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간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ISIL이 떠난 이라크 북부지역에 1천300명이 넘는 외국인 가족들이 남아있는데요. 아시아 출신이 많고, 중국인과 한국인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늘(11일) 필리핀 독재자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탄생 100주년을 맞아 현지 여론이 반으로 갈린 사정, 이어서, 지난달 중국의 수출이 저조하고, 수입은 예상보다 많았다는 통계, 함께 들여다보겠습니다.
진행자) ISIL 대원의 외국인 가족들이 이라크에 남아있다고요?
기자) 네. 이라크 북부 옛 ISIL 거점지역에서, ISIL대원들의 외국인 가족 1천333명을 정부가 보호하고 있다고 AP통신과 외신들이 현지 당국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이들은 지금 모술 남쪽 ‘함맘 알 알릴’ 수용소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당국이 신병 처리 절차를 진행하는 중입니다.
진행자) ISIL 대원 가족인데, 현지 출신이 아니라면 어느 나라 사람들입니까?
기자) 국적은 인근 터키를 비롯해 러시아 등 유럽 출신까지 총 14개 나라로 알려졌는데요. 국가별로 정확한 숫자는 파악할 수 없지만, 타지키스탄이나 아제르바이잔 같은 중앙아시아 출신들이 많고요. 중국인이나 한국인도 있다고 보도됐습니다.
진행자) ISIL 대원들이 퇴각하면서, 이 사람들을 남겨둔 건가요?
기자) 외국인 가족들이 남겨진 사정은 몇 갈래가 있는데요. 먼저, ISIL 대원들이 이들을 두고 떠난 경우도 있고요. 이라크 정부군, 쿠르드 민병대와 전투 중 사망해 가족들이 수용소에 넘겨진 사례도 있습니다. 그리고 포로로 생포된 ISIL 대원들의 가족들도 이번에 파악된 1천300여 명 중에 포함됩니다.
진행자) 외국인들이 어떻게 ISIL대원들의 가족이 될 수 있죠?
기자) ISIL의 적극적인 홍보활동의 결과로 외신들은 파악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4년 6월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신봉 세력이 시리아와 이라크 북쪽을 근거지로 삼아, 자칭 ‘이슬람 국가’를 선포했는데요. ISIL 혹은 IS, ISIS 등으로 부르는 이들을 국제사회는 국가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테러행위 등을 통해 세력을 빠르게 확대했고요. 온라인을 통한 홍보활동도 활발하게 진행했습니다. ISIL이 세력을 한창 넓힐 때는, 자동차도 주고 집도 준다면서 화려한 처우를 홍보했는데요. 이 과정에 세계 각지에서 외국인 대원들이 모인 것으로 확인됐고요, 여성들은 현지에 가서 대원들과 결혼해 아이를 낳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번에 보도된 1천333명은 이 여성들과 아이들 가운데 일부로 보입니다.
진행자) 중국인과 한국인도 있다고 하셨는데, 해당 국가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중국에서 관심이 높습니다. 관영 신화통신은 즉각 후속 기사를 내면서, 앞선 외신 보도를 확인했는데요. 자심 알아티야 이라크 이민부 차관을 인터뷰한 내용이 눈에 띕니다. 알아티야 차관은 해당 가족들 가운데 중국인 수와, 구체적인 신원 파악 등을 위한 요청에 “국적을 확인하려 개별적으로 심문하고 있지만, 서류가 없어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여권이나 신분증조차 안 갖고 있다는 건데요. 이들은 ISIL대원들과 결혼하면서 출신국 여권을 폐기 당하고 ‘이슬람 국가’ 국민으로 귀화하도록 강요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한국에서는 어떤 반응이 나오고 있나요?
