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스페인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이 공식 독립 선언을 유보했습니다.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를 일주일 앞두고 수요일(11일)부터 베이징에서 당 제18기 중앙위원회 제7차 전체회의(7중전회)가 진행되고요. 중국 정부가 외국에서 승인된 의약품과 의료기기의 국내 판매를 일부 허용할 방침이라는 소식, 함께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이 공식 독립선언을 유보했다고요.
기자) 네. 이달 초 스페인으로부터 분리 독립하는 주민투표를 실시했던 동북부 카탈루냐의 카를레스 푸지데몬 자치정부 수반이 화요일(10일) 의회에서 연설했는데요. 이달 초 진행한 주민투표 결과를 기반으로 카탈루냐가 독립할 수 있는 권리를 쟁취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당초 널리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스페인 정부와 대화를 갖기 위해 독립선언을 유보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연설 직전까지 진통이 있었다고요?
기자) 네. 화요일(10일) 예정됐던 연설 시간이 한 시간 미뤄졌는데요. 이 한 시간 동안, 유럽연합(EU) 고위 관계자들이 카탈루냐 의사당에서 푸지데몬 수반을 만난 것으로 유럽 언론은 전했습니다. 연설에서 예상됐던 공식 독립 선언을 만류하는 대화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영국 신문 ‘가디언’은 미확인 정보임를 전제로, 현장의 EU 고위 관계자들 가운데는 장클로드 융커 집행위원장도 포함된 것으로 온라인 판에서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연설 내용 들여다보죠.
기자) “나는 카탈루냐가 독립국가가 되기를 바라는 주민들의 뜻을 따르길 원한다”고 푸지데몬 수반은 밝혔습니다. 의사당에서는 박수가 쏟아졌는데요. 하지만 이어서, 공식 독립선언을 연기할 뜻을 밝혔습니다. “어떤 위협도, 어떤 공격도 진행할 계획이 없다”고 밝힌 푸지데몬 수반은 “우리는 모두 이 상황을 완화시킬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달 초 카탈루냐 독립 주민투표 이후 스페인 경찰과 현지 주민이 물리적으로 충돌하고, 국제사회의 우려가 고조되는 상황을 평화적으로 풀어갈 대화를 요구했습니다.
진행자) 현재 스페인 정부는 카탈루냐의 독립에 매우 강경한 입장이죠?
기자) 네, 스페인 정부는 카탈루냐가 독립 선포를 강행하면 지방정부를 해산시키겠다고 앞서 경고했습니다. 유럽연합(EU) 관계자도 카탈루냐가 독립을 선택하면 자동적으로 EU 구성원의 지위를 잃게 된다고 언론에 밝혔는데요. 이럴 경우 카탈루냐의 경제적인 타격도 클 것으로 유럽 언론은 전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현지 여론은 어떤가요?
기자) 이런 현실적인 압박이 카탈루냐 주민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독립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독립 추진 중단을 요구하는 시위가 빠르게 확산 중인데요. 카탈루냐 주도인 바르셀로나에서 지난 일요일(8일) 열린 집회에 경찰 추산 35만 명이 몰린 것으로 영국의 BBC 방송은 보도했습니다. 참가자들은 ‘함께할 때 우리는 더 강하다’, ‘카탈루냐는 스페인이다’라고 적힌 현수막을 스페인 국기와 함께 들고 행진했습니다. 이에 대해, 독립을 찬성하는 주민들은 카탈루냐 깃발을 들고 별도 집회를 열어 맞섰습니다.
진행자) 국제사회는 카날루냐 독립 움직임을 어떻게 보고 있나요?
기자) 부정적인 의견이 높습니다.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통일된 스페인을 지지한다”고 강조했고요. 프랑스의 나탈리 루아조 유럽담당 장관은 “카탈루냐가 독립을 선언하더라도 인정되지 않을 것”이라고 앞서 못 박았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지난달 26일 백악관에서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와 회담 후 “스페인은 통합된 채로 남아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반면, 카탈루냐 자치정부를 옹호하는 쪽도 있다고요?
