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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취재] 탈북자들 SNS 통해 북한인권운동 지평 넓혀


유럽의 탈북자 단체인 ‘재유럽조선인총연합회'가 지난달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세계탈북민총회에서 상영한 영상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이 단체는 각종 행사 자료를 페이스북에 올리며 북한의 인권 실상을 알리는 유용한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
유럽의 탈북자 단체인 ‘재유럽조선인총연합회'가 지난달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세계탈북민총회에서 상영한 영상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이 단체는 각종 행사 자료를 페이스북에 올리며 북한의 인권 실상을 알리는 유용한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

북한의 인권 실상을 전세계에 알리기 위한 탈북자들의 노력이 계속 진화하고 있습니다. 매주 수요일 깊이 있는 보도로 한반도 관련 주요 현안들을 살펴 보는 ‘심층취재,’ 오늘은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인터넷 사회연결망 서비스를 통해 북한인권 개선 운동의 지평을 넓히고 있는 탈북자들의 이야기를 이연철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녹취: 효과음] “North Korea Kim Jong Un to ICC. North Korea Kim Jong Un to ICC……”

유럽에 거주하는 탈북자 단체인 ‘재유럽조선인총연합회 (유럽총연)가 지난해 말 자신들의 인터넷 사회연결망 서비스인 페이스북에 올린 동영상의 한 장면입니다.

이 단체는 당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국제형사재판소 (ICC)에 회부할 것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인 뒤 동영상을 페이스북에 올렸고, 이 동영상은 즉시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됐습니다.

지난달 말에는 페이스북을 통해 세계탈북민총회 개최를 발표했고, 총회가 끝난 뒤에는 사진을 비롯한 각종 자료를 올리는 등 적극적으로 페이스북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유럽총연의 장만석 회장은 페이스북이 북한의 인권 실상을 알리는 매우 유용한 도구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장만석 회장]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지난해부터 시작했고요, 북한의 인권과 민주주의에 대해 많이 알려야 하는 입장에서 이 것 만한 게 없는 것 같고, 아주 효과적인 방법인 것 같아서……”

미국에서 지난 2004년 시작된 페이스북은 세계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인터넷 사회연결망 서비스입니다. 올해 1분기 현재 사용자 수가 전세계적으로 19억4천만 명에 달했고, 한국은 지난해 하반기에 1천700만 명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페이스북은 자신의 홈페이지를 만들어 다양한 사람들과 친구를 맺으면서 쌍방향으로 대화하고 정보를 교류하는 방식으로, 시간과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실시간으로 많은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특히 페이스북에 게재된 글이나 동영상은 댓글과 공유 등을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도 기하급수적으로 전달될 수 있습니다.

유럽총연은 더 많은 유럽인들이 북한 내부 상황과 인권에 관심을 갖도록 하기 위해 한국어뿐 아니라 영어와 프랑스어를 병기하고 있습니다.

장 회장은 그동안 꾸준히 활동한 덕분에 많은 방문자들이 자신들의 페이스북을 찾고 있다며, 이들의 지지와 긍정적인 메시지가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페이스북을 통해 다른 단체들과 협력해 활동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도 생기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장만석 회장] “라이덴대학의 북한인권 관련 교수님들이라든가 이런 분들이 메일을 보내서 행사를 같이하고 싶다든지, 프랑스 파리 쪽에서 우리 그림을 박물관에 전시를 같이할 수 있느냐, 이런 것도 문의해 오고……”

장 회장은 북한 상황을 전세계에 보다 효율적으로 알리고 공유하기 위해서는 전문적인 작업이 필요하지만, 인력과 비용 등의 문제로 현재로서는 그렇게 할 수 없는 것이 아쉽다고 말했습니다.

탈북자들은 페이스북뿐 아니라, 또 다른 사회연결망 서비스인 트위터를 통해서도 북한 상황을 전세계인들에게 알리고 있습니다.

