일본에서 중의원(하원) 총선거를 실시합니다. 당초 약진을 기대했던 야권이 분열된 상황이라, 아베 신조 총리가 이끄는 집권세력이 무난히 승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한국군이 독도 등 울릉도 주변 도서 방어를 위한 부대를 창설할 계획이라고 밝히자 일본이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이어서 로힝야 난민 어린이 가운데 상당수가 고아여서 국제 사회의 도움이 절실하다는 소식,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 보겠습니다. 이번 주말에 일본에서 총선거가 실시되죠?
기자) 그렇습니다. 오는 일요일(22일) 일본 전역에서 중의원 총선거 투표가 진행됩니다. 아베 신조 총리가 지난달 중의원을 전격 해산한 데 따른 조기 총선인데요. 선거전 초반에 고이케 유리코 도쿄 도지사가 새로 정당을 창설하면서 집권세력이 고전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투표일을 눈 앞에 둔 현재 상황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진행자) 집권세력이 유리한 상황이 됐다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어제(19일)까지 사흘 동안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요, 이번 총선에서 전체 465석 가운데, 연립 정권을 구성했던 자민당과 공명당이 300석 이상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아베 총리가 이끄는 집권세력이 크게 이기는 걸로 나온 건데요. 일본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자민당 단독으로도 과반수인 233석은 무난히 차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진행자) 자민당과 집권세력이 이긴다고 가정하면, 그 의미는 뭘까요?
기자) 개헌 한 가지로 요약됩니다. 아베 총리는 오래전부터 헌법 개정을 정치적 숙원으로 표현해왔는데요. 이번에 중의원을 해산시키고 조기 총선을 치르는 것도, 의회 내에 개헌 지지세력을 넓히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큰 것으로 풀이됐습니다. 일본 언론은 자민-공명 연립여당과 보수 야권의 개헌 지지파 예상 의석수를 모두 합치면 개헌 발의 요건인 전체 3분의 2 의석, 310석을 가볍게 넘길 것으로 계산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헌법을 어떻게 고치려는 건가요?
기자) 일본 헌법 9조 1, 2항을 손질하기 위해 아베 총리와 자민당이 오래전부터 노력해왔습니다. 어떤 내용이냐면요, 1항은 ‘전쟁과 무력에 의한 위협, 무력행사는 국제분쟁 해결 수단으로 영구히 포기한다’고 돼 있고요. 2항에는 이를 위해 ‘육·해·공군과 그 밖의 전력을 보유하지 않는다. 국가의 교전권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적었습니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일본의 군대 보유를 금지한 것이고요. 그래서, 이른바 ‘평화헌법’으로 부르는데요. 2차대전을 일으킨 일본이 패전 직후 미군 주도 연합국 사령부와 협의로 제정한 조항입니다. 이걸 바꿔서, 일본을 ‘전쟁 가능한 보통국가’로 만드는 게 아베 총리와 집권세력의 목표입니다.
진행자) 그럼 ‘평화헌법’을 어떤 내용으로 바꾸려는 건가요?
기자) 당초 자민당은 9조 2항을 완전히 삭제하는 개헌안을 마련했는데요, 한국과 중국을 비롯한 2차대전 피해국들이 ‘군국주의’를 되살리는 행태라고 비판했습니다. 일본 내부에서도 반대 여론이 만만치 않았는데요. 자민당은 9조 1 · 2항을 그대로 놔두되, 특정 조항이나 개념을 더하는 ‘가헌’ 구상을 통해 ‘평화헌법’ 폐지 논란을 비껴가기로 했습니다. 이에 따라 지난 5월 ‘헌법기념일’에 아베 총리는, 일본 자위대의 헌법적 근거를 추가하는 내용을 넣어 사실상 군대로 전환하는 헌법 개정 방향을 제시했고요. 자민당은 이런 내용을 이번 총선 공약에 넣었습니다.
