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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하원, 북·러·이란 통합제재안 의결...한·일 최저임금 대폭 인상


25일 미 하원 본회의에서 북한과 이란, 러시아에 대한 추가제재 법안을 일괄 처리하고 있다. 의회 공식 영상에서 찬성(YEA) 419, 반대(NAY) 3 표결 결과가 보인다.
25일 미 하원 본회의에서 북한과 이란, 러시아에 대한 추가제재 법안을 일괄 처리하고 있다. 의회 공식 영상에서 찬성(YEA) 419, 반대(NAY) 3 표결 결과가 보인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간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 하원이 러시아와 이란, 북한을 추가 제재하는 통합법안을 가결했습니다. 당사국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데요. 어떤 내용인지, 각국 반응과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한국과 일본이 연이어 큰 폭으로 최저임금을 올리고 있고요. 극심한 경제난 속에 반정부 시위가 계속되고 있는 베네수엘라의 혼란이 이번 주 고비를 맞을 것이라는 전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미 하원이 어제(25일) 중요한 법안을 통과시켰군요?

기자) 네. 미 하원이 러시아와 이란, 그리고 북한에 추가 제재를 가하는 법안을 어제(25일) 일괄 의결해 상원으로 넘겼습니다. 찬성 419표와 반대 3표, 압도적인 표차로 통과됐는데요. 지난달 상원에서 의결된 러시아-이란 제재법안에, 하원의 북한제재법안을 통합 처리한 겁니다.

진행자) 3개국에 대한 추가제재가 어떤 내용인지 살펴보죠.

기자) 러시아는 지난 2014년 우크라이나 영토인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한 이후, 미국을 포함한 서방 각국으로부터 제재를 받고 있는데요. 이번 추가 제재법안은 기존 경제제재 외에, 러시아 기업들의 불법 금융 행위와 관련한 신용확대를 제한하도록 했습니다. 또 미국과 러시아의 안보관련기관, 석유·가스 등 에너지 기업간 협력을 규제하는 내용이 포함됐고요.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 러시아 제재를 완화하려면 의회 동의를 거치도록 하는 규정을 넣어, 제재를 푸는 일이 쉽지 않도록 만들었습니다.

진행자) 추가 제재법안 처리에 대해 러시아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지난 17일 미국 워싱턴을 방문해 국무부 청사에 들어가고 있는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
지난 17일 미국 워싱턴을 방문해 국무부 청사에 들어가고 있는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

기자)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미국의 추가 제재 움직임에 대해, “상식을 초월하는 일”이라고 맹비난하면서, 보복 조치를 경고했습니다. 오늘(26일) 러시아 관영 타스 통신 보도에 따르면, 랴브코프 차관은 “(추가제재) 법안 제안한 사람들과 지지자들은 러시아와의 관계 정상화 전망을 심각하게 해치는 조치를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우리(러시아)는 이 조치에 대해 보복하겠다고 이미 여러차례 말했다”면서 “우리는 미국의 뜻을 존중해왔지만, 미국은 우리 말을 들으려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관계 악화’를 경고하면서 ‘보복’하겠다는건데, 어떤 조치를 하겠다는 겁니까?

기자) 구체적인 보복 조치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미국과 대화 노력을 병행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는데요. 랴브코프 차관은 “러시아는 이번 일 때문에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미국과 건설적인 대화의 길을 계속 찾고 있다”며 “대테러전, 대량살상무기 확산 방지 같은 문제에 있어서 미국과 협력할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습니다. 추가 제제에 반발하면서도, 국제 현안에는 미국과 협력하겠다는 겁니다.

진행자) 이란에 대해서는 어떤 추가 제재 방안이 담겼나요?

기자) 이란 제재법안에는 탄도미사일 개발에 관련된 개인과 단체, 그리고 혁명수비대 등에 대한 제재와 무기금수조치 등이 들어있습니다. 미국은 지난 2015년 7월 이란이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에 독일을 포함한 주요6개국과 핵 합의를 맺은 뒤에도, 핵무기 개발 부분에서만 제재를 풀고, 탄도미사일 개발과 테러지원, 인권 관련 제재는 유지해왔는데요. 지난 1월 미 의회가 관련 대 이란 제재를 10년 연장시키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진행중인 기존 제재에 추가 조치가 더해지는 겁니다.

진행자) 미국이 이란에 추가 제재를 가하려는 이유는 뭔가요?

