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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의회·국부묘소 동시 테러...영국 조기 총선 '치안' 쟁점


7일 총격과 자폭테러에 이어 인질극이 발생한 이란 수도 테헤란 의사당 건물에서 일부 관계자들이 탈출하고 있다.
7일 총격과 자폭테러에 이어 인질극이 발생한 이란 수도 테헤란 의사당 건물에서 일부 관계자들이 탈출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간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이란 수도 테헤란 시내 두 곳에서 동시 테러가 발생해 지금까지 50명에 가까운 사상자가 나왔습니다. 자세한 상황 전해드리겠고요. 목요일(8일) 영국에서 실시되는 총선에 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이어서 중국에서 공부하는 외국 학생들은 앞으로는 중국의 정치 이론이나 문화 등을 의무적으로 수강하게 됐는데요. 이 소식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이란 수도 테헤란 주요지점에서 테러가 발생했다고요?

기자) 네. 이란 ‘이슬람 혁명의 아버지’인 아야톨라 호메이니의 묘와 이란 국회의사당이 동시에 테러 공격을 당해 현재까지 12명이 사망하고 40여 명이 다쳤습니다. 첫 번째 공격은 현지 시각으로 수요일(7일) 수도 테헤란에 있는 의사당에서 발생했는데요. 이날 오전 10시 30분경, 무장괴한 4명이 개원을 준비 중이던 의사당에 침입해 총을 난사했습니다. 이들 중 1명은 현장에서 자폭했고요. 나머지 3명은 인질극을 벌이다 출동한 테러 진압부대와 4시간 가까운 대치 끝에 모두 사살됐습니다. 현지 언론들은 괴한들이 여장을 하고 검색을 피해 의사당에 진입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같은 시간에 이란혁명 지도자 호메이니의 묘도 공격 당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의사당 공격과 거의 동시에, 의회에서 20km가량 떨어진 아야톨라 호메이니의 영묘에서도 테러 공격이 발생해 경비원 1명이 숨지고 여러 명이 다쳤는데요. 괴한 중 1명은 자폭했고요. 1명은 이란 보안군에 의해 사살됐습니다. 자폭한 테러범에 대해서는 여성이었다는 보도와 여성 복장을 한 것이라는 엇갈린 보도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여성 1명도 체포됐습니다.

진행자) 이란에서 테러공격이 발생한 게 이례적인 일이라고요?

기자) 네. 이란은 무력 공격이 빈발하고 전쟁이 끊이지 않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사이에 위치해 있으면서도, 좀처럼 테러가 일어난 적이 없는데요. 주변국가들보다 비교적 치안이 잘 관리돼왔던 이란 사회의 중심지를 노린 테러가 발생하면서 정부와 시민들은 충격에 빠졌습니다. 사건 발생 직후 이란 내무부는 비상 대책회의를 긴급 소집했고요, 수도 테헤란 경찰은 즉시 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진행자) 어떤 사람들이 저지른 일인지 밝혀졌나요?

기자) 네, 이란 혁명수비대는 수요일(7일) 성명에서 이번 테러 공격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테러를 지원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지도자들이 만난 지 1주일 만에 일어났다면서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난하고 있는데요. 이란 혁명수비대는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ISIL이 이번 테러를 자행했다고 주장하는 게 바로 사우디가 이번 테러에 개입됐다는 증거라고 주장했습니다. ISIL은 수요일 (7일) 선전 매체 ‘아마크’ 통신을 통해 “우리 전사들이 호메이니 무덤과 이란 의회를 공격했다”며 배후를 자처했습니다. 범행 동기를 밝히진 않았지만, 장소를 미뤄봤을 때 시아파의 상징적인 지점들을 직접 공격해 수니파의 존재감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주요 외신들은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공격당한 장소가 이슬람 시아파의 상징적인 곳들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슬람 시아파의 ‘맹주’인 이란은 시아파가 주도하는 이라크 정부군과 민병대를 지원하고 있고요. 내전 중인 시리아에서도 시아파 정부군과 민병대를 도우면서 ISIL 격퇴에 참가하고 있습니다. 사건 전개상황을 더 지켜봐야 정확한 사정이 드러나겠습니다만, 이번 일이 ISIL 소행으로 최종 확인된다면, ISIL이 이란에서 감행한 첫 테러입니다. 국가의 주요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의사당을 직접 공격한 것은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근거지를 잃어가고 있는 ISIL이 이란에 대해 보복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겁니다.

진행자) 이슬람 종파 갈등이 점점 복잡해지고 있네요?

기자) 네. 며칠 전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수니파 7개국이 걸프지역 반도국가 카타르와 외교관계를 동시에 단절하면서 교통과 물자거래 등을 일제히 봉쇄했는데요. 카타르가 급진테러조직을 지원하고 있다는 의혹과 함께, 이란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여온 것도 배경으로 꼽혔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행한 아랍권 55개국 지도자 대상 연설에서 “모든 양심적인 나라들은 이란을 고립시키는 데 협력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고요, 카타르 봉쇄 사태도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ISIL이 최근 세계 곳곳에서 일어난 주요 공격을 자신들의 소행으로 주장하는군요?

기자) 네. 지난 토요일(3일) 영국 수도 런던 도심 ‘런던 브리지’ 일대에서 차량돌진 테러가 일어나 최소한 7명이 살해되고 50여 명이 다쳤는데요. ISIL이 사건 직후 자신들의 ‘비밀부대’가 공격을 수행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전날(2일)에는 필리핀 수도 마닐라 인근 카지노(도박장)에서 방화와 총격이 발생했는데요, ISIL은 자신들이 저지를 일이라고 주장했지만, 수사당국은 빚에 시달리던 도박중독자가 벌인 사건이라고 발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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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영국에서 총선이 실시되는군요?

