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방부는 자체 제작 미사일의 탄두 중량을 무제한으로 늘리는 방향으로 미-한 미사일 지침 개정 협의를 추진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에서 박병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군 당국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고도화와 잇딴 도발에 대한 자위적 방어권 확보 차원에서 미사일 탄두 중량을 늘리는 쪽으로 미국과 협의를 진행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군이 미사일 탄두 중량을 늘려 미사일의 폭발력을 증가시키면 북한 핵심 거점시설의 방호 능력을 무력화하고 지하벙커까지 타격을 줄 수 있을 전망입니다.
국방부 관계자는 17일 ‘현재 제한돼 있는 탄두 중량을 무제한으로 하는 것이 안보에 좋을 것’이라고 말하고, ‘국익에 최대한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추진하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습니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와 함께 ‘미국 측이 처음 미사일 지침을 개정할 때보다 훨씬 더 전향적인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해 이순진 한국 합참의장은 지난 14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무소속 이정현 의원의 ‘탄두 중량’ 관련 질문에 이 같은 방향을 확인했습니다.
당시 이 의원과 이 합참의장의 질의, 답변 내용입니다.
[녹취: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 (8월 14일)] “[이순진 합참의장] 예, 현재는 (사거리)800km까지 쏠 수 있도록 돼 있고, 800km일 때 (중량은) 500kg까지 [이정현 의원] 그러면 지금 만약 협상을 해서 어느 정도까지 늘리는 게 적절하다고, 우리 입장에서 보고있습니까?[이순진 합참의장] 정해진 것은 없는데 [이정현 의원] 알겠습니다. 그런 한도에 대해서는 제한을 두지 말고 해야 한다는 [이순진 합참의장] 예, 그런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 군이 개발해 보유할 수 있는 미사일은 지난 2012년 개정된 ‘미-한 미사일 지침’에 따라 최대 사거리 800km, 탄두 중량 500kg으로 제한돼 있습니다.
한국 군은 당초 최대 사거리를 유지하면서 탄두 중량을 최대 1t까지 늘리는 방향으로 협상을 추진할 계획이었습니다.
그런데 북한이 미국령 괌에 대한 포위사격을 예고하는 등 도발 위협이 더욱 가시화됨에 따라 탄두 중량을 무제한으로 하는 방향으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한 미사일 지침 개정과 관련해 지난 15일 양국 외교담당 차관의 전화 회담에서 이를 조기에 개정하는데 의견이 모아졌습니다.
또 오는 30일 송영무 국방장관과 짐 매티스 미 국방장관의 워싱턴 회담에서 주요 의제로 다뤄질 전망입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박병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