진행자) 일본 집권세력은 벌써부터 선거 이후를 준비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집권 자민당은 다음 달 1일 총리 지명선거를 비롯한 주요 안건처리를 위한 중의원 특별국회 소집을 추진중이라고 오늘(20일) 일본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총리 지명선거 후 총리는 곧바로 개각을 단행하고요, 중의원도 의장과 부의장을 선출합니다. 요미우리 신문은 5일부터 진행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일을 준비하기 위해 새 내각을 빨리 꾸릴 필요가 있어서, 자민당 측이 서둘러 시간표를 짜는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마지막으로, 이번에 새롭게 구성되는 일본 중의원은 어떤 조직인지 살펴보죠.
기자) 일본 의회는 미국처럼 상·하 양원으로 구성되는데요. 상원을 ‘참의원’, 하원을 ‘중의원’이라고 부릅니다. 상원이라고 참의원의 힘이 더 센 건 아니고요. 오히려 중의원 권한이 더 큽니다. 법안 심의 과정에서 양원의 의견이 다를 땐 중의원에서 3분의 2 이상 의결하면 통과시킬 수 있고요, 총리지명 선거도 양원이 함께 하지만 최종 결정권은 중의원에 있습니다. 중의원 임기는 4년이지만, 총리가 언제든지 해산시키고 새로 선거를 치를 수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한국군이 독도 등 울릉도 주변 도서 방어를 위해서 새로 부대를 창설할 계획이라고요?
기자) 네. 울릉도뿐만이 아니라 서북 도서, 제주도 등 한국의 주요 전략도서를 방위하는 전략도서방위사령부 창설을 추진 중입니다. 그 시기와 규모는 확실히 정해지지 않았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한국 언론은 이르면 내년, 늦어도 2020년까지는 새 부대 편성이 완료될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한국군 당국은 어제(19일) 국회 국정감사 업무보고에서 이 같은 계획을 밝히면서, “중국과 일본 등 주변국 상륙전력 증강에 따른 선제적 대비책을 강구”하는 목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중국과 일본에 대한 대비책이라고 했는데, 일본 측이 즉각 항의했다고요?
기자) 네. 한국군 측은 울릉부대가 독도(다케시마) 방어를 전담하려는 것이 아니라고 말했지만, 일본 측에서 반발이 나오고 있습니다.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이 오늘(20일) 각료회의 직후 기자회견을 했는데요. 독도 방어 임무를 포함하는 한국군 울릉부대 창설은 “미래지향적 관계 구축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비난했습니다. 또한, 당국은 이날 주한 일본 대사를 통해서도 한국 측에 공식 항의했는데요. “다케시마는 일본 고유의 영토로 우리나라(일본) 입장에 비춰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매우 유감스럽다”고 밝힌 것으로 산케이신문이 전했습니다.
진행자) 독도(일본명 다케시마)를 놓고 한국과 일본 사이에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일본 정부는 지난 8월, 다케시마(독도) 영유권을 공식 명기한 2017년판 방위백서를 발표했는데요. ‘일본 고유 영역인 다케시마 영토 문제가 여전히 미해결인 채로 존재한다’고 적었습니다. 다케시마(독도)는 현재 한국이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지만, 일본이 되찾아야 할 땅이라고 정부 공식 문서에서 규정한 겁니다. 백서 공개 직후 한국 측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철회를 요구했는데요. 한국 국방부는 “독도(일본명 다케시마)는 역사적, 지리적, 국제법적으로 명백한 대한민국 고유의 영토”라면서, “영유권을 훼손하려는 어떠한 시도에도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두 나라 국방 당국 간의 문제만은 아니죠?
