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B-1B 전략폭격기가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지 불과 5시간 만에 동해/일본해 상공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북한은 B-1B 전략폭격기 출현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서울에서 박병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정부의 한 소식통은 30일 미군 전략폭격기 B-1B, 별칭 ‘랜서’ 2대가 29일 오전 10시 반쯤 동해/ 일본해 상공에서 한국 공군과 연합훈련을 실시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국방부 문상균 대변인은 30일 정례 기자설명회에서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녹취: 문상균 대변인/ 한국 국방부] “어제(29일) 한반도 상공에서 미 B-1B 전략폭격기와 연합훈련을 실시한 바가 있습니다. 구체적인 내용을 제가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한국 정부 소식통은 미군 전략폭격기 B-1B 2대가 29일 오전 동해/일본해에서 훈련 중인 칼빈슨 항공모함 전단과 합류해 훈련한 뒤 한반도 내륙까지 비행했다고 말했습니다.
B-1B 폭격기는 동해 인근 내륙 상공에서 예정된 훈련을 실시한 뒤 서해 쪽으로 빠져 나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B-1B 편대가 약 2시간 정도 한반도 상공에서 훈련 임무를 수행하는 동안 한국 공군의 F-15K 전투기가 엄호비행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B-1B 전략폭격기는 지난 1일에도 동해 상공에 출격하는 등최근 들어 한반도 상공에 출격하는 횟수가 잦아졌습니다.
당시 B-1B 2대는 동해 상공에 비밀리에 출격해 한국 공군 F-15K를 비롯한 여러 대의 전투기와 함께 연합 공군훈련을 한 다음 칼빈슨 호 함재기와도 훈련했습니다.
한국 공군 관계자는 B-1B의 한반도 출격이 핵과 미사일 개발에 집착하는 북한 김정은 정권에 강한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는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미국의 3대 전략폭격기 가운데 하나로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B-1B는 태평양 괌에 있는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이륙하면 2시간 반 안에 한반도 상공에 도착합니다.
최대 속도가 음속의 1.2배인 B-1B는 한 번의 출격으로 다량의 폭탄을 투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 북한은 이 폭격기의 한반도 출격에 민감한 반응을 보여 왔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30일 B-1B의 한반도 출격과 관련해 ‘미국이 악명 높은 핵전략폭격기 B-1B 편대를 또다시 한반도 상공에 끌어 들여 핵폭탄 투하훈련을 하는 등 엄중한 군사적 도발을 감행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중앙통신'은 미국의 이러한 행위가 핵전쟁 위기가 격화되고 있는 한반도 정세를 폭발 직전으로 몰아가는 위험천만한 행동이라고 비난했습니다.
또 미국이 보였던 유화적인 움직임이 북한을 무장해제 시키려는 위선에 불과하다는 것을 실증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일본 `교도통신'은 괌 기지에서 비행해 온 미 공군 B-1B 전략폭격기 2대와 일본 항공자위대의 F-15 전투기 2대가 29일 오전 규슈 서쪽에서 한반도 쪽으로 북상하며 공동훈련을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교도통신'은 B-1B와 일본 항공자위대 전투기가 편대를 확인하며 경로와 고도, 속도를 사전 계획대로 비행하는 훈련을 실시했으며 이 같은 훈련은 종종 이뤄지는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박병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