기자) 오늘(11일) 한국 외교부는 “사실 관계를 확인 중”이라고만 언론에 밝혔습니다. 어제(10일) 해당 외신보도를 접했고, 수용 중인 ISIL 가족 가운데 한국인이 있다는 내용에 대해 이라크 현지 공관을 통해 확인하고 있다고 외교부 당국자는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지금 이 사람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나요?
기자) 천막촌으로 이뤄진 난민 수용소에 살면서 인도주의 구호기구들의 보호와 지원을 받고 있는데요. 이 일대 수십만명에 달하는 다른 이라크 난민들과 같은 처우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신병처리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앞서 말씀하셨는데, 앞으로 어떻게 되는 건가요?
기자) 이들이, 국제사회에서 공통적으로 테러단체로 지정한 ISIL에 자발적으로 합류하기는 했지만, 처벌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이라크 정부 관계자가 AP통신에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출신국가가 확인되는 대로 각자 원래 살던 나라에 송환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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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오늘(11일)이 마르코스 전 필리핀 대통령이 태어난 지 100년 되는 날이라고요?
기자) 네.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필리핀을 장기통치했던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대통령이 오늘(11일) 탄생 100년을 맞았습니다. 지난 1989년, 망명지인 미국 하와이에서 숨진 지는 28년 되는데요.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오늘 마르코스 고향에 특별임시공휴일을 선포했고요, 현지 주변에서 다양한 추모행사가 열렸습니다. 또 마르코스 전 대통령 일가와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수도 마닐라 ‘영웅묘지’에 모여 고인을 기렸는데요. 마르코스 전 대통령을 비판하는 시위대가 현장에 몰려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두테르테 대통령이 추모 메시지를 냈다고요?
기자) 네.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마르코스 탄생 100주년을 맞아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많은 사람, 특히 (마르코스 고향인) 일로코스 노르테 주민들에게 마르코스는 가장 위대한 대통령이자 영웅”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어서, “마르코스가 나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지만, 모두가 공감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일각의 비판을 일축했습니다.
진행자) 마르코스 비판 시위도 벌어졌다고 하셨는데, 왜 그런 거죠?
기자) 마르코스 전 대통령이 필리핀의 대표적인 독재자로 꼽히는 인물이기 때문입니다. 1965년 취임한 뒤 7년만인 1972년에 장기집권을 위해 계엄령을 선포했는데요. 계엄치하에서 살해와 고문으로 수만명이 희생됐습니다. 그러다가 1986년 필리핀 국민들이 벌인 ‘피플 파워(시민의 힘)’ 민주화 운동으로 21년 통치를 끝내고 사임했는데요. 이후 미국 하와이로 망명했습니다. 부인 이멜다 여사는 부정축재한 돈으로 사치품을 수집하고 화려한 생활을 했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필리핀 정부가 마르코스 전 대통령을 재평가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앞서 말씀 드린 것처럼,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번에 마르코스 전 대통령을 ‘독재자’가 아닌, ‘영웅’으로 표현했고요. 최근 필리핀 정부 차원에서 마르코스 전 대통령에 대해, ‘나라의 기틀을 세운 지도자’로 재평가하는 사업을 다각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필리핀 정부의 마르코스 재평가 작업,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대표적인 게 ‘영웅묘지’ 안장사업입니다. 지난해 이맘때인 2016년 9월,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이 마르코스 전 대통령 시신을 마닐라의 ‘영웅묘지’에 안장시키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필리핀 ‘영웅묘지’는 각 나라마다 있는 ‘국립묘지’와 비슷한 곳인데요. 전직 대통령이라 자격은 충분하지만, 독재자였기 때문에 여기에 묻을 수 없다는 필리핀 야당과 시민사회의 반발이 거셌습니다. 이 문제가 대법원까지 간 끝에, 결국 마르코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성대한 행사를 거쳐 영웅묘지에 묻혔습니다.