기자) 네. 목요일 (8일) 영국 전역에서 실시되는 하원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세계의 관심이 영국에 쏠리고 있습니다. 테레사 메이 총리의 조기 총선 요구에 따라, 2020년까지 예정됐던 현 의원들의 5년 임기를 줄이고 2년 만에 실시되는 선거인데요. 당초 유럽연합(EU) 탈퇴협상을 주도할 힘을 집권당에 몰아 달라는 메이 총리의 호소가 유권자들에게 받아들여지면서 보수당이 압승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갖가지 변수가 이어지면서 결과는 투표함 뚜껑을 열어봐야 아는 상황이 됐습니다.

진행자) 그동안 어떤 변수들이 있었나요?

기자) 테레사 메이 총리가 발의한 조기총선 실시안을 영국 의회가 의결한 게 지난 4월 말이었는데요. 이후 맨체스터의 공연장에서 자폭 테러가 일어나 22명이 숨지고 60여 명이 부상당했고요, 수도 런던의 상징인 ‘런던 브리지(다리)’와 인근 ‘버러 마켓(시장)’에서 차량돌진 테러로 최소한 7명이 살해되고 50여 명이 다치는 등 대형 테러 사태가 잇따랐습니다. 테러대응책을 비롯한 정부의 안보정책에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 들끓었고요, 제1야당 노동당과의 복지정책 공방이 이어져 판세가 흔들렸습니다. 조기 총선이 결정될 당시만 해도 집권 보수당과 제1야당 노동당의 지지율 격차가 20%p 안팎에 이르렀는데요, 지금은 여론조사 기관에 따라 최대 12%p에서 최소 1%p까지 줄었습니다.

진행자) 보수당과 노동당의 접전 양상이 된건데, 영국 총선 결과가 국제 정세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요?

기자) 영국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모시는 입헌군주제 국가로 의원내각제 정치 체재를 운영하기 때문에, 총선에서 의석을 더 많이 배출한 정당에서 총리가 나오고 집권당이 됩니다. 보수당과 노동당, 어느 쪽이 집권하느냐에따라, 영국의 유럽연합(EU)탈퇴 협상 진행 과정이 크게 달라질 전망인데요. 현 집권당인 보수당은 EU가 보장하는 단일시장과 관세통맹에서 완전히 떠나는 ‘하드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표방하지만, 노동당은 더 부드러운 접근법을 보이고 있습니다. 노동당은 EU 탈퇴에 따른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EU 단일시장과 관세동맹의 혜택을 유지하는 것을 우선순위로 내걸었습니다.

진행자) 노동당은 EU 탈퇴 최종협상안이 의회를 거치도록 추진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노동당은 EU 당국과 장기간 협상을 통해 마련될 '브렉시트' 최종 합의안이 의회 표결을 거치도록 하는 법안을 만들어, 탈퇴를 사실상 저지할 수 있도록 한다는 입장도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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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중국에서 공부하는 외국 학생들이 앞으로는 중국의 정치 이론이나 문화 등을 의무적으로 배워야 한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대학에서 공부하는 외국 학생들은 앞으로 중국어와 중국의 문화, 역사 등에 관한 강의를 의무적으로 수강해야 한다고 중국 당국이 밝혔습니다. 중국 교육부와 외무부, 공안부는 이번 주 이 같은 내용의 ‘국제학생 관리방법’ 규정을 발표했는데요. 이 규정에 따르면 특히 정치와 철학을 전공하는 외국 학생은 중국의 법규와 정치 이론을 의무적으로 수강해야 합니다. 이 규정은 다음 달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가는데요. 단 본토 중국에서 공부하는 외국 학생들만 해당하고요. 홍콩과 마카오, 타이완 유학생들은 적용되지 않습니다.

진행자) 현재 중국에는 유학생들이 얼마나 됩니까?

기자) 네, 중국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서 공부하는 외국 학생 수는 44만2천 명인데요. 이는 한 해전인 2015년보다 11% 증가한 수치입니다.
국가별로는 한국에서 온 유학생이 7만 명 이상으로 가장 많고요. 이어 미국, 태국, 파키스탄, 인도 순입니다. 중국에는 또 북한 유학생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죠.

진행자) 새 규정에 따르면 외국 학생들의 종교적인 행위도 금지된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교내에서는 전도나 종교적 집회 등 어떠한 종교적 행위도 다 금지됩니다. 단 학교 측은 외국 학생들의 종교나 종교적 관습은 존중해 줘야 하는데요. 그러나 외국 학생들의 종교적 활동을 위해 장소를 제공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학교 내 기숙사에서 살지 않는 외국 학생들은 거주지 근처 관할 경찰 당국에 반드시 거주 신고를 할 것도 규정하고 있습니다. 또 각 대학은 외국 학생들을 위한 '지도원'을 배정해야 합니다. 현재 중국 대학에는 중국 학생들을 위한 '정치 지도원'이 배치돼서 중국 학생들의 사상 교육을 감독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규정에는 외국 학생을 위한 지도원이 이 정치 지도원과 같은 역할을 하는지는 명시하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 당국이 왜 이런 규정을 만든 걸까요?

기자) 중국 교육부는 외국 학생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소통과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또 중국의 교육과정을 국제화하고 외국 유학생들을 관리, 육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일각에서는 외국 학생들이 중국 사회주의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도록 중국 정부가 사전에 관리, 통제하려는 의도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중국의 대학기관들이 공산당의 보루가 돼야 한다면서 대학생들의 사상 지침을 보다 강화할 것을 촉구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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