기자) 네. 영국 통치로부터 독립하자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나오는 스코틀랜드의 니콜라 스터전 자치정부 수반이 화요일(10일) 스페인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스페인이 카탈루냐 분리독립 주민투표를 위헌으로 규정한 것과 관련, 스터전 수반은 “카탈루냐인들이 스스로 미래를 결정할 권리에 대한 존중도 있어야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카날루냐가 독립을 추진하는 이유는 뭔가요?
기자) 카탈루냐는 스페인 나머지 지역과 문화· 역사적 배경과 언어도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분리독립 요구가 계속돼왔습니다. 면적은 스페인의 6%밖에 안 되지만, 국민총생산(GDP)이 스페인 전체의 4분의 1을 차지합니다. 1인당 GDP로 따지면 4만 달러 정도로 스페인 전체 평균의 약 1.5배입니다. 이 때문에 국가 경제가 어려워질 때 마다 ‘우리가 스페인 전체를 먹여 살릴 수는 없다’는 여론이 퍼졌고, 독립 논의로 이어졌습니다.
진행자) 중국에서 중요한 정치행사가 시작되는군요?
기자) 네. 5년마다 열리는 중국의 대선 격인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 개막을 일주일 앞두고, 내일(11일)부터 제18기 중앙위원회 7차 전체회의(18기 7중전회)가 베이징에서 진행됩니다. 당 대회 관련 일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건데요. 시진핑 국가 주석과 리커창 총리를 비롯한 중앙위원 200여 명과 후보위원 160여 명 등 공산당 지도부가 한자리에 모입니다. 베이징 시 당국은 이와 관련한 도심 경비 수위를 높였습니다.
진행자) 중국 공산당 지도부가 총집결하는 ‘7중전회’, 어떤 행사인가요?
기자) 2012년 11월 제18차 당대회에서 최고 지도자 자리에 오른 시진핑 주석의 집권 1기 5년을 결산하는 자리입니다. 이번 7중전회를 끝으로 18기 중앙위원회는 5년 임기를 마치고 해산하는데요. 지난 5년 동안 진행된 당과 정부의 주요 사업을 평가하고, 새 정책과 강령 등을 마련하게 됩니다. 18차 당대회 체제를 마무리하고 19차 체제로 넘기는 건데요. 다음 주 시작되는 19차 당대회에 이어질 19기 1중전회에서 공개되는 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과 상무위원 등 새 최고지도부의 윤곽도 이번 18기 7중전회 동안 확정될 전망입니다.
진행자) 이번에 논의할 새로운 정책과 강령은 어떤 것들인가요?
기자) 이번 7중전회에서 당의 헌법, ‘당장’을 고치기로 얼마전 정치국 회의를 통해 결정했기 때문에, 당장 개정안에 어떤 내용이 들어갈 지가 가장 주목됩니다. 새 당장에는 ‘시진핑 사상’을 공식 지도 이념으로 명기할 것으로 중국어권 매체들이 오래전부터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시진핑 사상’을 당장에 명기하는 것, 어떤 의미가 있나요?
기자) 현재 당장에는 지도 이념으로 마르크스-레닌주의와 함께 ‘마오쩌둥 사상’과 ‘덩샤오핑 이론’이 명기돼 있습니다. 장쩌민 전 주석이 주창한 ‘3개대표론’과 후진타오 전 주석의 ‘과학적 발전관’ 등은 주창자 이름이 없이 내용만 들어가 있는데요. 그래서 ‘시진핑 사상’이 당장에 명기되면, 시 주석은 중화인민공화국 창건 주역인 마오쩌둥, 개혁·개방 정책으로 변화를 이끌었던 덩샤오핑과 같은 반열에 오르는 것으로 평가됩니다.