진행자) 마르코스 전 대통령이 한국의 박정희 전 대통령과 비교되기도 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국민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억압한 독재자다, 그렇지 않고, 못살던 나라를 경제발전으로 이끌었다, 이렇게 상반된 평가가 엇갈리는 점에서, 비슷한 시기에 한국을 장기통치하던 박정희 대통령과 마르코스 전 대통령이 비교됐는데요. 유가족들이 정치 권력 주변에 머무른 점도 유사합니다. 이멜다 여사는 필리핀에서 하원의원에 세번 연거푸 당선됐고요, 딸 이미는 2010년에 고향에서 주지사에 당선된 뒤 세번째 임기를 지내고 있습니다. 박정희 전 한국 대통령 딸인 박근혜 전 대통령은 아버지의 뒤를 이어 최고 권력자의 자리까지 올랐는데요, 뇌물수수 등으로 탄핵돼 현재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마르코스 일가와 박근혜-최순실 일행이 부정축재한 재산을 환수하자는 운동이 각각 일고 있는 점도 비슷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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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중국의 8월 교역 성적표가 나왔군요.
기자) 네, 중국 '해관총서'가 금요일(8일), 중국의 8월 수출·입동향을 발표했는데요. 활발한 국내 수요에 힘입어 지난달 중국의 수입은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뛰어넘었습니다. 반면 수출은 저조했는데요. 중국의 8월 수입 규모는 달러화 가치로, 지난해 대비 13.3% 증가했고요. 수출은 5.5% 증가에 그쳤습니다.
진행자) 당초 전문가들의 전망치는 어느 정도나 됐습니까?
기자) 네, 로이터 통신이 의뢰한 조사에서 전문가들은 중국의 8월 대외 수출 규모를 지난해 대비 6%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고요. 수입은 10%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수출은 전문가들의 전망보다 저조했고, 수입은 전문가들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은 건데요. 그 이유에 대한 분석도 나왔습니까?
기자) 네, 앞서 말씀드린 대로 수입은 활발한 국내 수요와 더불어 수입하는 원자재의 가격이 오른 것이 주요인으로 꼽히고 있고요. 수출이 저조한 이유로는 위안화 강세와 지정학적 요인이 겹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중국의 위안화 가치는 올 연초보다 7% 올랐는데요. 이렇게 강세를 이어가면서 중국 수출업체들에게 부담이 됐다는 지적입니다. 또 북한의 잇따른 도발로 고조되고 있는 역내 불안도 주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무역 수지 폭은 어떻게 됩니까?
기자) 네. 해관총서에 따르면 8월 중국의 무역흑자 규모는 총 419억 9천만 달러로, 7월의 467억 달러보다 약 47억 달러가 줄었는데요. 이는 전문가들의 예상치 487억 달러보다 많이 저조한 성적입니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다음 달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를 앞두고 투기 단속과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올 하반기 중국 경기는 더 주춤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의 대미 무역 동향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중국은 지난달 262억 3천만 달러의 대미 무역 흑자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7월의 252억 달러를 훨씬 웃도는 겁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대선 기간, 중국의 불공정 무역관행을 지적하면서 취임하면 이를 바로잡겠다고 공언해왔고요. 또 최근 중국의 지적 재산권 침해에 대한 조사를 지시하면서 양국의 무역 갈등 수위가 최고조에 달했는데요. 하지만 8월 중국의 대미무역흑자는 최근 2년 새 최고치를 나타냈습니다.
진행자) 최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의 한반도 배치로 한국과도 심각한 무역갈등을 겪고 있는데요. 한국과의 교역은 어떻게 나타났습니까?
기자) 네, 이번 조사는 8월 동향이기 때문에 아직 한반도에 본격적인 사드 배치가 이뤄지지 않은 시기긴 한데요. 8월 중국의 대한국 수출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7% 증가해 86억 4천만 달러를 기록했고요. 수입은 13.1% 늘어난 152억 5천만 달러로 3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반면 유럽연합에 대한 수출은 5.2% 증가에 그쳐 2개월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