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이모저모를 알아보는 '서울통신', 도성민기자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을 준비하셨습니까?
기자) 한국의 더위가 맹위를 떨치고 있습니다. 오늘 서울은 올들어 최고 기온인 34.1도를 기록했고, 해안을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이 8일째 폭염이 이어졌습니다. 심각한 가뭄에 충청도의 한 호수에 물이 사라졌습니다. 갈라진 바닥을 완전히 들어댄 것 1985년 건설 공사 이후 처음입니다. 한국에 ‘블라인드 채용’이라는 말이 화제입니다. 어제 문재인 대통령이 공무원 선발에 적용하라고 지시한 것인데, 학력과 출신지 등 배경을 보지 말고 실력 위주의 인재가 채용되도록 하라는 취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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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더위 소식부터 보겠습니다. 서울이 오늘 상당히 더웠군요.
기자) 온도계가 가리킨 서울의 낮 기온은 34.1도였습니다. 올들어 서울의 최고 기온입니다. 아프리카 같은 살인적인 더위로 유명한 ‘대프리카’ 대구와 인근 지역은 35도까지 올라갔고, 해안과 섬 지역 제외한 한국 대부분 지역의 낮 기온이 모두 31도 이상이었습니다 한국은 지금 일주일 넘게 폭염특보가 이어지고 있는 지역이 많은데요. 오늘도 강한 햇볕과 반응해 더 많이 발생하는 대기오염 물질인 오존 때문에 서울을 비롯해 경기도 지역까지 바깥 활동을 자제하라는 오존주의보가 발령됐습니다.
진행자) 오늘 북한 날씨를 보니 평양과 개성 함흥 정도가 최고기온이 30도 정도던데, 한국의 더위 소식 들으시면서 그나마 북한은 다행이다~라는 생각 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진행자) 여름이니까 30도를 넘는 뜨거운 낮 기온과 푹푹 찌는 무더위는 당연한 이야기입니다만, 큰 비가 오지 않으면 해결되지 않는 심각한 가뭄 때문에 폭염 상황이 더 걱정되는 겁니다. 사람들은 더위를 피할 실내도 있고, 선글라스에 모자, 선크림으로 더위와 열기를 피할 수 있지만 이제 웬만한 양의 비가 아니면 해결되지 않을 한국 많은 지역의 가뭄 상황은 이어지는 폭염에 속수무책입니다. 오늘은 가장 가뭄이 심각한, 평년에 비해 강수량 46.4% 수준의 대전 충남지역의 대형 인공 담수호가 바닥을 드러냈다는 소식이 전해졌는데요. 충남 서쪽 지역에 있는 ‘대호호’. 저수용량이 1억 2천만톤의 대형 호수로 농사와 인근 공업단지를 가동시키는 생명수를 보급하던 곳이었는데 오늘로 저수율 0%가 됐습니다. 1985년 건설 이후 처음으로 심각한 가뭄에 갈라진 호수 바닥을 고스란히 드러났습니다.
진행자) 장마 소식이 있던데, 비도 몰고 왔으면 좋겠네요.
기자) 장마에 대한 기대가 큽니다. 그런데 비가 본격적으로 내리려면 아직 일주일은 더 기다려야 한다고 합니다. 내일 제주도를 시작으로 장마의 영향권에 든다고 하는데 비가 절실한 내륙지역에는 잠깐 소나기만 지나갈 것이라는 예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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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서울통신 함께 하고 있습니다.한국의 채용시장에 ‘블라인드 채용’이라는 말이 화제가 되고 있군요.
기자) 어제 문재인 대통령이 공공부문에서도 학벌과 학력, 출신지를 보지 않고 능력 위주의 인재를 선발하도록 하라는 이른바 ‘블라인드’ 채용을 적용하라고 지시했기 때문입니다. 취직할 때 준비하는 이력서나 자기 소개서에 부모 등의 배경이나 학벌과 같은 실제 현장에서 필요하지 않은 요소로 취업하는 일이 없도록 철저하게 능력과 인성 위주로 선발하는 채용방식을 공공부문에도 적용하라는 취지로, 블라인드 채용에 따른 공무원 채용시장의 변화에 대한 기대와 이미 적용되고 있는 민간기업의 ‘블라인드’채용 방식도 함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북한식으로 말하면 출신 배경, 집안, 학력 등의 토대를 보지 않고 실력 있는 사람들이 제대로 평가 받도록 하는 채용을 말하는 것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지금은 이력서에 이런 사항을 적지 않아도 되는 경우도 많지만 한때는 이름과 경력 사항 외에도 주소, 나이, 결혼 여부, 키와 몸무게 등 신체 조건을 적어야 하는 기록란이 있는 이력서 양식이 보통이었고, 사진을 붙이는 것은 당연한 일로 여겼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지원자의 실제 능력보다는 외적인 사항도 평가 대상이 될 수 있었겠네요.
기자) 주소만 봐도 생활의 정도를 파악할 수 있고, 이력서 옆에 붙이는 사진에 공을 들이는 경우도 많아졌습니다. 사진을 붙이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미국 등 서구사회와는 달리 한국에서는 대학입학부터 취업에 맞선 시장을 위한 전용 사진관이 성행을 이룰 정도였구요. 현장에서 직접 필요한 능력을 평가 받기 이 전에 어느 대학을 나왔는지, 평점이 어떤지 외국어 점수가 어떻고 해외 연수를 다녀왔는지 등의 ‘스펙(spec)’평가를 잘 받기 위한 별도의 노력도 필요했었는데요. 어제 문재인 대통령의 블라인드 채용 지시 이후 발표된 한 취업포털 인터넷 사이트(잡코리아)의 온라인 설문조사에서는 직장인 10명 가운데 3명이 현재 직장 생활에서도 학벌로 인한 소외감을 느끼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블라인드’ 채용에 따른 직장인의 차별 분위기가 어떻게 달라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한국의 민간기업에서 적용하고 있다는 ‘블라인드 채용’. 실제 모습은 어떤지 조금 살펴볼까요?
기자) 이른바 ‘노(no) 스펙’를 선언한 기업들의 이색채용 방식입니다. 지원자의 경력, 학력, 언어능력 점수를 전혀 보지 않는다고 합니다. 여러명의 지원자들을 한데 모아 공개 질문과 답을 들어보며 직무에 적합한지 역량을 평가하는 방식인데요. 어느 식품회사에서는 식문화의 가치를 제대로 계승할 수 있는지를 보기 위해 지원자의 젓가락 사용하는 모습으로 음식에 대한 올바른 태도를 파악했다고 하구요. 한 항공사에서는 아예 서류심사 과정 없이 모든 지원자들에게 SNS 계정의 영상으로 평가하고, 이후 임원 면접으로 직원을 선발했다고 하는데요. 또 다른 취업포털사이트인 ‘사람인’에서는 회원대상 설문조사에서 77.4%의 응답자가 ‘블라인드 채용’에 긍정적이라는 답변이 나왔습니다.한국 국회에서는 직원을 채용할 때 학력과 출신지, 신체조건 등을 적지 않도록 하는 ‘블라인드 채용법’를 제도화 하기 위한 법률 개정안이 발의됐습니다.
진행자) 서울통신,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도성민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