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핵 추진 항공모함 칼빈슨 함이 조만간 한반도 해상에 진입해 북한 도발 억제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관영매체는 미국의 선제타격이 실천단계로 접어들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서울에서 박병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싱가포르 근해에서 한반도 쪽으로 항해 중인 미국의 핵 추진 항공모함 칼빈슨 함은 오는 25일쯤 한반도 동쪽 해상에 도착할 예정으로 알려졌습니다.
칼빈슨 함은 한반도 근해에서 강도 높은 미-한 연합훈련 등으로 북한에 대한 군사적 압박 차원의 ‘무력시위’를 펼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국 정부 고위 소식통은 17일 한, 미 두 나라가 칼빈슨 항모전단이 참가하는 연합훈련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칼빈슨 항모전단은 싱가포르를 출발해 당초 15일이나 16일쯤 한국 작전전구 안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칼빈슨 항모전단은 그러나 한반도 해역으로 오는 최단거리를 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칼빈슨 전단은 북한이 태양절 열병식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을 전격 공개한 데 이어 북한 군 창건일을 계기로 6차 핵실험이나 ICBM 발사 등 대형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에 대비해 동해-일본해에서 연합훈련을 펼칠 예정입니다.
한국 국방부 문상균 대변인은 17일 정례 기자설명회에서 칼 빈슨 항모전단의 움직임이나 훈련 계획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하길 꺼렸습니다.
[녹취: 문상균 대변인/ 한국 국방부] “한-미 양국이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고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긴밀하게 공조하고 있다는 점을 말씀드리면서 전략자산의 작전운용과 관련해서는 지금 말씀드릴 수 없다는 점을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
하지만 `연합뉴스' 등 한국 언론은 정부 고위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다음주 초면 칼빈슨함과 함께 현재 일본 요코스카에 정박해 있는 로널드 레이건 함, 그리고 서태평양 해상 쪽으로 항해 중인 니미츠 함 등 미국 항공모함 3척이 동시에 한반도 전구에 자리잡게 된다고 보도했습니다.
한 전구에 미 해군 항공모함 3척이 동시에 활동하는 것은 군사적 측면에서 이례적인 일로 미국이 북한을 대하는 시각을 단적으로 보여 주는 것이라고 한국 정부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한편 북한 관영매체는 칼빈슨 함이 한반도 주변해역에 다시 전개하는 것에 대해 ‘미국의 선제타격 기도가 실천단계에 들어 서고 있다’며 반발했습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7일 칼빈슨 함의 파견이 ‘가뜩이나 험악한 지역정세를 격화시키는 무모한 침략행위’라며 이같이 주장했습니다.
`노동신문' 논평은 또 ‘미국이 핵 항공모함을 끌고 다니며 남들을 위협하지만 북한은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고 공언했습니다.
한편 `노동신문' 논평은 칼빈슨 함이 한반도 수역에 진입했다고 언급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노동신문'은 이와 함께 최근 한국 군의 현무 계열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비난하는 논평도 싣고 ‘미국의 부추김에 따라 북한을 선제타격하려는 한국 군의 책동이 엄중한 단계에 이르렀다’고 비난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박병용입니다.