140 글자 이내로 자신의 생각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는 트위터는 정보의 빠른 전파력과 함께 다양한 견해를 가진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지난해 4분기에 전세계 이용자가 3억1천900만 명에 도달한 가운데, 많은 저명 인사들과 기관들이 중요한 소통의 도구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유럽의 대북인권단체인 유럽북한인권협회 간사인 박지현 씨도 그런 사람들 가운데 하나로, 트위터를 통해 북한인권을 알리고 있습니다.

[녹취: 박지현 간사] “지금은 제가 트위터를 많이 하고 있어요. 그냥 북한에 대해서 트윗을 해주고, 특히, 영어로 (트윗을) 올리고 해시태그 North Korea 하게 되면 북한에 관심 있는 분들이 많이 들어와서 보시더라고요.”

박 씨는 댓글을 통해서 북한에 대해 물어보는 사람들도 있다며, 이들에게 최선을 다해 답해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북한인권 관련 행사를 한다고 글을 올리면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해 주는 등 도움도 받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박 씨는 최근 트위터를 통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소식과 이에 대한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의 반응, 탈북화가 송벽 씨의 영국 전시회 소식, 영국 `BBC' 방송과 인터뷰한 소식 등을 전했습니다.

북한의 모든 주민들이 가족과 함께 저녁 식탁에서 좋은 음식을 즐길 수 있는 날이 올 때까지 북한의 독재자와 맞서 싸울 것이라는 게 박 씨의 다짐입니다.

박 씨는 자신이 트위터에 올린 글들을 보고 영국과 프랑스에서 인터뷰 요청이 많이 들어왔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박지현 간사] “제가 트위터에 북한에 대해 많이 올리다 보니까 BBC에서 많이 연락이 와 가지고 BBC 뉴스 라든가 TV 출연을 굉장히 많이 했거든요. 그리고 프랑스 디베이트 24하고도 했고요. 그리고 스웨덴 이런 데서 블로그 하시는 분들도 연락이 와요. 혹시 우리가 스웨덴어로 번역해도 되냐, 스페인 어로 번역해도 되냐, 이렇게 연락도 오고요.”

박 씨는 사람들이 북한의 정치 문제 보다는 일상적인 생활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앞으로 이런 점에 초점을 맞춰 트위터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박지현 간사] “정치적인 것 보다는 사람들이 누리는 행동에 대해 이런 것들을 북한 사람들에게 주고 싶다, 이런 글을 올렸을 때 반응이 뜨겁게 오고 그렇더라고요. 그래서 앞으로도 북한의 인권에 대해서 사람들이 모르는 분야를 많이 알려주려고 하고 있어요.”

미국에서는 워싱턴의 대북인권단체 재미탈북민연대가 페이스북을 통해 북한인권 문제를 알리고 있습니다.

탈북자 구출과 미국 내 정착지원 활동을 하고 있는 이 단체의 그레이스 조 부대표는 적지 않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페이스북을 방문하는 것을 보면 효과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그레이스 조 부대표] “방문하시는 횟수나 이런 걸 보면 꽤 많은 것 같아요. 최소한 500명 많으면 1천명, 링크를 열어서 확인하시는 분들 보면, 그래도 페이스북이 사람들에게 조용히 알리는데 효과가 있구나 이런 생각이 많이 듭니다.”

조 부대표는 미국인들에게 북한 상황을 알리는 것이 더 낫겠다는 판단 아래 영어로 페이스북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댓글을 통해서 지지와 성원을 보내주는 사람들을 보면서 힘을 얻는다고 말했습니다.

조 부대표는 페이스북의 장점 가운데 하나로 물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들과도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을 꼽았습니다.

페이스북은 인터넷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접근할 수 있기 때문에 거리가 떨어져 있거나 한 번도 만나본 적이 없는 사람들에게도 북한의 인권에 관한 소식을 얼마든지 전할 수 있다는 겁니다.

조 부대표는 앞으로 페이스북을 통해 북한인권 운동이 더욱 활발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그레이스 조 부대표] “북한인권이 사람들에게 좀 더 많이 알려지고, 그 사람들도 개인적으로 많은 아이디어들이 생겨서 다른 곳에서도 다양한 활동들이 이뤄지고 공유돼서 서로 정보가 유통되는 그런 활용성 있는 메신저가 됐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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