기자) 네. 지난 6월에는 일본의 교육행정을 담당하는 문부과학성이, 오는 2020년부터 소학교와 중학교 교육과정에 적용될 새 ‘학습지도요령 해설서’에 다케시마(독도) 영유권 주장을 포함시켰고요. 한국 외교부가 즉각 철회를 요구했습니다. 이런 일이 있은 직후 진행된 강경화 한국 외교장관과 기시다 후미오 당시 일본 외무상과의 통화에서는 독도(일본명 다케시마) 영유권 문제와 2015년 ‘위안부’ 합의 이행 등을 놓고 의견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진행자) 일본은 세계 각국에서 여론전도 진행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독도(일본명 다케시마)를 둘러싸고 한반도와 일본 열도 사이에 있는 바다를 한국에서는 ‘동해’라고 부르고, 일본에서는 ‘일본해’라고 하는데요. 지난 6월 일본 정부는 ‘동해’나 ‘독도’라고 표기된 지도나 자료를 보면 신고하라는 게시물을 세계 70여 개국 재외공관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시했습니다. 한국 외교부는 이 같은 일본의 활동을 ‘도발’로 규정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진행자)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최근 국제 사회 현안 중 하나인 로힝야족 사태에 대해서 언급했다고요.
기자) 네, 틸러슨 장관은 최근 미얀마에서 이슬람 소수민족인 로힝야족을 상대로 자행되는 인권유린 행위에 대해 미얀마군 지도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는데요. 특히 최근 역내에서 나오는 보도들은 심장을 찢는 것 같은 끔찍한 일이라면서, 미국은 이 같은 현실에 지극히 우려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로힝야족이 어떤 사람들인지 잠깐 짚어주시죠.
기자) 네, 로힝야족은 불교 국가인 미얀마 서쪽, 라카인주를 중심으로 살고 있는 이슬람 소수 민족입니다. 미얀마 정부는 역사적 이유를 들어 이들을 국민으로 인정하지 않고 방글라데시에서 넘어온 불법 이민자들로 간주해 오랫동안 갈등이 이어져 왔는데요. 지난 8월, 로힝야 무장반군조직이 라카인주에 있는 경찰서 등을 습격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에 미얀마 정부가 대대적인 무장조직 토벌에 나서면서 유혈 충돌이 격화됐습니다.
진행자) 그러면서 대규모 난민 사태가 발생한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민간인 사망자가 속출하고 미얀마 군인들이 로힝야족 마을을 불태우는 바람에 국경을 넘어 이웃 나라로 피하는 로힝야족 행렬이 이어졌는데요. 유엔과 인도주의 단체들은 미얀마 정부군의 대응을 '인종청소'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웃 나라 중에서도 특히 방글라데시로 난민들이 가장 많이 몰리고 있다고요.
기자) 네, 유엔에 따르면 사태가 불거진 8월 25일 이후 미얀마를 떠난 로힝야족은 약 60만 명에 달합니다. 그 가운데 80% 이상이 방글라데시로 대피했는데요. 대부분이 부모를 따라 피난길에 나선 어린이들이고요. 그들 중 또 상당수는 도중에 부모를 잃은 어린이들입니다. 현재 방글라데시 정부는 로힝야 난민수용소에 수용 중인 고아들의 신상을 파악하고 등록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라서 등록 작업에 어려움을 겪지 않을까요?
기자) 맞습니다. 방글라데시 사회복지 당국은 현재 고아들이 1만5천 명 정도 되는 것으로 추산하는데요. 추가 정보도 없고 현지 확인도 불가능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아이들의 구두 진술에 의존하는 상황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유엔아동기금(UNICEFF)은 현재 방글라데시 정부에 고아로 등록된 약 1만5천 명 중 절반 가량이 방글라데시 사회보장부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됐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현재 방글라데시 정부가 만들어놓은 임시 수용소의 상황도 아주 열악하다고요.
진행자) 그렇습니다. 현재 로힝야족 난민들은 대부분 방글라데시 남부 '콕스바자르' 지역에 임시 수용돼 있는데요. 식료품과 식수, 의약품도 충분치 않은데다가 부모와 함께 있는 어린이들도 있지만 고아들도 많기 때문에 성폭력 등 또다른 위험에 노출될 수 있는 상황입니다. 이 때문에 어린이들을 위한 공간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라고 인도주의 단체들은 말하고 있는데요. 현재 방글라데시 정부가 고아들을 위한 수용소 건설 등 여러 가지 방안을 강구하고 있지만 국제사회의 도움 없이는 역부족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