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북한 정권의 교체를 추구하지 않으며, 체제를 보장할 것이라고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밝혔습니다. 틸러슨 장관은 또 북한이 위험 부담을 무릅쓰고라도 미국에 신뢰를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윤국한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18일 문재인 한국 대통령의 특사로 워싱턴을 방문한 홍석현 한반도포럼 이사장에게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 기조를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한국 언론들의 보도에 따르면 틸러슨 장관은 이날 국무부 청사에서 홍 특사와 40분 간 면담한 자리에서, "미국은 북한에 대해 정권 교체도 안 하고, 침략도 안 하고, 체제를 보장한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틸러슨 장관은 "북한이 핵 폐기 의지를 보인다면 미국도 북한에 적의를 보일 이유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특사단 관계자가 밝혔습니다.
틸러슨 장관은 또 "북한이 위험 부담을 무릅쓰고라도 미국에 신뢰를 줬으면 좋겠다"면서 "내 주변에도 북한에 투자하고 싶은 사업가가 많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올바른 선택을 한다면 북한 발전에도 큰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홍 특사는 틸러슨 장관과의 면담에 대해 "지금의 (대북) 제재와 압박이 그 자체로 북한을 괴롭히겠다는 것보다는 장기적으로 북한의 문을 열고 북 핵 프로그램 폐기를 통해 북한에 발전의 계기를 만들어나가겠다는 소위 `관여'에 대한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이 가장 인상 깊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특사단 관계자는 틸러슨 장관이 북한에 대해 "뒤에서 물어오지 말고 우리를 한번 믿어달라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틸러슨 장관은 이어 "미국은 공개적으로만 메시지를 보낸다"면서 "핵실험과 미사일 실험 중지를 행동으로 보여야지 뒤로 북한과 대화를 해나가지는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선제타격, 군사 행동 옵션으로 가기까지는 수많은 단계를 거쳐야 한다"면서 "지금 가진 모든 수단은 외교적, 안보적, 경제적 수단이란 점을 명확히 한다"고 밝혔습니다.
홍 특사는 이날 코리 가드너 상원 외교위원회 동아태소위 위원장과 벤 카딘 상원 외교위 민주당 간사, 에드 로이스 하원 외교위원장 등 의회 인사들과도 만나 미-한 동맹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입장을 설명했습니다.
홍 특사는 19일에는 존 매케인 상원 군사위원장과 맥 손베리 하원 군사위원장을 각각 면담할 예정입니다.
VOA 뉴스 윤국한 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