기자) 지난 1월 도널드 트럼프 새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은 핵합의를 포함한 대 이란 정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왔습니다. 여기서 정리된 내용은, 이란이 핵합의를 준수하고 있지만, 여전히 테러지원국 역할을 하고 있다는 건데요. 이에 더해, 이란이 꾸준히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를 비롯한 도발 행위를 진행해온 점도 추가 제재를 추진하게된 배경입니다.

진행자) 이번 추가제재 법안 처리에 대해 이란의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이란은 “비례적인 조치”를 통한 보복을 예고했습니다. 어제(25일) 미 하원 의결 소식이 알려진 직후, 알리 라리자니 이란 국회의장은 “미국의 추가제재 수위에 맞춘 대응법안을 만들어 헌법수호위원회 승인을 요청했다”고 밝히면서, “미국 정부의 모험주의적 테러조장 행위에 그대로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알리 라리자니 이란 국회의장
알리 라리자니 이란 국회의장

진행자) 북한에 대해서는 어떤 추가제재가 추진되나요?

기자) 미 하원이 어제(25일) 통합처리한 대북 제재안에는 북한의 자금원과 연결된 원유 수입을 봉쇄하고, 각국에서 북한 노동자 고용을 금지시키는 한편, 선박 운항을 차단하고, 온라인 상품 거래와 인터넷 도박 사이트를 차단하는 등의 내용이 담겼습니다. 북한 지도부로 유입되는 돈줄을 좨서, 경제적 고립을 보다 강화시키려는 목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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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시아 각국이 잇따라 최저임금을 올린다고요?

기자) 네. 일본 정부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시간당 최저임금을 크게 인상합니다. 후생노동성 산하 중앙최저임금심의회는 2017년 최저임금 목표를 전국 평균 25엔(미화 약 22센트) 올린 시간당 848엔(약 7달러 59센트)로 정했다고 오늘(26일) 현지 언론이 전했습니다. 약 3.04% 올리는 건데요. 최저임금 단위를 시급으로 변경한 2002년 이후 최대 인상폭입니다. 이 같은 최저 임금 기준은 오는 10월부터 일본 전역에서 지역별로 적용됩니다.

진행자) 한국에서도 얼마 전에 최저임금을 올리기로 결정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한국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 15일 회의에서, 내년 최저임금을 시간당 7천530원(미화 약 6달러 73센트)로 올리기로 했습니다. 올해에 비해 무려 16.4% 인상되는 건데요. 한국 정부는 오는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올리는 것을 목표로, 경제 환경에 미칠 여러가지 파장 등을 주시하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각국 정부가 매년 정하고 있는, ‘최저임금’이란 뭐죠?

기자) 최저임금은 근로자들의 생활안정을 위해 나라가 임금 최저수준을 정하고, 고용주들에게 그 기준 이상 급여를 지급하도록 법으로 강제하는 제도입니다. ‘사람답게 살려면 이 정도는 줘야한다’는 최저 기준을 법으로 정하는 건데요. 보통 ‘시간당 얼마’ 하는 식으로 서방 대부분 국가들의 노동관련 법규에 규정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한국과 일본이 잇따라 기록적인 폭으로 최저임금을 올리는 배경은 뭔가요?

기자) 일본의 경우, 오랫동안 침체기에 머물고 있는 경제를 되살리겠다는 ‘아베노믹스’ 핵심 정책 가운데 하나로 최저임금 인상이 추진됐습니다. 급여 생활자들의 주머니가 두둑해지면, 돈을 많이 쓰게되고, 돈이 돌면 경제에 활력이 생긴다는 경제의 선순환 이론에 따라, 일본 정부가 부양책의 하나로 내놓은 건데요. 극심한 소득 격차를 줄이는 목적도 있습니다. 한국도 마찬가지인데요. 문재인 대통령은 내년 최저임금을 대폭 올리는 결정이 나온 직후, “소득 주도 성장으로 가는 대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한국의 문재인(오른쪽 두번째) 대통령이 지난 17일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문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최저임금 인상 결정에 대해 높은 기대감을 표시했다.
한국의 문재인(오른쪽 두번째) 대통령이 지난 17일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문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최저임금 인상 결정에 대해 높은 기대감을 표시했다.