진행자) 7중전회에 이어질 19차 당 대회, 구체적인 일정이 확정됐나요?
기자) 네. 다음주 수요일(18일) 제19차 당 대회 개막과 함께 시진핑 국가주석의 업무보고가 진행되고요. 다음날(19일)부터 닷새동안 분야별 토론과 심의 의결이 이어집니다. 24일 폐막과 함께 당장 수정안을 통과시키고요, 25일부터 곧바로 이어지는 19기 중앙위원회 1차 전체회의(19기 1중전회)에서 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 25명과 상무위원 7명 인선을 결정합니다. 이 같은 새 최고지도부 인선 내용은 시 주석이 기자회견을 통해 직접 발표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가 외국에서 승인된 의약품과 의료기기의 국내 판매를 허용할 방침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국가식품 ·약품감독관리총국(CFDA)'이 어제(9일) 외국 당국이 승인한 의약품과 의료기기의 판매를 일부 허용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CFDA는 성명에서 "외국에서 임상시험을 거쳐 시중판매가 승인된 의약품과 의료기기는 국내 시장에서도 조건부로 허용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CFDA의 발표가 실제 이행되면 국제적인 제약업체들의 중국 의약품 시장 접근은 훨씬 더 쉬워질 전망입니다.
진행자) 중국은 인구 대국이니만큼 의약품 시장의 규모도 꽤 크겠군요.
기자) 맞습니다. 중국은 소득증가에 따른 국민들의 건강 의식이 높아지면서 최근 몇 년 간 의약품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데요. 현재 중국의 의약품 시장은 세계 2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의료자문회사인 '퀸타일즈IMS'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의약품 시장 규모는 1천170억 달러에 달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그동안은 국제제약회사들의 중국 진출이 쉽지 않았나 보군요.
기자) 네, 외국제약회사들이 의약품이나 의료기기를 중국에서 판매하려면, 그 전에 중국에서 임상시험을 거쳐야 하는데요. 신청과 절차가 매우 까다롭습니다. 그래서 중국에서 신약 승인을 받으려면 미국이나 유럽보다 7년은 더 걸렸습니다. CFDA의 느린 승인 절차는 중국 제약업체들 사이에서도 비판의 대상이 되어왔고요. 외국 선진 의약품의 도입을 위한 개선이 요구된다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진행자) 그럼 현재까지 어느 정도나 승인됐습니까?
기자) 지난 15년간 중국에서 승인된 신약은 약 100종으로 이는 선진국의 3분의 1 수준밖에 되지 않습니다. 승인을 받은 후 시중에 판매되기까지도 여전히 오래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예를 들어 세계적인 제약업체인 '글랙소스미스클라인'사는 지난 2016년 7월, 처음으로 중국 당국으로부터 HPV 백신 승인을 따낸 제약업체였는데요. 하지만 실제로 시중 판매가 되기까지는 13개월이나 걸렸습니다. 참고로 HPV는 사마귀나 자궁경부암의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입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이번 CFDA의 발표가 국제 제약업체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중국 정부가 약품 가격에 압력을 가해서 중국 진출이 더 늦어졌던 외국 제약업체들에게 희소식이 되고 있는데요. 이들은 더 많은 신약이 중국민들에게 유통돼서 질병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줄어들길 바란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현재 중국 CFDA는 어떤 제품들이 해당하고, 어떤 절차가 진행될지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이번 발표로 중국 제약회사들의 주가도 뛰어올랐다고요.
기자) 네, 중국 당국의 이런 규제 완화가 신약 개발에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월요일(9일) 중국 제약회사들의 주가도 폭등했는데요. 중국의 대표적인 제약회사의 하나인 항서제약의 주가는 이날 6.6% 폭등했습니다. 중국 정부의 이번 조치는 지난 6월 중국 정부가 임상시험의 기준을 마련하는 국제기구인 '국제의약품규제조화위원회'에 가입했을때 어느정도 예견됐던 일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