진행자) 최저임금을 올리면 경제가 살아난다, 이런 이론에 반대 의견도 있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임금 기준이 오르면, 돈을 더 줘야하는 고용주들의 부담이 커지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최저임금을 받는 근로자들이 주로 일하는 중·소규모 영세 사업자들은 인건비 등 비용이 늘어 사업을 접는 경우도 생기고요. 늘어난 비용이 그대로 물건 값이나 서비스(용역) 비용에 반영돼 물가가 오르기 때문에, 거꾸로 근로자들의 생활이 더 나빠지는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 부작용에 대한 대책도 있어야겠군요?

기자) 네. 일본 정부는 기업들을 상대로 세제 혜택이나 보조금 지급을 늘려 최저임금 인상 충격을 줄인다는 방침이고요, 한국도 파격적인 최저임금 인상을 1년 해보고, 속도 조절을 해야할지 더 가야할지 결론을 내리겠다는 입장입니다.

진행자) 서방 대부분 국가의 노동법에 최저임금이 정해져있다고 하셨는데, 미국의 경우는 어떻습니까?

기자) 미국은 땅 덩어리가 큰 연방국가여서 연방 최저임금 기준이 있고요, 또 각 주와 지역별 규정이 존재합니다. 현재 연방 최저임금은 시간당 7달러 25센트인데요. 나라마다 물가와 생활 수준들이 달라서, 직접 비교는 어렵지만 한국의 인상 예정 금액인 시간당 6달러 73센트(7천530원)보다는 높고요, 일본 정부가 올리기로 한 7달러 59센트(848엔)와는 비슷합니다. 미국에서도 지역별로는 시간당 최소한 15달러를 주는 시애틀을 비롯해 11달러 이상을 주는 뉴욕 등 훨씬 기준이 높은 곳들이 있고요. 최저임금을 15달러로 올리자는 운동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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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남미의 베네수엘라에서 반정부 시위가 계속되면서 혼란이 가중됐는데, 이번 주 사태가 고비를 맞을 전망이라고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23일 국영TV 주례연설에서 오는 30일 '제헌의회' 선거 강행 계획을 밝히면서 주먹을 들어 자신감을 표시하고 있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23일 국영TV 주례연설에서 오는 30일 '제헌의회' 선거 강행 계획을 밝히면서 주먹을 들어 자신감을 표시하고 있다.

기자) 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극심한 정국· 사회 혼란을 수습하기 위해 오는 일요일(30일) '제헌의회' 선거를 강행하겠다고 지난 월요일(23일) 국영TV 주례 연설에서 밝혔습니다. 이에 시민사회가 즉각 반발했는데요. 야당과 시민단체들은 오늘(26일)부터 48시간 동안 전국에서 총파업을 벌이겠다며 맞섰습니다. 이에 따라 오늘부터, 선거가 예정된 오는 일요일까지 앞으로 닷새 정도가 사태의 고비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제헌의회'란 뭐고, 베네수엘라 시민들이 반발하는 이유는 뭔가요?

기자) 베네수엘라 시민 사회는 유례없는 경제난과 혼란의 책임을 물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사임을 요구하고 있는데요. 마두로 대통령은 새 헌법을 만들어 나라를 새롭게 만들 의회를 구성하자며 맞섰습니다. 야권과 시민단체들은 이런 제안을 즉각 거부하고, 국제사회에서도 반대 여론이 높아졌지만, 마두로 대통령은 당초 계획대로 밀어붙이겠다는 겁니다. 서방 일각에서는 이 같은 상황이, 리비아와 비슷한 형태의 내전으로 비화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25일 대형 수퍼마켓에서 식료품 쇼핑을 하고 있는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 시민들. 진열장이 대부분 텅 비어 있다.
25일 대형 수퍼마켓에서 식료품 쇼핑을 하고 있는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 시민들. 진열장이 대부분 텅 비어 있다.

진행자) 어쩌다 이런 상황에 이르게 된 거죠?

기자) 세계 1위의 원유매장량을 바탕으로 한때 ‘남미 최고의 부자나라’로 꼽혔던 베네수엘라는, 최근 수년 동안 국제 유가폭락과 최악의 물가상승에 더해, 정부의 외환통제 정책 등으로 심각한 경제난을 겪고 있습니다. 식량과 생활필수품 부족 사태에 반발한 시민들이 지난해부터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시위과정에서 100명 이상 사망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이에 경찰과 공무원 등도 정권반대 시위에 속속 동참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마두로 대통령이 선거를 강행하면 베네수엘라에 “강력하고 신속한 경제 제재”를 가하겠다고 경고했습니다. 유럽연합(EU)과 남미 주요 이웃 나라들도 베네수엘라 '제헌의회' 구성에 대해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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